동부지구 10위에서 3위. 최근 20여 일 동안 일어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순위 변동이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까지 클리블랜드는 5승7패(승률 41.7%)에 그쳤다. 하지만 12일부터 28일까지의 8연승을 통해 13승7패(승률 65.0%)의 당당한 강팀 성적을 만들었다.

나이를 잊게 만드는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을 기반으로 클리블랜드의 성적이 치솟고 있다. ⓒAFPBBNews = News1
클리블랜드의 시즌 초반은 우려를 받기에 충분했다. 첫 12경기 동안 평균 실점이 무려 114.2점에 달했을 정도로 수비 문제가 심각해 보였고 새로 들어온 인원들의 적응이 여의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최근 8연승은 이 문제들이 어느 정도는 해결되는 신호를 보였다. 이에 8연승 동안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상승의 기세를 돌아보고자 한다.

▶실점 양상의 대반전

시즌 첫 12경기까지의 클리블랜드와 최근 8연승 동안의 클리블랜드의 결정적인 숫자 차이는 실점양상이다. 평균 득실점으로든 100포제션 당 득실점으로든 득점력보다는 수비력에서 제 궤도에 올라 있는 모습이다. NBA닷컴 기준의 100포제션 당 득실점을 통해 돌아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의 수비 호전으로 인해 한때 리그 30위에 있던 수비지표가 28일 현재 27위(108.2)까지 상승했다. 아직 중위권까지의 순위 상승을 위해선 최근과 같은 호전세가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

8연승 전과 후의 상대방 숫자에 있어 가장 큰 차이는 슈팅 정확도였다. 사실 턴오버 유발과 수비 리바운드 양상은 변한 것이 없으나 상대방 슈팅 정확도는 극적인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 상대방 3점슛은 완전한 역전이다.

클리블랜드의 첫 12경기 동안 상대방 3점슛 성공률 41.1%는 당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적중률이었다. 반대로 최근 8연승 동안의 30.7%는 해당 기간 가장 낮은 성공률이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야투율 계산에서 3점 야투 성공을 1.5로 가중치를 두는 이펙티브 필드골 퍼센티지(이하 eFG%) 계산법을 통하면 일반 야투율을 넘어선 순위 반전이 나온다. 일반 야투율에 있어 클리블랜드의 8연승 동안 상대방 야투율은 리그 4번째로 낮은 데에 비해 eFG%는 가장 낮다. 즉 3점 구역 수비가 큰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과연 이런 결과가 수비 전열의 수정을 통해서 나온 결과인지 단순히 상대방 슈팅 컨디션이란 우연의 일치인지 앞으로 지켜볼 사항이다.

▶막판 접전 5전 전승

수비와 함께 클리블랜드의 승리 숫자를 크게 올려 준 것이 막판 접전의 경기력이다. 종료 5분 이내에 5점차 이내의 상황인 클러치 상황 때 클리블랜드는 첫 12경기까지와 8연승 동안의 차이가 확실했다.

우선 전적에서 첫 12경기 동안 6번의 클러치 상황을 겪었고 2승4패에 그쳤다. 반대로 8연승 동안에는 클러치 상황에 접어들 때 5전 전승이다. 8연승의 절반이 넘는 경기에서 막판 접전이 일어났고 그 때 잘 싸운 덕분에 8연승이 나왔다는 뜻이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클러치 5경기 동안 25분에 걸쳐 69-45, 25점차를 냈다. 25분이면 약 두 쿼터의 시간이며 확실히 득점력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르브론의 강력한 막판 견인력

클리블랜드가 초반 불안정했을 때나 최근 상승했을 때나 팀의 리더 르브론 제임스(33)는 계속해서 든든한 밑받침이 됐다. 최소 16득점에서 최다 57득점에 이르기까지, 야투율도 가장 낮았을 때가 42.9%였을 정도로 제임스가 부진한 경기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20경기까지 제임스의 야투율 57.7%는 커리어에서 가장 높을 정도다. 경기 당 4.9회 시도의 3점슛 적중률 42.3%도 커리어 중 가장 높다. 볼을 다루며 상대방 수비와 대치하다 던지는 3점슛이 교과서 상으로는 안 좋은 방향이지만 제임스의 가장 일상적이고도 무서운 무기가 됐다.

