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가 미처 저항하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서 슛하도록 만드는 것은 농구 전술의 제1목표다. 특히 정교함이 요구되는 외곽 점프슛에는 정석과도 같은 원칙이다.

또한 3점슛의 경우에는 림과의 거리가 가장 멀기도 하고 수비수와의 거리도 가장 멀 수 있다. 간혹 두어 발짝에 달하는 여유 공간을 두고 슛하는 때도 있다. 이번 [NBA현미경]에서는 이처럼 여유가 큰 와이드 오픈 상황의 3점슛으로 2016~17시즌에 수혜를 입었던 선수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기회 측면에서 와이드 오픈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선수는 에릭 고든이었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서 와이드 오픈의 정의는 NBA닷컴을 따르기로 한다. 즉 슛할 때 가장 가까운 수비수와의 거리가 6피트(약 1.8M) 이상인 상황이다.

▶와이드 오픈 3점슛을 가장 많이 던진 선수들

이 부문 1,2위를 필두로 5위를 포함해 상위 5명 중 3명이 휴스턴 로켓츠 소속이다. 에릭 고든(295회), 라이언 앤더슨(288회), 트레버 아리자(240회)가 그 주인공들이다. 마침 휴스턴은 가장 많은 와이드 오픈 3점슛을 던졌던 팀이다.

2015~16시즌 고든과 앤더슨은 2명 모두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소속으로서 각자 140회와 174회의 와이드 오픈 3점슛을 던졌다. 즉 고든은 곱절을 넘는 증가를 보인 셈이고, 앤더슨도 100번이 넘는 증가를 보였다. 다만 시도가 급증한 탓인지 2015~16시즌 와이드 오픈 3점슛 성공률 45.7%였던 고든은 39.3%로, 46.0%였던 앤더슨은 40.6%로 하락했다.

휴스턴 선수들을 제외한 3,4위에는 샬럿 호넷츠의 프랭크 카민스키와 브루클린 넷츠의 브룩 로페즈가 올랐다. 다만 이 두 선수들은 와이드 오픈 3점슛의 또 다른 생리를 말해주기도 한다. 즉 와이드 오픈 3점슛은 상대방이 애써 막으려 하지 않는 의도에서 발생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카민스키와 로페즈는 2명 모두 센터들이다. 즉 이들이 3점 구역에 있을 때 상대 빅맨들이 애써 따라붙지 않으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또한 정확도 면에서도 적극적인 수비가 필요하지 않다.

9년차 로페즈는 전 시즌에서야 본격적으로 3점슛을 던지기 시작했다. 2015~16시즌 동안 총 14회의 3점슛을 던져 2개(14.3%)만 성공시켰던 로페즈는 전 시즌 387회의 3점슛을 던져 134개(34.6%)를 성공시켰다. 2년차 카민스키는 신인 때부터 3점슛 시도가 제법 있기도 했지만 역시 전 시즌 3점슛 성공률이 32.8%로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카민스키는 와이드 오픈 3점슛 때 34.3%를, 로페즈는 33.3%를 성공시켰다. 오히려 로페즈는 100회를 시도했던 4~6피트 간격 때의 41.0%보다 떨어지는 성과를 남겼다.

이런 사례에서 가장 극단적인 선수가 안드레 로버슨(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다. 와이드 오픈 3점슛을 총 154회 시도했는데 리그 전체 중 26번째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성공률은 25.3%로 100회 이상의 와이드 오픈 3점슛을 시도한 선수들 중 최하위의 적중률이다.

▶와이드 오픈 때 가장 정확했던 선수들

반면 와이드 오픈 때 드높은 3점슛 적중률을 보이는 선수들은 상대방의 적극적인 따라붙기가 필요하다. 100회 이상의 와이드 오픈 3점슛 시도를 거친 선수들 중 상위 5명이 다음과 같다.

상위 3위 안에 든 선수들은 와이드 오픈 3점슛 시도 때 50%가 넘는 위협적인 성공률을 남겼다. 특히 베테랑들인 코버와 레딕은 부상에 따른 슬럼프 시즌을 제외하면 줄곧 드높은 적중률을 남기곤 했다.

노장이지만 여전히 코버는 열어주면 안 되는 슈터다.ⓒAFPBBNews = News1
잉글스는 2014~15시즌에 27세의 늦깎이 나이로 NBA에 입성했던 호주 출신 선수다. 시즌을 거치며 3점슛이 상승한 가운데 전 시즌의 44.1% 3점슛 적중률은 2015~16시즌의 38.6%에서 큰 도약을 이뤘다. 오픈 상황에서 크게 성공률이 오른 덕분이다.

한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소속인 맥컬럼과 크랩은 팀 내에서 대미안 릴라드 다음으로 많은 3점슛을 던진 선수들이다. 릴라드가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 37.5%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점을 잘 메워줬다. 크랩의 경우엔 전 시즌 3점슛 성공률 리그 26위에 그쳤던 브루클린 넷츠로 옮겨가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이, 그리고 정확히 던진 선수들

와이드 오픈 3점슛 시도 기준선을 200회로 올릴 경우, 유독 눈에 띄는 선수 2명이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이다.

커리는 236회 시도의 와이드 오픈 3점슛을 45.3%로 성공시켰다. 탐슨은 218회에 46.8%다. 많이 던지면 정확도가 깎이곤 하는 슈팅 기록의 경향에 맞서는 선수들이다. 특히 중요도가 높은 플레이오프에서 커리와 탐슨은 2명 모두 50%가 넘는 와이드 오픈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대신 PO 때 탐슨은 수비수와 그 이하의 거리로 좁혀졌을 때 30% 근처의 낮은 성공률을 보였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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