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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걸크러시’로 할 말 하는 이미지인 김연경은 사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0년만에 금메달을 따낸 이후 ‘고작’ 김치찌개 회식을 한 것이 알려졌을 때 “그런건 맞다”고는 했지만 더 이상의 말을 하진 않았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대한배구협회 직원이 한명도 따라가지 않아 자신이 통역 업무를 본 것이 역시 알려지자 “좀 더 경기력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그렇지 않아) 아쉬웠다”는 말 정도로 일갈했다.

그리고 최근 그랑프리 대회에서 선수단의 반만 비즈니스석을 타고 나머지는 이코노미석을 타는 것으로 알려진 후에도 “더는 이야기 안했으면 한다”고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즉 일렬의 언행을 보면 김연경은 방송이나 언론에 드러난 이미지보다는 웬만하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침착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런 김연경이 오죽하면 특정선수를 언급한 것은 물론 엔트리도 다 채우지 않고 대표팀을 국제대회에 보낸 대한배구협회에 쓴소리를 했을까.

물론 특정선수 언급한 것이 예상외로 큰 화제를 모으자 김연경은 8일 소속사를 통해 “내 의견은 대표선수의 관리뿐만 아니라 인재 발굴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었다. 이를 설명하는 도중 이재영의 실명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는 이재영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재영에 대한 언급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 아닌 시스템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라는 것이 김연경의 주장.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무려 12년간 대표팀 생활을 해오며 누구보다 대표팀을 잘 알고 발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대표팀이 김치찌개 회식부터 반비즈니스석 논란 등 많은 구설수에 올랐을 때도 "그런 것들을 신경 쓰면 변명밖에 안 된다"며 참던 김연경이 이제야 입을 연 것이다.

왜 이제서라도 김연경이 입을 열었는지, 그리고 오죽하면 작심발언을 했을지 잘 생각해봐야한다. 매번 논란을 만들면서 나아지지 않는 대한배구협회에 실망해 김연경이 행여나 이르게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거나 열망이 떨어진다면 손해 보는 것은 대한배구협회를 넘어 한국 배구 전체인 것은 명백하다.

물론 특정선수를 만족시키기 위해 단체가 운영되면 안되지만 12년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가 이제야 입을 열었다는 점은 곱씹고 또 곱씹고 침묵으로만 일관해서는 안 된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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