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의 순위표는 혼돈이 뒤섞이기 마련이며 낯선 순위가 종종 보이곤 한다. 특히 올시즌 동부지구는 꽤 신선한 판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낯선 그림이라면 3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10위에 있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일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내리 3연패를 당하며 3승4패(승률 42.9%)에 그치고 있다. 시즌 7경기 만에 4패는 르브론 제임스(33) 합류 이후 최근 4시즌 중 가장 빠르다. 또한 제임스가 속했던 팀들 중 신인이었던 2003~04시즌의 클리블랜드(4경기)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기도 하다.

제임스의 이적 행보가 가능한 시기를 앞두고 클리블랜드의 시즌 시작이 좋지 못하다. ⓒAFPBBNews = News1
물론 클리블랜드가 현재 온전한 전력은 아니다. 카이리 어빙 대신 새로 들어온 스타 아이제이아 토마스(28)가 현재 장기간 부상 재활에 있기 때문에 전력에 구멍이 제법 크다. 하지만 3연패 동안 상대했던 팀들인 브루클린 넷츠,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뉴욕 닉스가 부상 공백 또는 부진 속에 있던 팀들임을 고려했을 때 마냥 간과할 수 없다.

▶무뎌진 공격력, 더 망가진 수비력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의 클리블랜드는 100포제션 당 득실점을 의미하는 공수 지표에서 서로 엇갈린 방향을 보여줬다. 공격지표(110.9)는 3위였던 반면 수비지표(108.0)는 22위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올시즌 현재까지는 15위의 공격지표(104.3) 및 27위의 수비지표(109.8)를 기록하고 있다. 약점이 더 안 좋아진 가운데 강점마저 무뎌진 셈이다. 여기에서의 큰 문제는 수비에 있다. 토마스의 복귀가 공격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수비의 향상에는 영향력이 작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코트 위에 있을 때 팀의 수비가 가장 안 좋아지는 선수는 케빈 러브(29)와 JR 스미스(32)를 꼽을 수 있다. 러브가 뛴 총 206분 동안 그리고 스미스가 뛴 177분 동안 클리블랜드는 각각 동일하게 100포제션 당 115.8실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시즌마다 수비지표 최하위의 팀들도 100포제션 당 110실점을 넘기는 경우가 드문 것을 보면 매우 심각한 수비 악화임을 알 수 있다.

▶3점슛이라는 장기 실종

제임스 합류 이후 새 판을 짠 클리블랜드는 최근 3시즌 동안 3점슛을 많이 던지는 동시에 잘 넣는 팀이었다. 3점슛 시도와 적중률에 있어 계속 리그 상위권에 들었다. 전 시즌의 경우 시도 횟수도 2위(33.9회), 적중률도 2위(38.4%)를 기록했다.

반면 올시즌 현재까지는 3점슛에 관해 돋보일 것이 없다. 성공률은 18위(34.6%)이며 시도 횟수는 12위(30.1회)다. 우선 3점슛에 관한 능력이 하락될 것은 데릭 로즈(29)와 드웨인 웨이드(35)의 영입 당시 예견할 수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커리어 전체와 최근 시즌들에서 3점슛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시즌도 현재 로즈는 20.0%, 웨이드는 33.3% 적중률을 경기 당 1회 이상씩 시도하며 기록하고 있다.

한편 기존 인원 중 극심한 부진에 처한 선수로 스미스가 있다. 현재 7경기 모두 출전하면서 3점슛 35회 시도 중 6개(17.1%)만 성공시켰다. 경기 당 5회 시도는 팀에서 러브(5.6회) 다음으로 많다.

▶르브론의 어깨 위에 얹힌 막대한 짐

30세를 훌쩍 넘긴 시점에서 제임스가 다시 또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현재 7경기 모두 출전하며 평균 37.0분을 기록했다. 이는 30일 현재 리그에서 드마커스 커즌스(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더불어 공동 5위에 오른 시간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뛰며 제임스 개인의 기록은 나쁘지 않다. 58.6%의 야투율을 기록하면서 평균 24.6득점 7.4리바운드 8.6어시스트 1.0스틸 1.1블록을 기록 중이다. 득점이 전 시즌(26.4득점)보다 살짝 하락했지만 슈팅 참여도가 내려간 것이지 효율성은 더 높다.

문제는 제임스가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뛰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찍이 승부가 갈려 30여분만 뛴 2경기를 제외하고 제임스는 쉬는 시간이 길지 못했다. 제임스가 없는 동안의 클리블랜드는 심각한 공격 난조를 겪는다. 제임스가 뛴 259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6.2득점을 기록한 클리블랜드는 제임스가 없던 77분 동안 98.5득점에 그쳤다.

로즈와 웨이드의 가세도 여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클리블랜드는 로즈가 코트 위에 있던 85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1.0득점을, 웨이드가 있던 137분 동안엔 101.8득점을 기록했다. 만약 로즈와 웨이드의 공격 주도력이 나아지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제임스의 짐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주요 출전 선수들 중 러브와 스미스의 코트 위 마진이 가장 안 좋은 원인은 수비다. ⓒAFPBBNews = News1
▶수비 개선 없이는 불가능한 성적 복구

클리블랜드는 첫 2경기에서 100실점 아래로 허용했지만 그 뒤 5경기는 모두 112실점 이상씩 허용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실점을 허용할 경우엔 상당한 화력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이기기 힘들다. 브루클린전에서는 제임스가 29득점 13어시스트 10리바운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고도 패배했다.

전 시즌 2월부터 4월까지 클리블랜드는 달마다 평균 109실점 이상씩 기록했다. 2월에는 평균 117.4득점의 화력이 따라주면서 9승2패를 기록했지만 그 뒤로는 10승14패에 머물렀다. 파이널까지 올랐던 팀이지만 수비가 망가져 있을 때는 5할 밑의 성적을 남긴다는 뜻이다.

현재 부진 또는 누수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분발을 하지 않는다면 토마스가 복귀한다 해도 불리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 5위 이하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더라도 모든 시리즈에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못 받을 수 있다.

2010~11시즌 당시 시즌 MVP 로즈를 비롯해 MVP 투표에서 제임스는 3위, 웨이드는 7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로즈와 웨이드는 당시와 완전히 다른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클리블랜드도 3연속 파이널에 오르며 우승도 한 번 차지했던 위력을 옛 이야기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수비 전열 정비에 힘쓸 필요성이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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