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NBA 드래프트에서 뽑힌 유망주들이 2013~14시즌을 보낸 후의 평가는 혹독했다. 대체적으로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선수들이 순위에 담긴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어쩌면 NBA 역대 최악의 1순위 논의에 두고두고 회자될 선수도 당시에 나왔다. 2,3순위 선수들도 1년차 시즌이 안 좋긴 마찬가지였다.

2013~14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11순위 마이클 카터윌리엄스는 그 뒤의 정체된 성장으로 인해 거쳐 간 팀마다 중심에서 벗어났다. 이렇게 보면 최악의 드래프트라 칭할 만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른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제법 괜찮은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NBA의 간판스타에 오를 법한 선수도 나왔고 팀의 중추를 이룰 수 있는 인원들도 나왔기 때문이다.

2013년 드래프트가 배출한 올스타 야니스 안테토쿤보가 어디까지 오를지 주목된다. ⓒAFPBBNews = News1
이번 [NBA현미경]에서는 이러한 2013년 NBA 드래프트에 대해 3순위 안의 상위 픽들을 돌아봄과 동시에 그 외에 기대되는 인원들을 꼽아보고자 한다.

▶1순위 앤써니 베넷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앤써니 베넷(24)을 지명했다는 발표가 나온 순간 NBA 관련 매체와 팬들은 의아함을 표출했다. 사전에 베넷을 1순위로 예상하는 분위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을 가진 채로 시작했던 베넷의 NBA 커리어는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빛난 적이 없다. 우선 첫 2013~14시즌에 평균 12.8분 동안 야투율 35.6%를 통해 4.2득점 3.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1순위 논의를 불 지폈다. 그 뒤로도 어떤 반등의 기세 없이 이적하는 팀마다 방출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역사 최초로 하부 리그인 D리그에서 뛴 1순위라는 불명예도 함께 했다.

매 시즌마다 팀을 옮기다 2016~17시즌 최하위 팀 브루클린 넷츠에서도 1월에 방출당한 뒤 베넷은 유로리그의 터키 팀 페네르바흐체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활약은 신통치 못했다. 평균 6.3분 동안 26.3%의 야투율과 1.2득점의 초라한 기록만이 남았다.

NBA 입성 전 베넷에 대한 기대치가 드높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상체를 바탕으로 내외곽 득점이 동시에 가능한 자원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내외곽 어디에서도 뚜렷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고 몸 관리와 동기 부여에 대한 의문만 남겼다.

▶2순위 빅터 올라디포

사실 신인 시즌으로만 본다면 3순위 안 선수들 중 빅터 올라디포(25·인디애나 페이서스)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올랜도 매직 소속으로 평균 31.1분 동안 41.9% 야투율로 13.8득점 4.1어시스트 1.6스틸을 남겼다. 신인의 불안정한 경향을 감안한다면 올라디포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충분히 지켜볼 만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이후 시즌들에서도 구멍 난 경기들이 속출하는 등 불안정성이 계속 문제로 따라붙었다. 때문에 적지 않은 분량의 공격 활동이지만 올라디포가 믿음직한 효율성을 남긴 시즌은 아직 없다. 그래도 희망이라면 야투율은 시즌마다 향상되고 있다.

이미 2016~17시즌이 시작할 무렵 올라디포는 전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이번 시즌부터 발효되는 큼직한 연장 계약을 맺어놓았던 상태다. 앞으로 4년에 걸쳐 시즌 당 2100만 달러(약 238억원)씩 받는다. 때문에 인디애나 소속으로 뛰는 이번 시즌부터는 냉정한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당 분량에 해당하는 득점의 짐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3순위 오토 포터

오토 포터(24·워싱턴 위저즈)의 1년차 시즌과 가장 최근 4년차 시즌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우선 2013~14시즌에는 경기 당 불과 8.6분만 뛰며 36.3%의 저조한 야투율로 2.1득점만 올렸다. 반면 2016~17시즌에는 평균 32.6분 동안 51.6%의 야투율로 13.4득점을 올렸다.

