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패를 포함해 첫 4경기 동안 1승3패에 있던 당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를 두고 좋은 평가를 내리긴 힘들었다.

이미 주전 라인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고 실전 경기에서 나오는 경기력도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뉴올리언스는 7승3패를 거두는 약진을 통해 8승6패(승률 57.1%)의 나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34승48패(승률 41.5%)로 서부지구 10위에 그쳤던 때와 비교하면 현재 지구 6위의 위치는 충분히 큰 상승이라 볼 수 있다. 다만 강팀에 올라섰다고 보기에, 앞으로 계속 상승세가 이어지리라 전망하기엔 애매한 면이 있다.

무엇보다 현재 뉴올리언스가 남긴 숫자에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따라 뉴올리언스의 숫자는 큰 등락을 거치고 있다.

8승6패의 뉴올리언스에게 앞으로 남은 일정은 힘든 고비가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강팀에 약한, 약팀에 강한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뉴올리언스가 106-105 신승으로 따돌린 애틀랜타 호크스는 현재 2승12패(승률 14.3%)의 리그 공동 최하위 팀이다. 이런 애틀랜타를 포함해 뉴올리언스는 14일 현재 5할 이하의 성적 팀들을 상대로 8전 전승을 거뒀다.

반면 패보다 승이 많은 팀들을 상대로는 6전 전패다. 물론 강팀들도 하위 팀들을 상대로 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하위 팀 상대의 전승은 분명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강팀 상대의 전패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향이 유지된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결국 상위 시드 팀에게 허무한 전패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뉴올리언스는 펠리컨스라는 이름을 달고 최초이자 유일한 PO 진출이었던 2014~15시즌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1라운드 시리즈 스윕을 당했던 적이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정체성의 숫자

NBA닷컴에 따르면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04.6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지표 리그 15위에 올라 있다. 이렇게 시즌 지표로 보면 뉴올리언스는 달리 좋은 공격력도 아니고 나쁜 공격력도 아니다. 그런데 경기별로 보면 뉴올리언스의 득점력은 시즌 평균과 사뭇 다르다.

현재까지 뉴올리언스가 100포제션 당 112득점 이상 올린 경기가 6경기, 100포제션 당 96득점 이하 올린 경기가 6경기다. 시즌 공격지표 근처의 경기는 골든스테이트전(108.4)과 클리퍼스전(105.2) 두 번뿐이다.

수비지표는 그래도 편차가 공격지표만큼 크진 않다. 14일 현재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03.3실점으로 리그 14위로, 공격지표와 비슷하게 딱 리그 중간 순위다. 여기에서 뉴올리언스는 수비지표 110 이상이 4회, 91 이하가 2회다. 나머지 8회 경기에서는 최대 108.3에서 최하 99.5를 기록했다.

결국 공격력에 있어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의 편차가 크다는 결론이 나온다. 승패와 관련성에서도 수비지표는 큰 상관관계가 없지만 공격지표는 제법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시즌 공격지표(104.6)보다 높은 경기에서는 6승2패, 낮은 경기에서는 2승4패다. 즉 성적이 좋은 팀들을 상대로 공격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축 인원들의 컨디션은 양호

그래도 현재 뉴올리언스에게 좋은 상황인 것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는 점이다. 두 명이 합쳐 평균 54.4득점, 팀의 평균 107.4득점 중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드마커스 커즌스(28.2득점)와 앤써니 데이비스(26.2득점)는 커리어 중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테크니컬 파울 누적 4회로 리그 공동 1위지만 커즌스의 표정은 밝은 편이다. ⓒAFPBBNews = News1
지난 시즌 중의 트레이드로 이 두 명이 합쳐졌을 때 기록의 크기 면에서는 감소가 있을 것이라 예상됐었다. 하지만 데이비스 쪽에 1.8득점 감소가 있을 뿐 커즌스는 오히려 0.4득점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하락은 없다. 그리고 2명 모두 야투 및 자유투를 통합한 슈팅 효율성 척도인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에서 커리어 최고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커즌스와 데이비스 다음으로 지분이 큰 즈루 할러데이가 첫 2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인 뒤로 괜찮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할러데이는 첫 2경기에서 각각 9회와 12회의 야투 실패를 남기며 18.2% 및 29.4%의 저조한 야투율을 남겼다. 하지만 나머지 12경기에서는 49.0%의 좋은 야투율을 남기고 있다.

다행이라면 진 경기에 있어 이 3명 모두 부진한 경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커즌스와 데이비스의 경우 이길 때와 질 때의 TS% 차이는 각자 5%가량 나지만 두 명이 동시에 저조한 경우는 없다.

▶앞으로의 시험 무대

오는 16일 뉴올리언스는 현재 7승5패(승률 58.3%)의 토론토 랩터스와 대결하게 된다. 토론토와는 이미 10일에 만나 118-122 접전 패배를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토론토를 포함 앞으로의 일정 중 5할을 넘는 좋은 성적 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당장 앞으로의 10경기 중 7경기에서 현재 5할보다 좋은 성적의 팀들을 상대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한 뒤 뉴올리언스가 남긴 성적이 어느 정도 현재의 전력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뉴올리언스가 이 과정을 힘겹게 거친다 해도 실망할 것은 없다. 워낙 부상으로 인한 선수단의 공백이 큰 팀이기 때문이다. 이미 현재의 8승6패도 시즌 초 부상 상황을 돌아봤을 때 놀라운 성적이다. 다만 향후 너무 큰 기대는 갖기 힘들다는 뜻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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