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올라디포(25·인디애나 페이서스)는 통상의 NBA 스타들과 다른 이력이 있다. 우선 이제 5년차에 접어드는 이른 커리어지만 벌써 3번째 팀 소속으로 뛰게 됐다.

또한 통상적으로 최근 NBA 유망주들이 대학에서 1학년만 마치고 리그에 입성하는 경향과 달리 올라디포는 3학년까지 마치고 들어왔다. 때문에 같은 1992년생들 중 대학시절부터 이름을 알린 선수들은 6,7년차에 들어서지만 올라디포는 이제 5년차에 들어선다.

올라디포가 2013년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뽑혔던 당시 받았던 기대를 현실화시킬 때가 됐다. ⓒAFPBBNews = News1

이제 인디애나에서 보낼 2017~18시즌에는 올라디포가 다시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 본인이 포함됐던 트레이드의 맞상대였던 폴 조지라는 에이스가 빠진 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제 25세로 마냥 유망주로 볼 수만은 없는 시점에서 올라디포에게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마침 2017~18시즌부터 시작되는 올라디포의 대형계약 액수도 큰 기여가 필요하다고 말해준다.

▶시즌 당 2000만 달러를 넘는 새 계약

2017~18시즌부터 시작되는 이번 올라디포의 계약은 꽤 이른 시점에 결정이 났다. 2016년 여름 오클라호마시티로 트레이드 된 후 2016~17시즌 시작 무렵에 미리 연장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당시부터 급등한 리그 샐러리캡의 영향으로 올라디포도 큰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물론 올라디포에 대한 오클라호마시티의 기대가 컸던 것이 우선이었다. 올라디포는 이번 시즌부터 4시즌 동안 시즌마다 2100만 달러(약 237억 원)를 받게 된다. 이 연봉은 이번 시즌 기준으로 38번째의 제법 높은 액수다.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이번 시즌 폴 조지의 1930만 달러(약 218억 원)보다도 높다.

앞으로 새로운 고액 계약을 맺을 선수들이 늘어나며 올라디포의 연봉 순위도 내려가겠지만 그래도 높은 기대치가 담긴 액수다. 하지만 이렇게 높았던 오클라호마시티의 기대에 전 시즌의 올라디포는 크게 응답하지 못했다.

▶동료 스타로서 아쉬웠던 전 시즌

전 시즌 MVP 러셀 웨스트브룩이 평균 31.6득점 10.4어시스트란 대기록을 작성했던 이유로 웨스트브룩의 경이로운 활동성도 컸지만 오클라호마시티의 얕은 선수층도 한몫했다. 2014~15시즌 동료 스타 케빈 듀란트가 부상으로 장기 공백을 거쳤던 동안 웨스트브룩의 기록이 전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균 33.2분 동안 15.9득점 2.6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올라디포도 웨스트브룩의 공격 진영 부담을 줄이기엔 부족했다. 코트 위에 있는 동안만큼은 NBA 역사상 가장 큰 공격 진영 부담을 떠안았던 웨스트브룩이다.

결정적으로 웨스트브룩이 벤치에 있는 동안 올라디포가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했던 시간이 아쉬웠다. 전 시즌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과 올라디포가 동시에 뛴 경기 당 25.6분 동안 3.3점차로 앞섰다. 반면 웨스트브룩은 쉬고 올라디포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엔 -0.7점차로 밀렸다. 이를 36분 당 기준으로 통일하자면 4.7점차의 이득과 -3.1점차의 손해로 나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5경기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물러난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과 올라디포가 동시에 뛴 30.1분 동안 7.2점차로 앞섰다. 반면 웨스트브룩이 벤치에 있고 올라디포가 코트에 있던 6.1분 동안엔 -9.8점차로 밀렸다. 물론 벤치 인원 싸움에서 휴스턴의 공격력이 높았던 것도 있지만 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력이 식은 이유도 컸다.

전면에 홀로 나섰을 때 올라디포가 팀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큰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제 인디애나가 한동안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를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장기간의 시즌에 걸쳐 올라디포가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만하다.

올라디포의 점프슛은 희망의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스타로 올라설 수 있을까

올라디포가 단지 시즌 샐러리의 크기가 아닌 기여도 측면에서 스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향상이 필요하다. 조지가 떠나긴 했지만 인디애나의 선수층이 마냥 얕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이라면 올라디포의 슈팅 정확성이 시즌마다 향상됐다는 점이다. 2점슛과 3점슛이 동시에 한 번의 하락 없이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아쉬운 단서라면 득점 가담 빈도는 딱히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뛴 시간을 감안해 공격 참여도를 본다면 기록이 하락해 왔다. 때문에 올라디포가 본격적으로 공격의 짐을 많이 부담할 때는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

하지만 3점슛은 시도가 늘면서 적중률도 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거리별로 봤을 때도 모든 구역의 슈팅 정확도가 시즌을 거치며 상승해왔다. 특히 팀의 에이스로서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드리블 직후 점프슛 능력도 시즌을 거치며 상승했다.

▶내실의 중요성

올여름 트레이드 당시 인디애나가 어쩔 수 없이 조지를 옮기기 위해 올라디포의 계약을 부담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물론 타당한 이야기다. 다만 이런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올라디포 본인이 현재까지 보여줬던 모습에서 한층 상승한 모습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4시즌은 올라디포가 NBA에서 어떤 선수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결정적인 시점이다.

지난 4시즌 동안 올라디포가 팀의 최고 득점원으로 올라선 적은 없다. 반면 이번 시즌은 인디애나의 최고 개인 득점이 올라디포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현재 인디애나의 인원 중 전 시즌에 올라디포의 경기 야투 시도(13.9회)보다 많이 기록한 선수가 없다.

다만 높은 득점을 기록한다 해도 결국 기량은 효율성과 양이 동시에 상승할 때 빛날 수 있다. 현재 올라디포에게 가장 아쉬운 기록은 자유투 시도다. 전 시즌에는 커리어 중 가장 낮은 자유투 시도(2.3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부문에 집중한다면 기록의 덩치도 늘어남과 동시에 효율성, 내실의 타격이 없거나 오히려 상승시킬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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