신인 때의 부진을 털고 팀의 중심으로서 포터가 성장했다. ⓒAFPBBNews = News1
무엇보다 2년차 시즌부터 슈팅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1년차에 19.0%에 불과했던 3점슛 적중률이 2년차의 33.7%를 거쳐 4년차엔 43.4%의 믿음직한 성공률로 상승했다. 2016~17시즌 워싱턴에서 3점슛 100회 이상 던진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정확도다.

3점슛뿐만 아니라 포터의 2016~17시즌 슈팅은 코트 거의 전 구역에 걸쳐 안정성을 보였다. 왼쪽 코너 3점 라인 뒤를 제외하면 모두 리그 평균을 웃도는 정확도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 진영에서 포터의 존재는 워싱턴에게 상당한 이익을 쌓아줬다.

이런 활약에 워싱턴은 낙관적 전망을 내렸는지 올여름 포터와 5년 1억600만 달러(약 12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재계약을 맺었다. 포터가 이번 시즌 받는 2477만 달러(약 281억원)는 리그 16위에 해당하는 높은 액수다. 25세 이하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액수이기도 하다. 즉 존 월 및 브래들리 빌과 함께 워싱턴의 중추로 성장한다는 기대와 과제를 받게 됐다.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

금액상으로는 포터가 가장 앞서나왔지만 코트 위 기여 측면에서는 2013년 드래프트 선수들 중 야니스 안테토쿤보(23·밀워키 벅스)가 가장 앞섰다 말할 수 있다. 유일하게 팀의 에이스이자 중심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2016~17시즌 동부지구 올스타 선발 투표에서 선정됐듯이 리그의 대표 스타로 성장할 기대도 걸 만하다.

19세에 NBA에 입성했던 당시 안테토쿤보에게는 기대도 있었지만 당시의 밀워키가 리그 최하위 성적을 기록하는 등 큰 화제는 없었다. 또한 큰 기대를 걸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시즌마다 안테토쿤보는 큰 성장을 거쳤다. 결국 4년차 시즌에 23세의 안테토쿤보는 평균 22.9득점 8.8리바운드 5.4어시스트 1.6스틸 1.9블록으로 각 부문 커리어 최고를 달성하며 기량발전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또한 이 기록은 각 부문 밀워키 팀 내 최고 기록들이기도 하다.

이 외에 팀의 중추로 삼을 만한 선수들이 또 있다. 4순위 코디 젤러(25·샬럿 호넷츠)는 사실 농구 기록지의 숫자는 돋보이지 않지만 코트 위에서 팀의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2016~17시즌 샬럿 선수들 중 코트 위 마진(3.4)이 가장 크기도 했으며 젤러가 결장한 20경기 동안 샬럿은 3승17패를 기록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10순위 CJ 맥컬럼(26·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은 2015~16시즌의 기량발전상 수상으로 요약해 설명할 수 있다. 2014~15시즌 평균 6.8득점이었던 맥컬럼은 2015~16시즌에 평균 20.8득점을 올리는 큰 도약을 이뤘다. 이로써 대미안 릴라드와 함께 포틀랜드의 쌍포를 이루고 있다.

27순위 루디 고베어(25·유타 재즈)도 주목할 만한 스타로 꼽을 수 있다. 프랑스 출신으로 드래프트 당시 높은 순위는 받지 못했지만 수비에서의 잠재력을 초창기부터 꽃피웠다. 또한 능동적 공격수는 아니지만 전 시즌에 믿음직한 골밑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이밖에 8순위 켄타비어스 칼드웰포프, 12순위 스티븐 아담스, 17순위 데니스 슈로더, 21순위 고르귀 젱, 26순위 안드레 로버슨 등이 2016~17시즌에 평균 30분 이상 가량을 뛰며 기여를 했다. 그리고 2013년 드래프트 출신 중 2016~17시즌 평균 20분 이상 뛴 선수들은 20명에 달한다.

이렇게 주로 4년차에 접어드는 시즌을 기준으로 20분 이상 뛴 선수들을 조사해 보면 2013년 드래프트 출신들이 나쁘지 않았다. 즉 1순위는 여전히 아쉬움을 크게 남겼지만 스타 배출과 정예 선수의 배출 측면에서 2013년 드래프트는 2013~14시즌 종료 직후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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