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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해 9월 1일 중국과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9월 6일 우즈베키스탄전까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 속했던 한국의 10경기가 모두 끝났다. 한국은 예선 10경기를 통해 조 2위(4승3무3패)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결과적으로는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으니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1년간 대표팀의 10경기(평가전 포함 12경기)를 통해 한국 축구는 수많은 잡음을 만들어낸 것과 동시에 질타 받는 미운오리가 됐다.

오죽하면 월드컵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음에도 7일 귀국한 대표팀에 축하를 건네는 박수조차 인천공항에서 들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월드컵에 ‘나간 것’이 아니라 ‘진출을 당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지난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1년을 되돌아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갓틸리케’ 진정한 시험대에서 균열 보이다

지난해 9월 전까지만 해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갓(God)틸리케’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히 ‘최악’이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로 극과극의 행보를 보인 것이 컸다.

또한 2015년 경기당 평균 0.2실점(20경기 4실점)은 2015년 209개 FIFA 회원국 가운데 최소 평균 실점의 대기록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 갓틸리케라 불리며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월드컵 최종예선에 돌입했다. 순조로울듯했던 슈틸리케호는 9월 1일 중국과의 홈경기부터 균열을 보인다.

중국에 경기 종료 20분을 남기고는 무려 3-0까지 앞서고 있다 후반 막판 2실점하며 하마터면 무승부를 기록할 뻔도 했던 것.

그래도 ‘이겼으니까’라는 안도감은 잠시, 곧바로 이어진 시리아 원정(시리아 국내 사정으로 제3국에서 경기)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로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후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3-2 힘겨운 역전승, 이란 원정에서 졸전으로 0-1 패배로 경질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 4경기에서 결과는 2승1무1패라 할지라도 경기력이 졸전이었기에 불신이 흘러나왔고 그동안 슈틸리케가 지나치게 약팀들과 경기하며 기록에 거품이 있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슈틸리케의 1차 경질론은 2016년 11월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 2-1로 이기며 흐지부지로 끝났다. 하지만 올해 3월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하며 2차 경질론이 나왔다. 2010년 이후 7년만의 중국전 패배였고 슈틸리케호는 결국 6월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하며 완전히 침몰했다.

6월 원정 이후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슈틸리케 감독의 동시 사임으로 대표팀은 이제 남은 이란-우즈벡과의 9,10차전 결과에 따라 정말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의 긴급 투입, 2연속 0-0으로 얻은 상처 가득한 월드컵 티켓

급하게 김호곤 기술위원장 체재에서 U-20월드컵을 막 끝낸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신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나만의 축구를 버리고 결과를 가져오는 경기를 할 것”이라며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선제 실점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진출을 위해 K리그 일정까지 중단시키며 조기소집을 했고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신 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를 했다. 이란과 우즈벡을 상대로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끝내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냈다. 여기까지만 보면 해피엔딩이다.

문제는 두 경기 동안 한국 역시 골을 넣지 못했다는 점이며 이란전은 6만 홈관중이 있는데다 상대가 퇴장까지 당했는데도 수비적으로 경기운영을 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답답한 공격력으로 무승부를 거뒀고 ‘져도 그만’이었던 이란이 시리아에 2골이나 넣으며 비겨주지 않았다면 한국의 월드컵 진출은 불가능했다.

답답한 경기력과 원정 경기 무승(2무3패), 그토록 싫어하던 라이벌 이란의 도움까지 받아 월드컵 진출을 ‘당한’ 상황에 대해 여론은 월드컵 진출에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중국화, 경질, 관중 모독, 원정 무승까지 1년간의 말들

지난 1년간 여러 말들이 한국 축구에 화제가 되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첫 중국전부터 화제에 오른 것은 중국화였다.

‘중국에 가면 중국 수준의 축구밖에 하지 못한다’는 중국화에 대한 말이 나왔고 실제로 중국리그에 뛰는 선수들이 부진과 동시에 소속팀에서도 외국인쿼터 감소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1년 내내 대표팀에는 중국화 논란과 이를 해명하는 선수들의 인터뷰가 흘러나왔다.

또한 이번 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도중 감독이 경질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물론 그전에 월드컵 중 경질(1998 프랑스 월드컵 차범근), 최종예선 후 경질(2005 조 본프레레) 등의 사례는 겪어봤지만 아시아 예선 도중 감독이 경질될 정도로 ‘월드컵에 못 나갈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불안감은 국민들에게는 생각 이상의 공포였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들의 인터뷰도 큰 논란이 됐다. 지난 8월 31일 이란과의 홈경기 이후 대표팀 주장 김영권은 “관중들이 너무 많아 소리로 인해 소통이 안됐다”고 말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했다. 김영권은 눈물로 실언을 사죄했지만 이미 졸전을 본 후 중국화 논란의 당사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여론의 분노는 현재까지도 그칠지 모르고 있다.

스포츠한국의 단독보도([단독] 월드컵 예선 '원정 무승'은 한국 축구史 최초)를 통해 드러났듯 한국은 총 10번의 월드컵 진출(9회 연속) 동안 아시아 예선을 치르며 원정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0승2무3패)이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모든 예선전 결과를 전수조사한 끝에 한국은 원정경기에서 무승을 거두며 월드컵에 진출한 첫 사례에 서게 됐다. 얼마나 이번 대표팀이 행운이 따라줬는지 새삼 보여주는 자료다.

이제 대표팀은 10월, 11월, 2018년 3월, 2018년 5월 총 4번의 공식소집 이후 월드컵에 나서게 된다. 물론 겨울 중 국내파 위주로 소집해 A매치 기간이 아닐 때 훈련을 할 가능성도 있다.

얼마 되지 않는 A매치 기간동안 과연 대표팀은 얼마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대표팀에 대한 불신과 아쉬움은 결과가 아닌 과정과 경기력에 있다는 점에서 결국 열심히 뛰고 패해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이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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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09 07: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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