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7~18시즌 미국 프로농구(NBA)의 개막이 약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대다수의 FA 선수들이 이미 재계약 혹은 새로운 둥지를 찾았지만 아직까지 새 직장을 잡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이 중에는 니콜라 미로티치, 자마이칼 그린과 같이 비제한적 자유계약 신분이며 젊은 선수들이 있는 반면 데런 윌리엄스, 앤드류 보것처럼 세월이 야속한 올스타 출신의 베테랑들도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 중에 눈에 띄는 베테랑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인디애나 페이서스 소속으로 뛰었던 가드 몬타 엘리스(32)가 그 주인공이다. 엘리스는 비록 올스타, 올-NBA 팀 선정 기록은 없지만 2006~07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했고, 평균 20점 이상 기록한 시즌을 4번이나 만들기도 했던 스코어러였다.

몬타 엘리스. ⓒAFPBBNews = News1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던 2006~07시즌 엘리스는 평균 16.5점 3.2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경기당 20점은 책임질 수 있는 득점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09~10시즌에는 평균 41.4분, 2010~11시즌에는 평균 40.3분을 출전하며 속칭 ‘노예’ 타이틀을 얻기도 했던 선수다. 2010~11시즌에는 80경기를 출전하는 동안 평균 40.3분 출전 24.1점 3.4리바운드 6.0어시스트 1.5스틸에 18.6의 PER(선수 효율성 지수)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골든스테이트의 에이스로 자리 잡는 듯 했다.

하지만 2년간 평균 40분이 넘는 출전시간을 기록했음에도 엘리스는 결국 2011~12시즌 중반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 됐다. 바로 구단이 엘리스가 아닌 그의 백코트 파트너를 팀의 미래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엘리스가 평균 출전시간 40분 이상을 처음 소화했던 2009-10시즌에 데뷔한 이 백코트 파트너는 루키 시즌 36.2분 17.5점 4.5리바운드 5.9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했는데 43.5%의 3점슛 성공률, 88.5%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슛에서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2년차 시즌에는 33.6분 출전 18.6점 3.9리바운드 5.8어시스트 1.5스틸 3점슛 성공률 44.2% 자유튜 성공률 93.4%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외곽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2011~12시즌에는 부상으로 2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한 차례 고비 이후 2년 연속 MVP(최초의 만장일치 포함), 4번의 올스타 선정, 단일 시즌 및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 등을 기록하며 두 차례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바로 골든스테이트가 엘리스 대신 선택한 선수는 스테픈 커리였다.

스테픈 커리. ⓒAFPBBNews = News1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엘리스 대신 커리를 선택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할 수 있으나 당시엔 의외란 반응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밀워키와 댈러스를 거치며 엘리스는 더 이상 평균 20득점 이상 시즌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물론 공격력 자체가 급격히 위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 소유가 너무 길었고 3점슛이 대세가 된 리그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던 그는 이제 팀의 핵심 전력으로 쓰기 어려운 선수가 됐다.

그럼에도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2015~16시즌 전 4년 4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안기며 엘리스에게 폴 조지(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받쳐줄 2옵션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엘리스는 2015~16시즌 13.8점의 평균득점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지난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신인 이후 가장 낮은 8.5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인디애나는 남은 2년의 계약을 오롯이 지불하는 대신 분할 지급을 조건으로 엘리스를 방출했다. 그렇지만 엘리스가 눈을 낮춰 베테랑 미니멈 계약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면 아직 갈만한 팀은 충분하다.

물론 철저히 벤치 출격만 하며 20분 이하의 출전 시간 하는 역할 역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애틀랜타, 인디애나 등이 사실상 탱킹을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 자신들이 내준 지명권의 가치를 어떻게든 낮춰야 하는 브루클린 네츠나 브랜든 나이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피닉스 선즈 등은 엘리스 영입을 노려봄직 하다.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이 로스터의 끝자리를 이 베테랑 선수로 채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엘리스가 아직 그 정도까지 자존심을 굽힐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과거의 영광이 그리울 엘리스가 과연 어느 팀에 최종적으로 정착하게 될까.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