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매직이 지난 10월31일(이하 한국시각)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115-99 대승을 거두며 5승2패(승률 71.4%)로 NBA 리그 공동 1위에 올라섰다.

현재 리그 1위에는 올랜도를 포함해 보스턴 셀틱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멤피스 그리즐리스까지 총 4개 팀이 함께 올라있다. 그리고 이들 중 전 시즌 성적이 가장 떨어졌던 팀이 올랜도다. 올랜도는 지난 시즌 29승53패(승률 35.4%)로 일정을 마감하며 동부지구 13위이자 리그 26위까지 내려앉았다.

경기력과 기록의 성장이라는 마법이 올랜도 선수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AFPBBNews = News1
82경기 일정의 시즌에서 초반 7경기의 의미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올랜도는 여러 매체와 NBA 팬들이 예상했던 모습과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예상에서 무엇이 바뀌었을까.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시즌 전체의 호성적을 예고하는 의미일까.

▶전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수단

올여름 올랜도가 띄웠던 주요 영입 뉴스는 셸빈 맥(27), 조나단 시먼스(28), 모리스 스페이츠(30), 애런 아프랄로(32)와의 계약들이 전부였다. 이 중 팀의 성적을 움직일 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줬던 선수는 없다.

출전시간 기준으로 봐도 현재 평균 10분 이상 뛰고 있는 11명 중 8명이 전 시즌에서 이어져온 선수들이며 상위 7인 중 5번째 시먼스를 제외하면 모두 기존 인원들이다. 따라서 전 시즌을 토대로 성적을 예상해 보는 것이 나름 합리적이었다.

우선 100포제션 당 득실점을 의미하는 공격 및 수비 지표에서 전 시즌 어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성과를 냈다. NBA닷컴에 따르면 지난 시즌 올랜도는 공격지표에서 29위(101.2)에 내려앉았고 수비지표에서도 24위(108.0)에 그쳤다. 특히 농구의 승패에 가장 중요한 슈팅 정확도에서 올랜도는 야투율 28위(44.0%)와 상대방 야투율 25위(46.7%)를 기록했다. 이 결과로 경기 당 점수 차 28위(-6.6점)라는 암울한 숫자를 남겼다.

때문에 올시즌의 올랜도에게도 높은 기대치를 보내기엔 힘들었다. 시즌 전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이 올랜도에 대해 진단한 바에 따르면 33승에서 34승 사이를 기준점으로 놓기도 했다. 전 시즌 대비 5승 정도밖에 추가되지 않는 성장 전망이었다.

▶완전히 뒤바뀐 위치

공격도 수비도 안 됐던 팀에게서 많은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올랜도는 많은 것을 바꿨다. 우선 공격지표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이어 리그 2위(110.9)로 치솟았다. 그리고 수비지표도 9위(100.4)로 상위권 안에 들었다.

이와 같이 좋은 공수 균형이다 보니 경기 당 점수 차는 리그 4위(9.0)라는 높은 순위가 나왔다.

전 시즌 올랜도의 3점슛 정확도는 리그 29위(32.8%)였던 반면 올시즌 현재는 리그 1위(44.1%)다. 전체 야투율도 28위에서 3위(48.7%)로 뛰었다. 상대방 야투율 순위도 25위에서 9위(44.0%)로 상승했다.

▶어리지 않은 젊음

현재 올랜도의 주요 출전 선수들은 20대 중반 나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어린 축의 애런 고든(22)과 엘프리드 페이튼(23)의 경우 각자 3시즌을 마감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의 젊음이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급물결을 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 올랜도의 주요 선수들은 늘 기대주에 그쳤다. 특히 센터 니콜라 부체비치(27)는 시즌마다 평균 20득점 10리바운드 근처의 좋은 개인 기록을 냈지만 승리를 가져다주는 센터라는 평판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올시즌 현재까지는 올랜도 인원들 중 가장 좋은 코트 위 점수 마진(11.6)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에이스 에반 포니에는 전 시즌 대비 10%나 넘게 상승한 야투율(54.5%)을 통해 4.8득점 상승한 22.0득점을 올리고 있다. 식스맨 에이스 시먼스는 아쉬웠던 3점슛 능력을 확연히 상승시켜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전 시즌 시먼스의 3점 성공률은 평균 1.3회에 걸쳐 29.4%였으나 올시즌 현재는 2.6회에 걸쳐 50.0%다.

