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히트와 조쉬 리차드슨(24)이 4년 4200만 달러(약 475억원)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는 뉴스가 ESPN의 에이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를 통해 나왔다.

리차드슨은 2015년 NBA 드래프트 전체 40순위로 뽑혔던 선수로서 지난 2시즌 동안 각각 100만 달러가 넘지 않는 최소 액수만 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NBA의 정규 선수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는 액수를 약속 받게 됐다.

대학 4학년을 꽉 채우고 늦은 나이로 NBA에 입성한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선수로서 꽤 성공적인 입지다. 아직 세련성이 떨어지는 공격력이지만 윙 포지션 수비수로서 좋은 신체재능과 의지가 마이애미에게 큰 매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의 드문 성공 사례에 리차드슨이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AFPBBNews = News1
또한 2년차인 2016~17시즌에는 3점슛 성공률(33.0%)이 신인 시즌 때(46.1%)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양쪽 코너에서 만큼은 리그 평균보다 높은 성공률을 보여줬다. 즉 3점슛과 수비라는 최근 각광받는 윙 포지션의 자질을 갖춘 셈이다.

이런 리차드슨과 함께 올여름 마이애미에는 전 시즌의 성공을 통해 흡족한 재계약을 따낸 선수들이 또 있다. 제임스 존슨(30)과 디온 웨이터스(26) 양 선수 모두 전 시즌보다 훌쩍 뛰어오른 액수를 이번 시즌부터 받게 된다.

▶제임스 존슨

이번 시즌을 위한 계약과 트레이드가 공식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지난 7월8일에 마이애미는 존슨 및 웨이터스와 바로 계약에 사인했다. 이때 존슨의 계약 액수는 4년 6000만 달러(약 680억원)로 이번 시즌은 약 1400만 달러(약 158억원)를 받는다.

그간의 8시즌 경력동안 가장 높았던 2016~17시즌의 400만 달러(약 45억원)에 비하면 세 곱절이 넘는 상승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존슨의 가치를 높였을까.

존슨은 마이애미의 플레이메이커로서 큰 역할을 했다. 파워 포워드로서 나서지만 드리블을 통해 득점 또는 패스를 좋아하는 성향이 경력 중 유독 빛났다. 전 시즌 평균 3.6어시스트는 커리어 중 단연 가장 높으며 마이애미에서 1000분 이상 뛴 선수들 중 3번째로 높다.

경기 당 볼을 가진 시간은 존슨(2.4분)이 마이애미에서 6번째였지만 경기 당 패스 횟수(42.4회)는 3번째였다. 게다가 2번째 선수인 저스티스 윈슬로우가 불과 18경기만 나왔음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마이애미에서 2번째로 패스를 많이 한 선수가 존슨이었다.

특히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스크린과 동시에 볼을 건네주는 핸드오프 전술을 통해 마이애미 외곽 선수들의 공격 진행에 많은 도움을 줬다.

또한 경력 중 가장 활발하게 득점 활동을 보인 시즌이기도 했다. 경력 중 가장 많은 야투 시도(10.1회)와 자유투 시도(2.8회)를 남겼으며 3점슛 시도(3.4회)도 경력 중 돋보이는 증가였다. 이를 통해 커리어 최초로 두 자릿수 평균 득점(12.8)을 올렸다.

▶디온 웨이터스

웨이터스는 한 번의 침체가 있는 계약 경력이다. 2016년 여름 자유 계약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한 웨이터스는 신인 시즌 때보다도 낮은 290만 달러(약 33억원)에 마이애미와 계약했다. 하지만 한 시즌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4년 5200만 달러(약 589억원)의 계약을 맺은 웨이터스는 이번 시즌 1100만 달러(약 125억원)를 받게 된다.

물론 최근의 급등한 선수들의 계약 액수 분위기에 비하면 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 들어오기 전 웨이터스의 모습을 생각하면 제법 큰 반전이다. 팀의 에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득점원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마침내 보여줬다.

전 시즌 마이애미의 13연승에 웨이터스의 공적이 상당했다. ⓒAFPBBNews = News1
2016~17시즌 웨이터스는 전반기와 후반기가 크게 갈린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마이애미 팀 자체가 전반기에 리그 하위권이다가 후반기에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적이 있는 것처럼 비슷하다. 마침 마이애미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시즌 막판 좌절된 것도 웨이터스의 부상과 시기가 겹쳤다.

마이애미가 시즌 41번째 경기까지 11승30패(승률 26.8%)를 기록하는 동안 21경기를 출전한 웨이터스의 야투율은 36.7%에 3점슛 성공률은 30.8%에 그쳤다. 반면 42번째 경기부터 마이애미가 30승11패(승률 73.2%)를 기록하는 동안 25경기를 뛴 웨이터스의 야투율은 46.7%, 3점슛 성공률은 44.5%로 뛰었다.

물론 웨이터스가 저 후반기의 드높았던 슈팅 정확도를 그대로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마이애미가 웨이터스에게서 밝은 전망을 보기엔 충분한 반전 활약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총 2번에 걸친 장기 부상 기간이 나오며 출전 경기가 46경기에 그쳤던 사실이다. 게다가 마이애미에게 중요했던 막판 13경기에 결장한 불운은 웨이터스가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던 기회를 없애버렸다.

▶기회의 구단 마이애미

물론 앞서 언급한 선수들보다 더 큰 반전을 이룬 주인공은 따로 있다. 하산 화이트사이드야 말로 깜짝 등장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보낸 첫 2시즌 동안 불과 총 111분만 뛴 화이트사이드는 결국 스카우트들의 관심에 들지 못하는 외국 중소 리그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2014~15시즌에 마이애미 히트에 입단해 NBA에 돌아온 화이트사이드는 위력적인 센터 대열에 속하는 반전을 보여줬다. 결국 그는 2016년 여름 4년 9800만 달러(약 1110억원)의 대박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2010~11시즌부터 시작된 드웨인 웨이드-르브론 제임스-크리스 보쉬 라인업 이후 마이애미는 한동안 입증된 선수들 위주의 영입을 펼쳤다. 반면 스타 3인방이 해체되기 시작한 뒤로는 리그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도약하는 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큰 인정을 받는 이유다.

이제 앞으로의 관건은 이렇게 좋은 재계약을 이룬 선수들이 전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줄 수 있느냐다. 여기에 소개된 선수들 모두 마이애미가 전 시즌 후반기 상승세를 타는 데에 큰 몫을 했던 선수들이다. 또한 이번 시즌 마이애미에 대해 매체들이 밝은 전망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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