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가 지난 10월31일(이하 한국시각)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108-94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이 5연승을 통해 개막 2연패를 극복하고 리그 공동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보스턴은 시즌 개막전에서 고든 헤이워드를 큰 부상으로 잃는 비극을 겪었다. 시즌 공백이 예견되는 이 부상으로 헤이워드 개인에게나 보스턴 팀에게나 큰 그늘이 덮쳤다. 이를 반영하듯 개막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이후 5연승을 통해 보스턴은 왜 자신들이 여러 매체로부터 시즌 전 동부지구 1위로 전망 받았었는지 증명했다. 보스턴의 현재 5연승은 일관성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관성을 보인 부문은 농구 팀의 승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다.

5연승을 통해 보스턴은 여름 동안 준비했던 큰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줬다.ⓒAFPBBNews = News1
▶승리를 가져다 준 수비

첫 2경기에서 100실점 이상을 기록했던 셀틱스는 이후 5경기 동안 94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31일 현재 보스턴의 100포제션 당 실점, 즉 수비지표는 12위(105.5)이지만 5연승 기간에는 100포제션 당 91.9실점만 기록했다. 연승 동안 31일 샌안토니오전의 수비지표 99.2를 제외하면 모두 90언저리를 기록했다.

사실 올시즌 보스턴의 수비가 상위권에 오르기란 전망하기 힘들었다. 전 시즌 수비지표 12위의 팀이었고 올여름 큰 인원 변경의 내용에서 수비력 향상은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인업 구성을 통해 보스턴은 수비력 향상을 이뤄냈다.

현재 보스턴은 헤이워드뿐만 아니라 주전 파워 포워드로 예상됐던 마커스 모리스마저 무릎 부상으로 인해 보스턴 유니폼을 아직 입어보지 못했다. 이런 인원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즌 2번째 경기에 마커스 스마트를 주전으로 올리기도 했지만 결국 답은 센터 강화에 있었다.

올여름 1년 계약으로 들어온 애런 베인스(31)를 주전 센터로 올린 뒤 보스턴은 5연승을 거뒀다. 물론 27일 밀워키전에서는 신인 센터 다니엘 타이스가 선발로 나섰지만 실제 시간은 베인스가 주로 뛰었다.

베인스의 코트 위 존재는 수비에서 큰 효과를 일으켰다. 베인스가 코트 위에 있던 136분 동안 보스턴은 100포제션 당 88.6실점만 기록했다. 이는 현재 보스턴 인원 중 가장 낮은 실점 페이스다. 베인스의 센터 배정은 알 호포드(31)가 더 잘 어울리는 파워 포워드로서 뛰는 혜택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벤치 인원의 깊이를 더해주는 영향력도 미쳤다.

▶헤이워드의 자리를 채우고 있는 신인

2017년 NBA 드래프트에서 원래 보스턴은 브루클린의 드래프트 권리를 통해 1순위를 행사할 수 있었다. 대신 보스턴은 3순위 픽을 갖고 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순위를 트레이드하면서 3순위 유력 예정자 제이슨 테이텀(19)을 뽑았다.

일단 현재 기준으로 보자면 보스턴의 선택은 옳았다. 평균 14득점 7리바운드를 통해 윙과 빅맨을 넘나드는 포워드로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1,2순위 예정자들인 포인트 가드보다는 현재 보스턴에게 절실히 필요한 역할이다.

또한 경기 당 2.9회의 3점슛 시도 중 50%를 성공시키며 헤이워드의 원거리 슈팅 능력을 대체하고 있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신인들이 제법 많은 반면 테이텀은 신인치고 상당히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20대도 채 안 된 선수로서 놀라운 일이다.

▶막내에서 든든한 살림꾼으로

제일런 브라운(21)을 야투율 42.9%와 평균 15.4득점 5.9리바운드 1.0스틸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크다. 워낙 숫자로 표현이 안 되는 궂은 일들을 많이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대신 브라운을 설명할 만한 숫자라면 보스턴은 브라운이 코트 위에 있던 33.3분 동안 8.7점차로 상대방을 앞섰다. 이는 보스턴 인원 중 가장 큰 코트 위 마진이다. 이에 비교해 보스턴의 전체 경기 당 마진은 6.7점차다.

보스턴 수비가 강한 이유 중 하나가 돌파 경로를 잘 열어주지 않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브라운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운은 전 시즌 신인으로서 17.2분만 뛰었다. 그러다 한 시즌 만에 거의 두 배인 33.3분을 뛰고 있다. 브라운 역시 테이텀과 같은 3순위로 뽑혔는데 한 시즌을 거친 후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베테랑들의 견인

5연승 동안 카이리 어빙(25)이 평균 22.6득점, 호포드가 16.6득점으로 팀의 득점을 이끌고 있다. 또한 호포드는 특유의 가드 같은 기술을 통해 4.0어시스트도 보태고 있다.

에이스이자 지휘자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어빙이 기대만큼 감당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어빙의 5연승 동안 48.3% 야투율이 이전 2경기 35.7%보다 훨씬 좋은 것도 있지만 중요한 때 꽂아 넣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신이 나설 때를 잘 알고 있다.

호포드는 센터 옆에서 뛰는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리바운드 숫자도 연패와 연승 기간을 나눠 평균 6.5리바운드에서 10.6리바운드로 뛰었고 보다 넓은 활동 반경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 유지 가능성

일단 머지않아 보스턴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릎에 문제가 있던 모리스가 이번 주 안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모리스의 가세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모리스가 실전에서 손발을 맞춰 본 것은 프리시즌 1경기에 그쳤다.

일정 측면에서 보면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3연속 원정길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올랜도 매직은 최근 추세로 봤을 때 만만치 않다. 대신 보스턴이 현재의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큰 하락 없이 성적 유지가 가능하다. 5연승 중 2번은 100득점을 올리지 않아도 승리했다.

현재 보스턴의 상황은 상당히 독특하다. 계속 높은 성적을 유지해 왔음에도 높은 픽의 행사를 통해 적합한 신인들을 수급 받았다. 또한 경쟁 팀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견인할 스타를 영입했다. 이런 과정들이 지금 5연승에 반영되고 있고 보스턴 운영진의 공적이 빛나는 부분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