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안양=이재호 기자] 지난 시즌 ‘준우승팀’ 서울 삼성이 ‘우승팀’ 안양 KGC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해 챔프전 설욕에 성공했다. 2017~2018시즌 농구의 시작이다.

서울 삼성은 14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KBL 공식 개막전 안양 KGC 원정경기에서 경기 내내 압도하며 82-70으로 승리했다.

지난시즌 우승팀 KGC와 준우승팀 삼성간의 공식 개막전으로 눈길을 끈 이 경기는 KGC는 이정현의 FA이적과 ‘안양 아이돌’ 키퍼 사익스의 재계약 불발, 삼성은 ‘KBL의 전설’ 주희정의 은퇴와 마이클 크레익의 재계약 불발 등으로 양팀 모두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서울 삼성은 탄탄한 수비와 귀화선수 문태영과 귀화할 선수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맹활약을 앞세워 시즌 개막을 산뜻하게 맞았다. KGC는 2쿼터 막판 놀라운 저력으로 동점으로 마친 것을 제외하곤 40분의 시간동안 54초간 득점 우위를 보인 것을 제외하곤 39분 6초간 상대에 압도당하며 챔피언으로서 자신감을 구겼다.

KBL 제공
▶출사표 : “챔피언 계속 하고프지만 부담 커” vs “수비 강조하며 시즌 준비”

-안양 KGC 김승기 감독 : “(경기전 행사로 우승반지 수여식이 있은 후) 반지를 받으니 기분이 참 이상하다. 챔피언을 계속하고 싶어 시즌을 시작하기 싫다. 하하. 챔피언으로서 지켜야한다는 부담감은 있고 챔피언으로서 개막전부터 질까 부담감도 있다. 아무래도 아직 강병현이나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마이클 이페브라는 부족한 부분을 주문하는데 성에 안찬다. 그래도 사익스도 그랬고 갈수록 좋아질 거라 믿는다. 양희종의 경우 발목이 많이 정상적이지 않지만 그렇게 올 시즌을 보내야할 것 같다. 박재한의 경우 지난시즌에 잘해줘서 또 잘하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 듯 하다.”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시즌 전에 수비 위주로 많이 연습했다. 수비가 되어야 나머지 공격의 장점이 산다. 수비가 우선시 돼야 함을 중요히 여겼다. KGC전은 역시 인사이드에서 상대 오세근을 얼마나 봉쇄할 수 있는지로 승부가 날 것이다. 김동욱이 오세근을 잘 막아줘야 한다. 솔직히 전지훈련을 다녀온 이후 외곽이 부족해 머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국내와서 개막을 앞두고 직전에 외곽이 터지더라. 시즌 전 부상은 거의 없다. 부상당할만큼 훈련은 시키지 않는다. 하하.”

▶전반전(1,2쿼터) : 차이 벌린 삼성, 그걸 따라잡으며 끝낸 KGC

2017~2018시즌 공식 첫 득점자는 정규리그·올스타전·챔프전 MVP 3관왕을 해냈던 KGC의 핵심 오세근의 몫이었다. 사이먼의 어시스트를 받아 경기시작 34초만에 오세근의 2점슛으로 한국에 농구가 다시 시작됐음을 알렸다.

그러나 삼성은 1쿼터 시작 2분20초경 7-6 리드에서 6분40초경까지 약 4분 20초가량동안 20-10까지 차이를 확 벌리며 앞서갔다. 아무래도 1쿼터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슛감각을 보인 문태영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동욱 역시 리바운드 4개로 라틀리프의 4개와 동률을 이루며 팀 공격을 살렸다.

1쿼터는 19-24로 뒤지며 마친 KGC로서는 후반이 되기전 경기 양상을 맞춰야했다. 그 선봉에는 오세근이 있었다. 새 외국인 선수 이페브라와 진성현이 있었다. 이페브라는 6득점 2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해줬고 진성현은 3점슛만 2개를 꽂아 넣으며 활약했다.

삼성에게는 악재도 있었다. 핵심 선수가 된 천기범이 2쿼터 시작 26초만에 발목 부상을 호소하며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떠나야했다. KGC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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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의 2쿼터 막판 5분의 공격은 압도적이었다. 2쿼터 5분 37초를 남기고 KGC는 27-37로 크게 뒤졌지만 5분간 단 1점을 내주는 사이 무려 11점을 꽂아넣으며 38-38 동점을 만들며 전반을 마쳤다. 이페브라는 이 5분여간 6득점 1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오세근, 사이먼, 양희종 등은 뒤에서 철저히 수비 리바운드와 굿디펜스로 삼성 공격을 봉쇄했다.

