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17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수진 기자]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자 정현(21)이 유망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정현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주니어 선수들을 지도하고 인터뷰에 참석했다.

약 1시간 정도 원포인트 클리닉을 마친 정현은 먼저 주니어 선수들의 질문을 받았다.

주니어 선수들은 “지고 있을 때 어떤 기분이냐”고 물었고 정현은 “지고 있더라도 앞으로 한 번의 기회는 더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럼 졌을 때는 어떤 기분인가”하는 짓궂은 질문이 돌아오기도 했다.

정현은 주니어들을 지도한 소감에 대해 “저는 어릴 때 이런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선수들이 제 나이 때보다 더 잘해서 오히려 더 많이 배웠다. 앞으로 10년 뒤 같은 코트에서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정현은 귀국 후 보낸 일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현은 “귀국 후 친구들도 만나고 배구 경기도 관람했다”며 “외국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삼겹살도 먹었다”고 전했다.

앞서 정현은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끝난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을 거머쥔 뒤 13일 귀국했다.

이번 우승에는 작년 하반기에 가진 4개월 휴식이 도움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 정현은 약 4개월 정도 투어 활동을 하지 않고 재활 및 자세 교정에 집중했다.

정현은 “휴식기간 동안 포핸드 샷 그립에 변화를 주고 서브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밸런스 쪽에 중점을 두고 보완했다”며 “모든 것은 그 4개월의 공백 덕분”이라고 밝혔다.

다음 시즌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이 목표인 정현은 “톱랭커를 이겨본 적이 없는데 내년에는 아깝게 지는 것이 아니라 이겨보고 싶다”며 승부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현은 한가한 시간에는 주로 침대에서 뒹굴거나 인기 드라마를 본방 사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외국에서 대회를 치를 때는 그곳의 명소는 꼭 찾아보려고 한다”며 “파리에서는 에펠탑, 밀라노에서는 두오모 성당에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외모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게 잘 생긴 외모가 아니라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가방이나 신발에 포인트를 주려고 한다”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영어로 유창하게 인터뷰한 것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매일 한 시간씩 영어 공부를 했다”며 “그때는 언제 이 영어를 쓸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운동과 함께 공부도 꾸준히 병행한 결과였다.

끝으로 정현은 “투어에서 상대가 ‘정현을 상대로는 많이 뛰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질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친 정현은 12월 초 태국에서 약 한 달 동안 전지훈련을 소화한 뒤 2018년 1월 새 시즌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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