연령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제임스의 나이는 하락세가 보이는 것이 맞는 시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하락세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28일 현재 리그 3위의 출전시간(37.4분)을 기록할 정도로 많이 뛰면서도 막판 집중력이 리그 최고라는 점이다.

클러치 상황에서의 개인 평균 득점 리그 1위가 제임스(5.5득점)다. 총 37회의 야투 시도 중 23개(62.2%)를 성공시켰다. 8연승 동안으로 보자면 58.3%의 야투율로 총 25분 동안 38득점을 올렸다. 즉 2쿼터 살짝 넘는 시간 동안 58득점을 올렸다는 뜻이다.

8연승 동안 막판 접전에 이르렀을 때 제임스는 골밑에서 11회 야투 시도 중 9개 성공(81.8%), 3점슛 8회 시도 중 4개(50.0%) 성공으로 농구의 황금 구역들을 모두 점령했다.

▶웨이드의 코트 위 영향력 향상

여름 동안 클리블랜드는 데릭 로즈(29)와 드웨인 웨이드(35)라는 저물어가는 스타들을 영입했다. 이 중 로즈는 최근의 부상으로 인해 앞으로 농구를 계속할지 그만둘지에 대해 결정하겠다며 이탈해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여름의 트레이드로 카이리 어빙 대신 들어온 아이제이아 토마스마저 장기 공백에 있는 가운데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이 크게 약화되는 위기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클리블랜드는 계속해 승리를 쌓고만 있다.

결국 클리블랜드의 성적은 케빈 러브와 웨이드 등 베테랑 스타들의 위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AFPBBNews = News1
그 이유로 웨이드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클리블랜드가 상대방에게 큰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사실 첫 12경기 동안 웨이드의 코트 위 기여는 눈에 띄지 못했다. 당시 11경기 22.5분 동안 웨이드가 코트 위에 있을 때 클리블랜드는 -0.5점차로 밀리고 있었다.

이에 비해 최근 8연승 기간에는 웨이드가 코트 위에 있던 24.4분 동안 11.6점차로 앞섰다. 이보다 높은 코트 위 마진을 카일 코버(13.5점차)가 기록하기도 했지만 볼을 다루며 능동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입장에서 웨이드의 기여가 높았음을 볼 수 있다.

8연승 동안 웨이드는 놀라운 골밑 레이업 마무리를 선보였다. 근거리 및 중거리 점프슛 정확도는 20% 밑으로 심히 안 좋지만 골밑으로 침투했을 경우엔 70.3%의 적중률을 보여줬다. 또한 그 전까지 평균 1.9회에 그쳤던 자유투 시도가 8연승 동안 4.0회로 급증하기도 했다. 골밑 돌파 위력의 증가 덕분이다.

▶원래의 지구 강호 복귀 가능성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을 이뤘던 클리블랜드였기에 시즌 초의 부진은 체면을 구긴 일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지구 2위 13승6패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불과 0.5경기차로 바짝 쫓아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클리블랜드의 향후 10경기 일정은 어렵지 않은 편이다. 10경기 상대방 중 7팀이 28일 현재 5할 밑의 성적에 있는 팀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 초 삐걱거릴 때의 클리블랜드는 상대방 성적에 관계없이 패하곤 했기 때문에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도 로즈의 이탈과 트리스탄 탐슨의 부상 공백 동안 이뤄낸 현재의 8연승은 클리블랜드가 예전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는 신호라 볼 수 있다. 특히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JR 스미스의 기량 회복도 점차 보이고 있는 추세다.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의 12경기 중 10경기가 원정으로 채워진 힘겨운 기간에 이르기 전까지 현재의 기세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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