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을 앞둬 펼쳐진 NBA 프리시즌 기간이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종료됐다. 30개 팀이 최소 3경기에서 최대 6경기를 치르며 정규 시즌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이 프리시즌 기간을 두고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당장 1승2패 및 1승4패에 그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큰 우려를 할 필요가 없듯이 팀 차원에서는 정규 시즌과 다른 분위기가 있다.

대신 몇몇 선수 개인의 경우는 상승의 전조를 읽을 수 있는 신호가 나오곤 한다. 가령 2015~16시즌 기량발전상의 주인공 CJ 맥컬럼(26·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은 2014~15시즌에 평균 22.1분 동안 10.0득점을 올렸던 선수다. 반면 2015~16시즌의 프리시즌 기간에 평균 31.0분 동안 18.3득점을 올린 뒤 정규 시즌엔 34.7분 동안 20.8득점을 올렸다.

13년차에 이른 CJ 마일스에게도 새로운 상승의 기점이 마련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이렇게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가 프리시즌을 발판 삼아 큰 도약을 이루는 사례가 있다. 그리고 이번 프리시즌에도 몇몇 선수가 이런 신호를 보여줬다. 물론 라마커스 알드리지(32·샌안토니오 스퍼스)처럼 베테랑이 5경기 모두 5할 야투율을 넘기며 56.7%라는 고감도 야투율로 전의 커리어와 확연히 다르게 돋보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알드리지는 이미 스타로 올라선 지 오래다. 대신 여기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선수 또는 낮은 순위로 뽑힌 신인 중 돋보인 성과를 낸 경우들을 찾아 봤다.

▶CJ 마일스

아무리 스타 선수의 참여도가 내려가는 프리시즌이라도 평균 득점 순위표의 상위권은 스타 선수들이 차지하곤 한다. 반면 이번 프리시즌의 평균득점 6위에는 스타 칭호와는 그리 가깝지 않은 CJ 마일스(30·토론토 랩터스)가 19.3득점을 통해 올라 있다.

비록 3경기의 표본이지만 매 경기 50%가 넘는 야투율을 통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가장 최근 시카고전에서는 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20분 동안 27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시즌들에서는 거의 3점 슈터로 역할을 굳힌 마일스는 본인의 야투 시도 중 거의 반을 동료의 패스를 받아 던지는 3점슛으로 채웠다.

이런 마일스가 3경기 동안 50.0%의 3점슛 성공률과 전체 야투율 60.6%를 기록한 점은 지난 7월 3년 계약을 통해 영입한 토론토 입장에서 반가운 전조다. 비록 수비에서 아쉬운 이력을 가졌지만 마일스가 화끈하게 화력지원을 가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애런 고든

3시즌 커리어 중 애런 고든(22·올랜도 매직)의 최고 평균 득점은 전 시즌의 12.7득점이었다. 반면 이번 프리시즌엔 5경기 동안 평균 18.4득점을 올렸다. 그것도 24.0분 동안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낸 결과다. 비결은 53.6%에 달하는 높은 야투율이다.

또 하나 반가운 점은 고든의 경기력에 3점슛이 더해졌을 수 있다는 신호다. 경기 당 4.2회 라는 적지 않은 시도로 42.9%라는 좋은 정확도를 남겼다. 전의 3시즌 중 고든의 3점슛 정확도가 30%를 넘긴 적은 없다. 전 시즌에는 스몰 포워드로 옮기면서 경기 당 3.3회를 시도해 봤지만 썩 신통치 못했다.

전 시즌 고든의 슈팅은 골밑 제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 모두에서 리그 평균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과를 남겼다. 만약 고든이 4년차 시즌에서 슈팅 기량을 크게 발전시킨다면 전에 있던 실망감을 제법 지울 수 있어 보인다.

▶팀 하더웨이 주니어

소속이 바뀐 과정 측면에서 팀 하더웨이 주니어(25·뉴욕 닉스)는 재미있는 경로를 거쳤다. 첫 2시즌을 뉴욕에서 뛴 다음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2년을 보내다가 다시 뉴욕으로 왔기 때문이다.

크게 바뀐 뉴욕의 인원 구도로 인해 하더웨이가 상승을 기할 가능성이 제법 있다. ⓒAFPBBNews = News1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였던 하더웨이에게 뉴욕은 당초 애틀란타가 구상하고 있던 금액보다 훨씬 높은 4년 7100만 달러(약 801억원)를 제시했다. 이렇게 큰마음 먹고 들여온 하더웨이가 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득점이다. 그리고 프리시즌 동안 밝은 신호를 보여줬다.

4경기 동안 하더웨이는 53.8% 야투율을 통해 18.0득점을 올렸다. 원래 뉴욕의 에이스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부상으로 줄곧 결장한 가운데 팀의 최고 득점을 하더웨이가 올렸다. 경기 당 6.5회의 3점슛을 42.3%만큼 성공시키며 내외곽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카멜로 앤써니가 나간 뒤 재건의 길에 들어선 뉴욕에서 하더웨이가 핵심 전력에 들지 지켜볼 만하다.

▶카일 쿠즈마

2017년 NBA 드래프트 후 LA 레이커스에 관한 뉴스들은 거의 2순위 론조 볼(20)과 그의 아버지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프리시즌 경기 내용에 있어선 27순위 카일 쿠즈마(22)가 앞서 있다. 쿠즈마가 팀에서 가장 높은 17.3득점을 올리기도 했고 좋은 경기 영향력을 미치기도 했다.

쿠즈마는 포워드로서 드리블 후의 득점 과정에 대해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점프슛도 던질 수 있고 한 손 훅도 올려놓을 수 있다. 특히 훅에서 다양한 타이밍과 각도를 통해 수비수에게 곤혹감을 줄 법하다. 대신 3점슛은 경기 당 5.5회로 주저 없이 던지는 편이지만 24.2%의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정규 시즌에 들어서 쿠즈마가 얼마나 기회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포워드로서 출전시간을 다툴 경쟁자들이 있다. 현재 조건으로는 벤치에서 주로 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다.

▶적은 경기 수의 표본

심지어 정규 시즌에서도 시즌 초입의 몇 경기를 통해 전체 전망을 내리기 힘든 부분이 있다. 몇 경기의 적은 표본에서 나올 수 있는 극단적 상승 또는 하락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리시즌은 경기 중의 수비 강도가 약한 편이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선수들의 성과가 바로 꺼져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스타들의 이름들로 거의 채워지는 득점 리그 상위권 끼어들었다는 것은 일시적으로든 지속적으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전조다. 그리고 이들이 단지 많은 시간을 뛰어서 득점이 늘어난 것이 아닌 내실도 좋아졌기 때문인 만큼 기대를 걸 수 있다. 만약 여기 있는 선수들 중 시즌에서 화제에 오른 선수가 있다면 분명 그 신호가 있었다는 뜻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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