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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일부’이긴 해도 축구팬들이 직접 나와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현수막 등으로 항의했다. 신태용 감독,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공항 인터뷰도 하지 못하고 쫓기듯 공항을 빠져나왔다.

단순히 10월 러시아-모로코전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참패를 맛본 탓만은 아니다. 그동안 보여준 감독-기술위원장의 헛발질,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보여준 미숙한 행정, 전 현직 임원들의 배임 등에 의한 국민적 분노의 폭발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그 화살표는 어디로 향해야하는가. 당장 눈에 보이는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만을 향해야할까. 결국 전권을 가지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다. 최근 일렬의 사태에서 굳게 입을 다물고 언론 노출을 피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이 나와서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때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은 쑥대밭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귀국이 예정돼 취재진이 몰린 탓이기도 했지만 일부 축구팬들이 상주복을 입고 완장까지 찬 ‘한국축구 장례식’ 퍼포먼스로 ‘김호곤은 사퇴하라’, ‘한국축구는 죽었다’ 등의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현장에 나온 축구협회를 향해 항의했다.

결국 신 감독은 귀국과 동시에 취재진과 인터뷰가 잡혀있었지만 그자리에서 취소하고 도망치듯 공항을 떠난 뒤 짐을 풀지도 않은채 축구회관에서 대체 기자회견을 해야했다.

신 감독과 김 기술위원장 모두 나선 기자회견장에서 비난 여론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 하지만 내년 3월, 그리고 월드컵까지 기다려달라. 그때는 칭찬을 받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성난 여론은 가시질 않고 있다. 한국축구에 대한 큰 실망과 대한축구협회를 믿지 못해서이다. 그도 그럴 것이 축구협회가 ‘경질해야한다’고 말한 시점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고집하다 타이밍을 놓쳤고, 신 감독과 김 기술위원장은 실언과 대표팀의 형편없는 경기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

현재 비난의 화살은 신 감독과 김 기술위원장에게 오롯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궁긍적으로 전면에 나서야 될 사람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임이 자명하다. 한국축구는 정 회장이 취임한 2013년 이후 추락만 거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처참한 실패, 2014년 김상호 감독이 이끈 U-19대표팀의 아시아 챔피언십 조별리그 탈락으로 인한 14년 만에 U-20월드컵 불참, 2016년 서효원 감독이 이끌었던 U-16대표팀의 아시아챔피언십 탈락으로 현재 열리고 있는 U-17월드컵 불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만든 성인대표팀의 몰락 등 이 모든 사안은 정몽규 회장 부임 이후 나온 성적이다.

물론 공도 있다. 2015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안컵 우승.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월드컵에서 실패가 점쳐져는 대표팀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축구협회의 중요 사안들은 정 회장의 손을 거친다. 부회장을 많이 두며 축구인 출신이 아닌 단점을 메우고 있지만 한국축구를 쥐락펴락하는 자리인 기술위원장, 대표팀 감독 선임 등은 정 회장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미 언론을 통해 ‘정 회장 주위에 지나치게 예스맨이 많다’, ‘지난 3월 중국전 패배 후 슈틸리케 경질건에 대해 얘기가 나왔지만 정 회장이 거절했다’는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협회에서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업무상 배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죄목도 다양하다.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로 220여회 1억1000만원 상당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인의 항공료, 골프장 비용, 유흥주점, 피부미용실 등 사용처도 다양했다. 어느 직원은 이혼 상태에도 8년간 가족 수당을 받아 사기혐의를 받고 있다.

한 조직에서 이 정도로 많은 범법자가 나오는 것은 유례가 없다. 물론 이 일들이 정 회장 취임 전에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 이후 이들 중 다수와 계속 일했고 축구협회장으로서 직원의 범죄 행위에 대해 사과도 필요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건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히딩크 논란이 일자 정 회장은 잠시 언론에 비춰 “신태용 감독을 믿는다”는 말을 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논란은 더 거세지고, 축구협회 임직원의 배임과 사기, 또한 대표팀의 경기력 논란 등 여러 사안들이 겹쳐 축구협회의 신뢰도 자체가 바닥을 치고 있음에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축구협회장’으로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전권을 쥔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나서야한다. 어떠한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서 성난 민심을 달래야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대한’축구협회와 축구‘국가대표팀’의 존재가치는 없다. 이미 언론과 여론에서도 정 회장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감독과 기술위원장 뒤에 숨는 축구협회장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 연합뉴스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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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0/16 14:45:45   수정시간 : 2017/10/16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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