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을 옮기기 전 시점의 해리슨 반스(25·댈러스 매버릭스)에게는 시선이 제법 엇갈렸다.

당시 반스는 2시즌 연속 NBA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이었다. 때문에 주위 동료의 존재로 인해 반스가 혜택을 많이 누렸다는 견해가 많았다.

하필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었던 2015~16시즌 파이널에서 35.2% 야투율이란 부진을 보이며 의구심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반스에게는 기회가 왔다. 2016년 여름 댈러스가 맥시멈 계약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반스의 대형 계약 첫 시즌은 실패라는 판정을 내릴 만했다. ⓒAFPBBNews = News1

더욱이 2016년 여름은 NBA 리그의 샐러리캡이 유례없이 급등했던 시기였다. 무려 2200만 달러(약 250억 원)만큼 상승했다. 때문에 반스가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예전 반스와 동일 년차 선수가 받을 수 있던 금액보다 훨씬 높다. 4년에 걸쳐 9400만 달러(약 1060억원) 계약에 사인한 반스는 2017~18시즌 2311만 달러(약 261억원)를 받는다.

이는 2017~18시즌 리그 25위에 달하는 액수다. 즉 한 NBA 팀의 최고 액수에 달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댈러스 선수들 중 최고액이다. 그렇다면 반스는 팀의 최고액 선수로서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한 분야에 치우친 숫자

농구 기록지의 5대 항목에서 반스의 2016~17시즌 평균 기록은 19.2득점 5.0리바운드 1.5어시스트 0.8스틸 0.2블록이었다. 포워드로서 여러 활동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앞의 기록은 아쉬운 편이다.

전 시즌 반스는 스몰 포워드와 파워 포워드를 넘나들며 뛰었다. NBA 통계 사이트 바스켓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반스는 60%의 시간을 파워 포워드, 40%의 시간을 스몰 포워드로서 뛰었다. 하지만 5.0리바운드 0.8스틸 0.2블록은 스몰 포워드로만 뛴 여느 선수들에 비해서도 낮다. 실제 코트 위 움직임이 많은 선수치고 활동성을 반영하는 기록들은 아니라고 말한 셈이다.

반스가 득점 외의 기록이 빈약하다는 점은 최근 포워드 에이스들의 경향과 다르다. 심지어 볼 핸들링과 어시스트까지 활동 영역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반면 반스의 평균 1.5어시스트는 커리어 중 가장 낮다. 예전 시즌들에 비해 출전시간이 5분 이상 늘었음에도 어시스트는 오히려 줄기만 했다.

물론 이런 점을 놓고 아쉬워할 수만은 없다. 득점에 집중해서 각광을 받는 스타 선수들도 많다. 그렇다면 득점원으로서 반스는 만족한 성과를 이뤘을까.

▶아쉬운 득점 효율성

전 시즌 댈러스의 개인 최고 득점이었던 반스의 평균 19.2득점은 본인의 2015~16시즌 기록(11.7점)보다 크게 상승한 숫자다. 하지만 이 상승의 이유는 기회가 증가해서인 성격이 컸다. 효율성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일 득점을 얻어내기 위해 필요한 효율성을 의미하는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를 통해 보면 확실히 보인다. TS%는 야투 중 3점 야투에 1.5의 가중치를 둠과 동시에 자유투까지 감안해 보는 종합 슈팅 효율성이다.

이런 TS%에서 반스는 전 시즌에 54.1%를 기록했다. 이를 반스가 사용한 공격기회를 기준으로 보면 아쉬운 결과가 나온다.

전 시즌 반스는 야투 및 자유투 시도와 턴오버를 통해 코트에 있는 동안 댈러스의 공격 기회 중 25.3%를 사용했다. 2015~16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15.9%를 사용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급등이다. 전 시즌 25%이상 사용했던 리그의 41명 중 반스의 TS%는 32위에 그친다. 공격 기회 사용이 올라갈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생각하면 반스는 더욱 아쉽다. 주로 여기에서 하위권은 공격 기회 사용도가 유난히 높은 선수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미드레인지 슈팅이 관건

NBA 팬들이 흔히 보는 반스의 공격 형태는 외곽 점프슛이다. 특히 3점 라인 한두 발짝 안이 반스의 주요 공격 지점이다. 전 시즌 1280회의 야투를 시도했던 반스는 페인트 구역 밖이자 3점 라인 안의 미드레인지에서 509회의 야투를 시도했다. 2015~16시즌에는 전체 야투 시도 중 27.8%가 미드레인지에서 나왔다면 2016~17시즌에는 40%를 차지했다.

반스의 전 시즌 점프슛은 만족의 수준에 닿지 못했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적중률은 떨어졌다. 2015~16시즌에 46.6%였던 미드레인지 적중률이 2016~17시즌엔 41.8%로 떨어졌다. 수비수와 대치하며 드리블 직후 슛하는 경우가 많은 반스에게 반갑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미드레인지 안쪽의 페인트 구역에서는 적중률이 올랐다. 자신보다 크지만 느린 상대에겐 외곽에서부터 돌파를 통해, 자신보다 빠르지만 작은 상대에겐 바스켓 근처에서 포스트업으로 공략하는 재미를 제법 봤다. 다만 어디까지나 반스의 주 활동은 미드레인지 점프슛이기 때문에 점프슛 위력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또 하나 득점 분야에서 반스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자유투다. 전 시즌 반스는 자유투를 경기 당 3.6회 시도했는데 리그 57위에 그친다. 득점의 책임이 큰 선수치고 매우 낮은 편이다.

▶앞으로 중요한 2시즌

반스의 계약은 2019~20시즌까지 유지할 수 있지만 2019~20시즌은 플레이어 옵션으로 본인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자유 계약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보일 자신이 있을 때 해당되는 일이다. 불행히도 반스의 대형 계약 첫 시즌에서의 성과는 시장에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편이었다.

현재 댈러스는 성장의 과제를 가진 팀으로서 당장 높은 성적을 바랄 시기는 아니다. 때문에 반스가 당장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이어진다면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큰 고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성장곡선의 정점의 시기에 다다르고 있는 나이에서 반스가 성과를 보여줄 때가 됐다. 일단 전 시즌을 기준으로 본다면 반스는 아직 공수 어느 한 진영에서도 돋보이지 못했다. 다만 아직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반스가 포워드로서 좋은 신체조건과 활동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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