특히 부상에서 복귀하느라 2경기 늦게 합류한 고든은 예전 그 고든이 맞나 싶을 정도의 대변신을 이뤘다.

▶덩커에서 3점 슈터로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NBA 올스타 덩크 콘테스트에 참여했던 고든은 운동능력의 강점을 앞세운 선수로만 각인됐었다. 하지만 만약 현재의 기세를 유지시킨다면 덩크 콘테스트가 아닌 3점슛 콘테스트에서 고든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3점슛 성공률에 있어 이전 30%를 넘겨본 시즌이 없던 고든이 현재 총 22회 시도 중 13개(59.1%)를 성공시키고 있다. 경기 당 4.4회라는 많은 시도에서 나온 결과이며 샬럿전의 33.3%를 제외하면 경기마다 50%를 넘겼다.

이미 프리시즌에 21회 시도 중 42.9%를 성공시키며 변신을 예고했던 고든은 시즌에 들어 더욱 정확해졌다. 그렇다고 밖으로만 도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페인트 구역 안에서 덩크 등의 활발한 활동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2점 야투율 53.1%와 3점 야투율 59.1%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포니에에 이어 팀 내 2번째 높은 평균 21.0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기세를 언제까지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팀으로서 잘 돌아가고 있는 공격

31일 현재 올랜도는 리그 평균 어시스트 순위에서 골든스테이트(30.9)에 이어 2위(25.3)에 올라 있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와 마찬가지로 특정 한 명의 어시스트가 유달리 높은 것이 아닌 고루 퍼져 있다. 평균 7어시스트 이상의 선수가 없지만 2어시스트 이상 선수가 8명에 달한다.

공수 양면의 성장세는 분명 프랭크 보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공적을 증명한다. ⓒAFPBBNews = News1
재미있는 점은 올랜도가 패스를 많이 하는 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NBA닷컴에 공개된 30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올랜도는 평균 패스 횟수 순위에서 29번째(251.5회)에 있다. 그럼에도 어시스트는 리그 2위에 있다.

이 사실은 올랜도의 패스가 간결하면서도 목적이 명료하다는 뜻이다. 사실 패스가 많은 팀이 어시스트가 적은 경우는 종종 있다. 활로를 뚫지 못하고 볼만 이동하는 경우들이 숱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시스트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공격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전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패스 횟수 리그 1위에다 어시스트도 리그 8위였음에도 공격지표는 최하위였다.

이렇다는 말은 현재 올랜도가 팀으로서 명료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볼을 잘 돌리기도 하고 볼을 갖고 있을 때 해결도 잘하고 있다. 올시즌 올랜도의 경기 장면에서 부드러움을 느끼는 이유가 숫자에 반영돼 있다.

▶앞으로는 어떨까

사실 현재 올랜도의 숫자는 유지보다는 하락의 가능성이 더 크다. 워낙 전 시즌 대비 극적인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숫자 자체가 워낙 높기도 하다. 당장 3점슛 성공률도 현재 3점 라인 거리 기준 가장 높게 마감했던 적이 2015~16시즌 골든스테이트의 41.6%였다. 따라서 현재 올랜도의 44.1%는 식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 시즌까지 스타로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가 없다는 점도 반짝 사라지는 신기루일 가능성을 품고 있다. 현재까지 상대했던 팀들 중 온전한 전력의 강팀이 없었다는 사실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큰 폭의 하락이 없으리란 기대는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주력 선수들이 모두 기량 성장곡선에 있어 상승하는 중에 있다. 현재의 상승세가 반짝이 아닌 원래 성장할 폭일 수 있다. 그리고 올랜도의 프랭크 보겔 감독은 전 시즌에 첫 부임해 난관을 거쳤지만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스타 군단이 아닌 팀을 강팀으로 이끌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2012년 여름 팀의 대스타 드와이트 하워드와 작별할 뒤로 올랜도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랬던 팀이 스타의 영입 없이도 리그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상승세 유지는 장담할 수 없어도 현재 올랜도가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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