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랩터스는 드웨인 케이시 감독 부임 후 3번째 시즌이던 2013~14시즌 48승 34패로 애틀랜틱 디비젼 우승에 성공하며 동부의 강호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 후 3년 연속 디비젼의 패자로 군림했고 2015~16시즌에는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까지 성공하며 ‘We the North’의 물결을 일으킨 NBA 유일의 캐나다 연고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6~17시즌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이전 시즌보다 조금 떨어지는 성과를 보여준 한 해였다.신인 선수들과의 계약을 제외하면 자레드 설린저와의 계약이 전력 보강의 전부일 정도로 기존 핵심 전력을 유지하는 데 힘을 썼다. 카일 라우리, 더마 드로잔, 요나스 발렌슈나스 등에 큰 믿음을 준 것.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향할 때까지 성적이 기대치만큼 나오지 않았다.
2월15일(이하 한국시각)까지 32승 23패로 애틀랜타 호크스와 동부 컨퍼런스 공동 4위를 거두긴 했지만 디비젼 1위의 자리는 보스턴 셀틱스에 내준 상태였다. 플레이오프에서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확실히 가져갈만한 성적도 아니었다. 결국 운동능력을 겸비한 스윙맨 테렌스 로스에 드래프트 지명권을 올랜도 매직으로 보내며 빅맨 서지 이바카를 데려오는 첫 번째 변화를 선택했다.
이후 수비와 투지 넘치는 허슬 플레이가 가능한 자원인 P.J. 터커를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왔는데 그 반대급부로 내준 선수는 시즌 전 영입했지만 부상 등의 문제로 팀에 녹아드는 것에 실패했던 빅맨 자레드 설린저였다. 사실 터커와 이바카의 영입은 선수들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팀 수비 강화로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물론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터커의 영입 목적은 앞서 말한 바와 같다. 또한 이바카는 오클라호마시티 시절처럼 림 근처의 절대적 수호자가 아니긴 해도 아직 어느 정도의 림 보호 능력을 갖추고 있고 빅 라인업의 4번과 스몰 라인업의 5번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하지만 이 두 명의 영입으로 토론토가 기대한 또 다른 효과가 있다. 바로 3점슛 옵션의 질적, 양적 강화였다. 우선 이바카와 그의 트레이드 대상이던 테렌스 로스가 토론토 소속으로 경기당 3점슛 성공수는 1.8개로 동일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은 전혀 달랐다.
벤치 에이스로 본인이 공을 끌다가 3점슛을 던지는 경우도 왕왕 있던 로스와 달리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변신을 도모하기 시작한 이바카는 캐치 앤 슛에 의존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가 캐치 앤 슛으로 성공시킨 3점슛은 경기당 1.5개였다. P.J. 터커도 평균 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또한 포지션 대비 많은 3점슛 성공을 거둔 선수는 아니었지만 캐치 앤 슛을 통한 3점슛이 평균 0.8개였다.
다시 강조하자면 이 두 선수는 캐치 앤 슛이 가능한 선수다. 즉, 이는 공격 점유율을 나타내는 USG%에서 러셀 웨스트브룩과 드마커스 커즌스에 이은 리그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서 많은 짐을 진 에이스 드로잔이 킥 아웃 패스를 고려할 동료가 두 명이나 늘어났음을 의미했다.
거기에 안정적인 포인트가드이면서 팀 내 최다 3점슛 시도, 성공의 주인공인 라우리의 3점슛 부담마저 줄여줄 수 있는 옵션들이었고 토론토는 이들 합류 뒤 정규시즌에서 19승 8패를 거두며 동부 컨퍼런스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플레이오프에서는 또 다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벽에 막히긴 했지만 터커와 이바카의 영입이 불러온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이번 오프시즌 기간 토론토는 시즌 중간에 변화를 시도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팀 체질 개선을 위한 수술용 칼을 조금 더 빨리 꺼내들었다. PJ 터커를 휴스턴 로케츠로 보낸것은 분명 아쉬웠지만 가드 코리 조셉을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내주며 스윙맨 자원 C.J. 마일스를 데려오는 이적에 합의하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다.
3점슛이 약한 포인트가드이던 코리 조셉과 달리 2번과 3번을 오가는 마일스는 ‘슈터’라 부를만한 선수다. 지난 시즌 캐치 앤 슛으로 기록한 평균 득점이 6.5점이었는데 이 득점들의 대부분이 3점슛이었다. 특히 캐치 앤 슛을 통한 경기당 3점슛 성공수는 2.0개로 리그 탑 10안에 들었던 선수가 마일스였다. 성공률 또한 42.6%를 기록하며 질과 양 모두 뛰어난 모습이기도 했다.결국 마일스는 지난 시즌까지 팀에서 그나마 3점을 넣어주던 더마레 캐롤, 패트릭 패터슨이 팀을 떠난 가운데 이 둘의 공백을 느끼지 않게 해줄 선수다. 물론 마일스 한 명이 왔다고 해서 지난 시즌 3점슛 성공 개수 21위에 주포가 드로잔인 토론토 랩터스가 3점슛을 주요 공격 옵션으로 택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3점 라인 바깥에서의 공격은 이제 그 어떤 팀도 무시할 수 없는 공격 옵션이 됐다. 토론토도 기존 라우리, 이바카에 이제 마일스를 더하는 데 성공하며 3점슛 옵션들의 구색은 갖췄다. 토론토가 이를 통해 다가올 시즌에도 동부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