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잭 랜돌프가 LA에서 마리화나 소지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랜돌프는 포틀랜드 시절 대표적인 악동으로 꼽혔지만 뉴욕과 클리퍼스를 거치며 멤피스에 정착한 후에는 한층 성숙해진 자세를 갖추게 됐다는 평을 받았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랜돌프는 포틀랜드에서 주전 4번으로 자리 잡은 후 30대에 접어들기 전까지 20득점 10리바운드를 책임져줄 수 있는 파워포워드 자원이었다. 실제 50경기 이상 출전 기준으로 20득점 10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한 시즌만 5차례였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잭 랜돌프. ⓒAFPBBNews = News1
또한 2015~16시즌까지는 주전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시즌에는 팀의 요구에 따르며 벤치 역할도 받아들였다. 선수 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PER 18.5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벤치 자원의 모습도 보여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빈스 카터와 함께 옛 은사인 데이브 예거 감독이 이끄는 새크라멘토 킹스로 이번 FA 시장에서 이적한 상황이었기에 새크라멘토 팬들 입장에서는 더욱 당혹스러울만한 소식이었다. 카터와 예거 감독을 포함해 라커룸 리더가 될 수 있는 조지 힐까지 잡는데 성공하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 베테랑진을 구성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9월1일 재판이 예정된 가운데 재판 결과에 따라 랜돌프의 운명이 좌우될 확률이 커진 상황이다. 이제 새크라멘토 구단은 최악의 순간을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만 새크라멘토에 4번 포지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유의 운동능력과 잠재력에서는 랜돌프를 능가하는 자원인 스칼 라비시에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

6피트 11인치(약 211cm)의 신장을 가진 빅맨 자원인 라비시에는 신장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치인 35인치(약 89cm)의 점프력을 가진 선수이다. 운동능력하면 떠오르는 빅맨이며 국내 NBA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인 디안드레 조던의 공인된 점프 기록은 약 77.47cm, 자베일 맥기의 기록도 약 82.55cm임을 감안하면 라비시에의 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능하다.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는 스칼 라비시에. ⓒAFPBBNews = News1
라비시에는 이러한 점프력을 가지고도 무작정 받아먹는 공격만을 하는 선수는 아니다. 미드 레인지에서 시도한 공격, 제한구역 안쪽, 제한구역 외의 페인트존에서 시도한 슛의 비율이 1:1:1 일정도로 미드 레인지 공격력도 갖췄고 상황에 따라서는 3점슛까지 시도(33경기 출전, 3점슛 3/8)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33경기 출전에 그치긴 했지만 지난 시즌은 엄연히 루키였고,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는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펼쳐진 모든 경기에는 출전했으며 32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3월 16일 피닉스 선즈 전을 포함해 두 자릿수 득점 14회를 기록하는 등 후반기에는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당장 랜돌프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랜돌프는 3점 라인 안쪽이라면 어디서든 상대에게 위협을 줄 정도의 슛 레인지를 가진데다가 리바운드 수집에서도 리그 정상급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했다. 하지만 라비시에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보여준 잠재력만 만개시킬 수 있다면 새크래멘토가 랜돌프를 아쉬워할 빈도는 분명 적어질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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