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년 전북 현대 K리그 홈 19경기 관중수 : 31만8921명
2017년 전북 현대 K리그 홈 19경기 관중수 : 22만1579명

우승팀 전북 현대의 관중수 급감이 심상치 않다. 무려 10만명에 가까운 관중수가 1년만에 급감했고 이는 2016년에 비해 무려 3분의1이 줄어든 수치. 3명 중 1명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관중수 감소는 전북 현대의 일만이 아니다. 작년 K리그에는 179만여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148만여명으로 30만명 이상 줄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축구판에서 일한지 오래됐지만 올해만큼 축구가 위기다라고 느낀 적도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

냉정히 K리그 클래식에서 30만명이 줄었는데 그중 10만명이 전북에서 줄고 나머지 20만명이 11개팀에서 줄었다는 것은 전북의 관중 급감이 K리그 전체 관중 감소 숫자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경. 프로축구연맹 제공
▶종합경기장에서 경기한 것이 잘못일까

전북 현대는 2017시즌 개막부터 14라운드까지 총 7번의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제1구장인 전주 월드컵 경기장이 아닌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치렀다. U-20월드컵 개최도시로서 개보수 및 대회 진행에 전주월드컵경기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전북의 관중수 감소가 익숙한 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으로 인한 팬들의 시야 방해로 인한 거부감을 주장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이같은 주장이 근거없음을 증명한다. 2017시즌 전북은 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홈 7경기에서 8만1369명의 관중수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만1624명. 반면 이후 12경기를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는데 14만210명이 입장했다. 경기당 평균 1만1684명이었다. 종합운동장에서 하든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든 평균 관중수는 놀라울 정도로 거의 일치했다.

데이터는 종합운동장이든 월드컵경기장이든 관중수가 차이가 없음을 얘기한다.

월드컵 경기장 관중수 14만210명 경기수 12 경기당 평균 1만1684명
종합경기장 관중수 8만1369명 경기수 7 경기당 평균 1만1624명

▶데이터의 이면을 봐야 한다?

물론 이런 데이터가 있다하더라도 반박할 수 있는 주장은 있다. 일단 시즌 초반 좋은 매치업을 종합경기장에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북에게 흥행카드가 될만한 매치업이라 함은 결국 서울과 수원, 제주와의 상위권 경기다. 하지만 종합운동장에서 서울(2라운드), 제주(9라운드), 수원(13라운드)전을 모두 치렀기에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떨어진다.

종합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게 되면 뚜렷한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전주 시내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 종합경기장 근처에는 전주대학교는 물론 터미널 등이 입지한 시내다. 반면 월드컵 경기장은 전주시민도 인정하는 입지가 좋지 못한 위치에 있어 전주 인구 밀접지역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다.

전주종합경기장 전경. 프로축구연맹 제공
종합경기장의 단점은 물론 육상 트랙으로 인해 시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반면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전용경기장이기에 시야가 매우 좋다. 오히려 관중을 끌어모으기에는 종합운동장이 지리적으로 더 용이하기에 무조건 종합운동장으로 인해 관중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주장의 근거가 부족하다. 이미 데이터도 평균 관중수가 동일하다는 것으로 이를 증명한다.

▶1만1000명 이하 관중이 2016년은 고작 2경기

30만명 이상을 기록한 2016년에는 전북 경기장에서는 늘 1만1000여명 이상의 관중을 볼 수 있었다. 6라운드 성남전, 37라운드 상주전 이 두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1만1000여명 이상의 관중이 모였던 것.

하지만 올해는 1만1000명 이하의 관중만 찾은 경기는 무려 9번이나 된다. 전체적으로 관중수가 감소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물론 지난시즌에는 최종전까지 서울과 우승 경쟁을 벌이며 흥행몰이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2경기를 남기고 조기우승을 확정지었다. 이것이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올해는 조기우승을 확정지은 경기가 36라운드 제주전이었고 이후 홈경기는 38라운드 수원전 한번 뿐이었다. 수원전 딱 1경기를 빼고는 홈경기에 한해서 우승 경쟁이 늘 치열했다. 겨우 이 한경기로 인해 10만명이 관중수가 준 것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해당 자료는 모두 K리그 클래식에 한해서인데 작년 같은 경우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ACL에서도 뛰어났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혹은 시간적으로 매번 전북 경기를 보기 힘든 관중이라면 K리그 클래식 경기보다 ACL 경기를 택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작년에는 10만명이나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징계로 인한 ACL출전 자체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K리그 클래식 경기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음에도 10만명이 줄어든 것은 결국 전체적인 관중감소가 일어났다는 주장이 될 수밖에 없다.

▶당연한 심판 매수 영향

심판 매수의 영향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심판 매수에 대한 프로축구연맹의 솜방망이 처분, 전북의 덮기 급급했던 대처에 따른 팬들의 외면이 뒤따른 결과가 바로 관중수 감소라는 결과다. K리그 최고 클럽인 전북의 심판매수 스캔들에도 연맹은 고작 승점 9점 삭감이라는 간에 기별도 안가는 징계만 했다.

일각에서는 강제 강등, 우승팀 자격 박탈 등도 얘기됐지만 고작 승점 9점 삭감은 연맹이 얼마나 이 사태를 안일하게 봤는지 알 수 있었다.

전북의 심판매수 사건이 터진 후 항의하는 K리그 팬들. 스포츠코리아 제공
또한 전북은 ‘개인의 일탈’이라는 황당한 주장으로 일관했고 결국 올 시즌 중 해당 스카우트의 자살까지 방관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팬들은 자연스럽게 ‘심판매수는 곧 승부조작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K리그에 등을 돌렸다. 10만명의 관중수 감소는 이로 인한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카우터의 자살이 언론에 알려진 후 가진 첫 홈경기에는 7420명의 관중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 숫자는 올 시즌 전북 홈경기 중 두 번째로 낮은 관중숫자였고(최소 관중 경기는 12라운드 인천전 6579명) 당시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K리그 돌풍의 핵이었던 강원FC와의 ‘매력적인’ 매치업이었다. 이보다 명백할 수 있을까.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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