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7~18시즌 프로농구가 14일 오후 3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KGC인삼공사-삼성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5개월의 정규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에 빛나는 KGC인삼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삼성이 시작부터 격돌하는 가운데 또다른 개막전 매치업 역시 흥미롭다.

홈 개막전에서 유독 강세를 드러냈던 오리온에 맞서 LG 현주엽 감독이 데뷔전을 어떻게 치를 지에도 농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프로 1000번째 경기를 제자 kt 조동현 감독이 씁쓸하게 만들 수 있을 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개막일 뿐 아니라 올시즌 프로농구는 시즌 내내 주목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이에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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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C인삼공사, 디펜딩 챔피언 위용 이어갈까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는 39승15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 역시 4강에서 모비스, 결승에서 삼성을 차례로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오세근-이정현-데이비드 사이먼으로 연결되는 삼각 편대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더 큰 고비 속에서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다. FA 자격을 얻은 이정현이 KCC로 떠났을 뿐 아니라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했던 키퍼 사익스 역시 더 이상 KGC인삼공사 소속이 아니다. 문성곤의 군 입대 등 전력 손실이 상당한 편이기 때문에 정상 수성이 쉽지 않은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김승기 감독도 미디어데이를 통해 “이정현, 사익스, 문성곤 공백으로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병현, 이페브라가 아직은 내 눈에 차지 않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해처럼 우승한다고 큰 소리를 치기는 어렵겠지만 준비를 잘 해왔기 때문에 시즌 후반에 승부를 보겠다.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그 맛을 봤기 때문에 올해도 꼭 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감독들이 꼽은 우승후보로 전혀 지목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같은 평가 속에서 정상을 수성한다면 그 업적은 더욱 위대하고 특별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 KGC인삼공사가 올해도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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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우승후보' KCC-SK, '돌풍 노리는' 전자랜드-kt

올시즌 다수의 감독들은 KCC와 SK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지난 시즌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탈락했고, 특히 KCC는 최하위에 그쳤기 때문에 다소 놀라움을 안긴 결과다.

하지만 KCC의 경우 안드레 에밋, 하승진, 전태풍 등 부상자들이 건강하게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언제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특히 이정현이 가세하면서 강력한 화력을 갖추게 됐으며, 찰스 로드 역시 멘탈 문제를 제외하면 여러 역할을 소화해줄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이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많아 이에 대한 밸런스 과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대반전을 이룰 여지가 높다.

SK 역시 플레이오프 보증 수표 애런 헤인즈가 다시 복귀한 만큼 지난해 아쉽게 이루지 못한 6강은 물론 그 이상의 목표를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비록 헤인즈가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문경은 감독은 헤인즈가 아닌 테리코 화이트의 놀라운 성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최준용의 기량 성장에 거는 기대도 높은 편. 포워드진이 두터운 만큼 무려 44승10패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던 2012~13시즌의 막강함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밋거리 중 하나다.

전자랜드 kt의 돌풍을 예상한 감독 및 선수들도 많았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경우 전자랜드를 약점을 찾기 힘든 우승후보로 꼽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해마다 발목을 잡아왔던 외국인 높이에 대한 보강을 올해도 뒤로 미뤘지만 테크니션 조쉬 셀비에 대한 현장의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셀비가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강상재, 정효근 등 국내 포워드진이 골밑 도움 수비로 버텨준다면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kt 역시 지난 시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눈물을 삼켰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전력을 뽐내며 전망을 밝힌 바 있다. 검증된 외국인 웬델 맥키네스, 리온 윌리엄스에게 안정적인 골밑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변화다. 지난 시즌 이적 후 중심 역할을 해낸 김영환, 팀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이재도의 호흡도 중요하다. 패배 의식을 벗어나는데 집중해온 만큼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간다면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힘이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1순위 지명 확률(32%)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감에 부풀어있는 팀이 바로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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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령탑 활약 여부와 과소평가 뒤집을 팀

올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의 활약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LG 현주엽 감독이 말 그대로 ‘초짜’라면 DB 이상범 감독은 모처럼 현장에 복귀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주엽 감독의 LG행은 팀의 성적을 떠나 프로농구계 자체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길 것으로 기대를 불러 모은다. 평소 걸출한 입담을 뽐내왔을 뿐 아니라 농구대잔치 세대 감독들과 얽힌 인연으로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탄생할 수도 있다. 현 감독이 현역시절 이루지 못한 우승의 한을 털어낼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이상범 감독은 DB가 리빌딩에 돌입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난관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KGC인삼공사 감독 시절에도 끈기 있는 리빌딩을 통해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어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눈물을 삼킨 삼성, 정규리그 2위에 만족해야 했던 오리온은 저마다 김준일, 임동섭, 이승현 등 핵심 선수들의 군입대 등으로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비스 역시 이대성, 김효범을 포함해 국내 선수 8명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3개 팀 사령탑 모두 끈끈한 조직력,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결과로 모든 것을 증명해보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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