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시즌을 돌아보면 2016 NBA 드래프트 출신 선수들에 대해 꽤 어두운 전망을 가지기 충분하다. 단적인 예로 신인상 투표 결과를 보면 된다.

우선 신인상 영예를 차지한 말콤 브로그던(25·밀워키 벅스)은 전체 36순위다. 즉 2라운드에서 뽑혔던 선수다. 또한 신인상 투표 2,3위는 2016 드래프트 출신이 없다. 다리오 샤리치와 조엘 엠비드 2명 모두 2014년 드래프트 출신의 늦깎이 신인들이다. 4위부터 2016년 드래프트 6순위의 버디 힐드(24·새크라멘토 킹스) 이름이 보인다.

1순위 벤 시먼스의 공백은 2016년 드래프트의 전체 그림을 상당히 휑하게 만들었다. ⓒAFPBBNews = News1
신인상 투표 1위의 브로그던도 숫자로 보면 초라한 편이다. 포인트 가드 브로그던은 시즌 동안 평균 10.2득점 4.2어시스트 2.8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했다. 역대 NBA 신인상 수상자들 중 가장 낮은 평균 득점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아무래도 시즌 시작 전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혔었던 1순위 벤 시먼스(21·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부상으로 아예 데뷔를 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 하지만 1라운드 출신 선수들 전체가 어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사실은 아쉽다.

그렇다면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훗날 두각을 보일 선수들로 성장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인 시즌은 초라해도 성장을 통해 스타로 발전한 선수들은 많다. 이번 [NBA현미경]에서는 2016년 드래프트 출신 선수들을 3순위 안의 상위 픽들 중심으로 살펴보고 전망해 보고자 한다.

▶1순위 벤 시먼스

시먼스는 2016~17시즌이 개막하기 한 달 전쯤 발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았다. 존스 골절, 즉 발바닥의 맨 바깥쪽 뼈가 손상당한 부상으로 인해 시먼스는 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만약 시먼스가 부상으로 인한 녹을 완전히 털어내고 이번 시즌 나타난다면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 대학 1학년 동안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래 선수들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08cm의 장신인 시먼스는 파워 포워드로 전망되지만 포인트 가드처럼 볼 핸들러를 맡을 수 있다. 시야와 패스, 드리블 능력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재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수비수로서도 뛰어난 기량을 펼칠 재능을 보여줬다. 만약 앞서 언급한 두 재능이 NBA 실전에서 발현된다면 스타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하다.

본인 입으로 NBA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한 시먼스에게 현재 붙는 의문부호는 득점 부문이다. 대학에서는 외곽 슈팅이 돋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활 동안 슈팅 연습에 매진했다는 시먼스가 얼마나 실전에서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할 사항이다.

▶2순위 브랜든 잉그램

브랜든 잉그램(20·LA 레이커스)은 대학 1학년 동안 평균 17.3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스타 잠재력을 비췄지만 험한 NBA 신고식을 치렀다. 야투율 40.2%를 통해 평균 9.4득점의 미진한 기록이 나왔다. 주 활동 분야가 득점으로 전망되던 선수에게 안 좋은 신호다.

잉그램이 특히 고전하던 득점 상황은 페인트 구역에서 수비수가 붙어 있는 때와 3점슛이었다. 제한 구역을 제외한 페인트 구역 그리고 3점 구역에서 리그 평균보다 훨씬 아래의 슈팅 정확도를 보였다. 3점 구역의 리그 평균이 35.8%였다면 잉그램은 29.4%, 제한 구역 제외 페인트 구역의 리그 평균이 41.8%였다면 잉그램은 27.9%였다.

아쉽게도 잉그램의 슈팅 스트로크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3점슛도 거의 동료들의 패스를 받은 직후 오픈 상황에서 던졌지만 잘 들어가지 않았다. 수비수와 대치하다 던지는 점프슛도 일단 과정과 폼은 나쁘지 않지만 림이 외면하곤 했다.

이제 새로운 동료 가드 론조 볼과 함께 잉그램의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그래도 위안이라면 시즌 말에 가서는 제법 기록이 개선됐다. 무엇보다 주눅 들지 않고 꾸준히 득점원으로서 해결하려는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잉그램 유형의 선수에게 있어 중요한 사항이다. 성장기엔 비판을 받더라도 적극적인 가담이 필요하다.

일단 잉그램은 드래프트 전의 전망대로 득점 외의 분야에서 돋보일 재능은 없어 보인다. 때문에 이번 시즌 잉그램이 전 시즌의 득점 부진을 어느 정도 털어내는지에 따라 가능성의 밝기가 결정될 것이다.

▶3순위 제일런 브라운

제일런 브라운(21·보스턴 셀틱스)은 애초에 득점원으로서 빛날 것으로 전망되지 않았다. 또한 성적에 집중해야 하는 소속팀의 상황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크지도 않았다. 이로 인한 결과로 평균 6.6득점이라는 다소 초라한 기록이 나왔다.

그래도 신인에게 많은 기회가 가지 않는 팀 조건 속에서 브라운의 활동은 괜찮았다. 가장 고무적인 결과는 우려 받았던 3점 슈팅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NBA보다 거리가 짧은 대학 3점 라인 밖에서 브라운은 29.4%의 적중률을 남겼다. 이에 비해 NBA 1년차에는 34.1%를 기록했다.

대신 브라운의 외곽 슈팅 능력이 상승했다 보기엔 힘들다. 3점 라인 한 발짝 안 거리에서의 슈팅 정확도는 여전히 29.0%에 그쳤다. 또한 3점슛이라도 양쪽 코너를 제외한 구역에서는 29.3%였다. 이와 같은 경향이 지속된다면 3점슛은 양쪽 코너에 집중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브라운의 득점이 빛나는 때는 속공 때와 함께 미스매치를 만났을 때다. 201cm 신장의 브라운은 주로 스몰 포워드지만 때때로 상대 파워 포워드와도 상대한다. 이때 상대적인 스피드 차이를 이용해 외곽에서 골밑으로 돌파해 재미를 보곤 한다. 역으로 작은 선수를 상대할 때는 긴 팔을 이용해 골밑에서 공략하기도 한다.

긴 팔은 수비에서 더 요긴하다. 신장 대비 긴 팔을 통해 수비할 수 있는 포지션의 범위가 넓다. 수비에서 유리한 신체조건의 선수가 부족한 보스턴에게 브라운의 존재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아직은 브라운이 돋보이는 스타로서 떠오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능동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모습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목할 선수들

신인상 수상자 브로그던은 대학 입학에서 졸업까지 5년이 걸린 탓에 나이가 제법 있다. 같은 1992년생 선수들로 카이리 어빙, 토바이어스 해리스처럼 6년차를 마친 선수들이 많다. 때문에 앞으로 비약적인 발전보다는 안정적인 활약으로 기여하는 모습이 전망된다.

이외 지켜볼 만한 선수로 7순위 자말 머레이(20·덴버 너겟츠)가 있다. 어린 나이에 기록의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때때로 번뜩이는 모습은 훗날 빛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년차에 기회를 많이 받아 기록을 늘릴 선수로는 28순위 스칼 라비시에어(21·새크라멘토 킹스)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D리그에서 뛰는 등 NBA에서는 33경기만 출전했지만 코트 위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 새크라멘토가 본격적으로 재건의 시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출전 및 활약의 기회는 충분해 보인다.

또한 라비시에어와 같은 팀인 힐드도 많은 기회를 통해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대학 4학년을 마치고 와서 나이는 있지만 늘어난 기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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