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프로농구 허훈과 프로야구 강백호가 위기에 놓인 kt의 미래를 밝힐 수 있을까.

kt 스포츠단은 야구, 농구, e스포츠, 사격, 하키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80년대에 창단한 사격단과 하키단은 그동안 명문팀으로서 위상을 드높여 왔고, e스포츠단도 1999년 창단 후 이영호를 중심으로 수많은 대회 우승을 쓸어 담았다.

KBL 제공
그러나 농구단과 야구단만큼은 유독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kt의 경우 2010~11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최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3~14시즌을 끝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줄곧 실패하고 있는 상황.

특히 올시즌에는 12경기에서 1승11패로 승률이 1할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고춧가루 부대의 저력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악의 새 출발로 또 다시 큰 실망을 남기고 있다. 1998~99시즌 대구 오리온스가 3승42패로 역대 최악의 승률(0.067)을 기록한 가운데 kt 역시 반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될 우려가 있다.

야구단도 아쉬운 모습이 이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1군 진입 첫 해인 2015년 52승91패1무를 기록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막내 구단으로서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53승89패2무로 최하위에 그쳤고, 올시즌 역시 50승94패로 3년 연속 10위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단지 순위의 문제만이 아니라 1군 3년 차에 승률이 더욱 내려갔다는 점이 희망을 밝히지 못한 부분이다.

한국 프로스포츠 대표 종목에서 이처럼 졸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kt는 야구단과 농구단 모두 특급 신인을 품에 안으며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강백호와 허훈이 그 주인공이다.

농구단의 경우 이미 신인 선수들이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허훈은 지난달 30일 열린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됐으며, 7일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프로 첫 경기를 소화했다. 당시 허훈은 15점 7어시스트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며 아버지 허재 대표팀 감독의 프로 첫 경기(11점 3어시스트 3스틸)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허훈은 이후에도 2경기를 더 소화했다. 출전 시간이 점점 늘어난 것과 반대로 기록적인 부분에는 다소 하락세가 있었지만 총 3경기에서 평균 10.3점 5.3어시스트 2.7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하며 여전히 1순위에 걸맞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허훈이 뛴 3경기에서 kt가 모두 패하며 연패가 더욱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데뷔전 당시 상대팀이었던 SK 문경은 감독, 변기훈 등이 언급했듯 신인답지 않은 배짱, 스피드와 힘의 조화, 돌파 능력 등이 프로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팀 전술에 좀 더 녹아든다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역대 신인 시절부터 특급 성적을 통해 하위권에 놓인 팀을 단숨에 정상권으로 이끈 사례는 김승현, 김주성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허훈 역시 1995년생으로 만 22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2순위로 지명된 양홍석과 함께 kt의 미래를 훌륭하게 이끌 수 있을 전망이다.

kt wiz 제공
강백호 역시 kt 야구단의 희망으로 일찌감치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 9월11일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양창섭, 김선기 등 1순위 후보군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kt가 강백호를 지명할 것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입단 계약에서도 계약금 4억5000만원의 특급 대우를 받았다.

강백호는 올해 고교 무대에서 투수로 4승1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으며,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타석에 섰을 때에는 타율 4할2푼2리 2홈런 32타저 35득점 장타율 6할8리로 더욱 빛나는 재능을 뽐냈다. kt 관계자 역시 “강백호는 공격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프로 선수와 비교해도 배트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고, 당겨치기와 밀어치기 모두에 능하다. 향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물론 야구의 경우 선수 한 명이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영향력이 농구보다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이정후와 같은 사례도 있었지만 고졸 루키가 즉시 전력감으로 거듭나는 경우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독보적인 스타성을 지녔고, 잠재력 역시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kt 역시 강백호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기 위해 전폭적인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허훈과 강백호는 지난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에 지명 받은 신인 7명이 농구단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 허훈과 강백호 뿐 아니라 양홍석, 김민 등 kt 스포츠단을 향후 이끌어야 할 미래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종목은 다르지만 현재 암흑기에 놓인 팀을 먼 훗날 명문 구단으로 만드는 일. 허훈과 강백호가 그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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