삼성으로서는 막판 5분을 잘못 보낸 탓에 15분간의 리드를 날렸고 KGC로서는 우승팀의 저력을 보여준 2쿼터 막판 5분이었다.

▶후반전(3,4쿼터) : 3쿼터 막판 갈린 승부, KGC 리드는 54초뿐

2쿼터 막판 엄청난 5분으로 10점차를 따라잡으며 동률로 마친 KGC였지만 3쿼터 시작 이후 이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시작과 동시에 사이먼의 득점으로 경기 시작을 제외하곤 첫 득점 우위에 섰지만 이후 삼성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3쿼터 중반까지는 접전이었지만 삼성은 3쿼터 막판에 강했다.

2분 33초를 남기고 55-51로 불안한 리드를 가져가던 삼성은 62-53으로 완벽한 수비와 공격을 해내며 사실상 승기를 잡으며 3쿼터를 마쳤다. 삼성의 이관희는 3쿼터에만 무려 3점슛을 6개나 시도할 정도로 과감했고 그중 3개를 성공시키며 저격수의 위엄을 보여줬다. KGC는 믿었던 사이먼-오세근-이페브라가 3쿼터에 각각 4득점, 4득점, 2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3쿼터까지 KGC가 이날 경기에서 득점 우위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54초. 이 기록은 경기 종료까지 변함이 없었다. KGC가 4쿼터에도 9점차로 뒤졌던 점수를 단 한 번도 뒤집지 못한 것은 당연하고 도리어 더 벌어지며 패했기 때문.

경기 종료가 눈앞인 4쿼터 4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이미 삼성은 KGC를 16점차까지 벌려졌을 정도로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KGC는 3쿼터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리어 포기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후 경기는 큰 변화없이 흘러갔고 경기는 삼성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KGC 사이먼의 생각 외 부진, 수비 강조한 삼성의 승리

이날 KGC의 핵심 외국인 선수 사이먼은 극도로 부진했다. 이 기록이 얼마나 부진했는지는 지난 시즌 사이먼의 성적과 대조해보면 알 수 있다. 사이먼은 지난시즌 54경기 풀타임으로 나와 평균 22.8득점, 9.8리바운드, 2.1블록을 해주던 선수. 그런 선수가 10득점 6리바운드에 그쳤으니 KGC의 대패는 당연했다.

서울 삼성은 라틀리프, 커밍스, 김동욱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세근-사이먼의 인사이드 공격을 막기 위해 작정하고 수비했다. 경기 전 “올 시즌은 수비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한 삼성 이상민 감독의 공언은 40분 중 37분을 뛴 사이먼을 10득점으로 막았다는 것만으로 성공했음이 드러났다.

KGC는 경기 내내 고작 54초만을 앞서며 나머지 39분 6초를 끌려가는 최악의 모습으로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외곽에서 전성현이 3점슛 3개 성공(3/5)을 하며 슈터로서 능력은 보여줬지만 이페브라가 고작 8점, 사이먼의 10점 등 해줄 선수가 못해준 것은 향후 53경기 남은 리그에 큰 걱정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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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말할 것도 없는 완패” vs “너무 엄살 부렸나 싶다”

-KGC 김승기 감독 : “말할 것도 없이 완패다. 모든면에서 준비가 덜 됐다. 방심했고 다시 생각해야할 것 같다. 생각한 것들이 불안한게 많았다. 빨리 다시 준비해야겠다. 이페브라는 생각보다 원하는걸 못하더라. 사이먼의 활약은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저의 작전이 오늘 많이 안맞았다.

-삼성 이상민 감독 : “너무 엄살 부렸나 싶다. 하하. 외곽에서 지원된다면 스타트 잘할거라 봤는데 (이)동엽, (이)관희가 3점을 잘해줬다. 내외야적으로 안정적 경기를 했다. 2쿼터 막판 고비 후 외곽에서 차이를 벌려줬다. 천기범은 몸상태를 아직은 모르지만 안 좋은 것 같다. 오늘 키포인트는 사실 김동욱이었다. 오세근을 마크해주고 박스안에 리바운드만 잡아달라고 했는데 잘해줬다. 김동욱이 연습경기에서 리바운드를 가장 많이 잡았었다. 공수적으로 잘해줬다.”

▶경기정보

서울 삼성 82(24-19 14-19 24-15 20-17)70 안양 KGC 인삼공사

-안양 KGC : 사이먼 10득점 6리바운드, 오세근 15득점 7리바운드, 전성현 12득점(3점슛 3개)

-서울 삼성 : 라틀리프 18득점 12리바운드, 문태영 15득점, 이관희 13득점(3점슛 3개) 김동욱 11득점 8리바운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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