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앤드류 위긴스(22)가 5년에 걸쳐 약 1억4650만 달러(약 1661억원)에 달하는 연장 계약에 사인했다. 이 계약은 위긴스의 5년차인 2018~19시즌부터 발효된다.

이에 앞서 위긴스와 같이 2014년 NBA 드래프트에서 뽑혔던 조엘 엠비드(23)도 지난 10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 엠비드의 계약 기간과 액수도 위긴스와 거의 동일하다.

캔자스 대학 동문 위긴스와 엠비드 둘 모두 계약 측면에서 성공적인 NBA 커리어를 열었다. ⓒAFPBBNews = News1
NBA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힌 선수들은 무조건 해당 년도부터 시즌 계약을 맺게 된다. 때문에 엠비드는 부상으로 인해 2시즌을 쉬다가 전 시즌에 데뷔를 했음에도 계약 3년차를 마쳤다.

또한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들은 계약 4년차에 들어가는 시즌 초입에 5년차 시즌부터의 연장 계약을 맺을 수 있다.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들의 연장 계약 마감일은 오는 16일이다.

여기에서 위긴스와 엠비드는 자신들의 조건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기간과 액수를 따냈다. 이만큼 이들에 대해 각자의 구단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계약 뉴스들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크게 수긍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위긴스, 경기력을 확장시켜라

대학 1학년을 마친 후 위긴스에 대해 매체 등에서 기대하는 바는 다음과 같았다. 기량성장 폭, 운동능력, 수비, 양팔너비 등이다. 대신 아쉬운 점으로는 승부사 기질을 꼽곤 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NBA의 위긴스는 설령 득점원으로서는 아쉽더라도 매우 폭넓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다소 이야기가 다르다.

스몰 포워드에서 주로 시간을 쓰는 위긴스의 3시즌 경력 기록은 득점에 치중된 편이었다. 득점은 3시즌 동안 성장을 거쳤지만 나머지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은 정체 또는 하락을 거쳤다. 3년차인 2016~17시즌 위긴스의 평균 기록은 23.6득점 4.0리바운드 2.3어시스트 1.0스틸 0.4블록이다.

위긴스가 슈퍼스타 대열에 들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의 기여가 같이 따라야 한다. ⓒAFPBBNews = News1
현재 NBA의 대형스타 스몰 포워드들로 꼽히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카와이 레너드, 폴 조지 등이 단지 매서운 득점력만으로 현재의 위상에 오른 것이 아니다. 경기의 전반적인 부문들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기 때문이다.

수비 진영 숫자도 아직은 위긴스에게 불리하다. 여러모로 리그 평균의 선수보다 떨어진다는 쪽을 가리킨다. 수비가 20대 중반에 들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22세에 평균 23.6득점을 기록한 것은 빠른 페이스에 속한다. 하지만 23.6득점을 올리기 위해 사용한 기회를 감안하면 좋은 내실이라 볼 수는 없다. 2점 및 3점 야투, 자유투를 통합해서 득점 효율성을 측정하는 트루 슈팅 퍼센티지(True Shooting Percentage, 이하 TS%)를 살펴보면 위긴스는 낮은 축에 든다.

시즌 평균 23득점에서 24득점 사이를 기록한 역대 개인 시즌 124회 중 위긴스의 2016~17시즌 TS%(53.4%)는 79위에 있다. 또한 2016~17시즌에 한해 보면 가장 낮다. 슈팅 구역별 성과를 보면 오히려 바스켓과 가까운 지점들에서 리그 평균에 비해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며 미네소타의 글렌 테일러 구단주는 직접 “오늘날 위긴스가 보여준 모습으로는 이만큼 돈을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즉 앞으로 큰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뜻이다. 아직 성장의 폭이 많이 남은 만큼 위긴스가 경기력을 늘리기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비 등 팀의 승리를 위한 경기력이 우선이다.

▶엠비드, 꾸준히 코트 위에 나와야

본인의 데뷔 년도인 2016~17시즌 동안 엠비드는 31경기 출전에 총 786분을 뛰었다. 평균 25.4분을 기록한 엠비드가 30분 넘게 코트 위에 있던 경기는 없다.

이런 숫자를 놓고 보면 엠비드에게 최대 액수 계약을 건넨 필라델피아의 결정이 이해되지 않을 만하다. 단 이번 엠비드의 연장 계약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필라델피아 측에서 안전장치를 어느 정도 걸어 놓았기 때문이다. 계약서는 무려 35페이지를 넘긴다고 밝혀졌다.

SNS로 밝힌 계약 소감을 실현시키기 위해 엠비드는 건강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엠비드 SNS 캡처
우선 출전 경기와 시간에 단서를 두어 방출 조건이 들어가 있다. 특정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 25경기 이상을 결장했을 때, 또는 1650분 이하로 뛰었을 때 필라델피아에게는 엠비드를 방출할 권한이 생긴다. 여기에서 특정 부상은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엠비드를 괴롭혔던 발과 등 부위의 부상이다.

방출당할 경우 엠비드가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도 크게 줄어든다. 가령 엠비드가 2018~19시즌 후 위 조항에 걸려 방출 당할 시엔 총 8420만 달러(약 945억원)만 받게 된다. 2021~22시즌까지 이 액수는 시즌마다 늘어나게 된다. 일종의 보험을 걸어놓은 셈이다.

대신 엠비드가 3시즌 연속 또는 4시즌 중 3시즌을 1650분 이상씩 뛴다면 위의 조건은 사라지게 된다. 전 시즌 786분에 그쳤던 엠비드에겐 큰 숫자일 수 있어도 2016~17시즌 1650분을 넘긴 선수가 164명에 달했을 정도로 크게 어려운 출전시간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엠비드가 이렇게 출전 경기와 시간을 채울 경우 최대 금액 계약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다. 엠비드가 코트 위에서 뛰는 동안 모습을 통해서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신호를 볼 수 있다.

엠비드는 평균 25.4분 동안 20.2득점 7.8리바운드 2.5블록을 기록했다. 이를 36분 당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28.7득점 11.1리바운드 3.5블록이 된다. 과거 이를 득점 및 리바운드로 만족시킨 신인 시즌 사례는 1959~60시즌 윌트 체임벌린이 36분 당 29.2득점 20.9리바운드를 기록한 경우를 제외하고 없다.

이처럼 엠비드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위력은 대단했다. 전 시즌 82경기 동안 상대방에게 5.7점차로 밀렸던 필라델피아는 엠비드가 코트 위에 있던 시간 동안만큼은 2.2점차로 앞섰다.

즉 엠비드는 코트 위에 많이 서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임무다. 농구 통계 사이트에서 36분 당 기준 환산을 이용하는 이유는 통상적인 스타 선수의 평균 출전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2010년대에 접어들어 평균 36분의 선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 전만 해도 통상적인 스타라면 평균 36분 근처를 기록했다. 엠비드도 평균 36분까진 아니더라도 30분 근처의 경기 당 기여를 할 필요가 있다. 본인과 소속팀이 높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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