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정재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국내 최초로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를 배출했다. 스포츠계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본격적인 출발이자 은퇴선수 대상 일자리 창출의 일환이다.

협회는 지난 6월 프로스포츠 분야의 공정성과 윤리의식 신장을 위해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을 개설하고 스포츠윤리교육을 전담할 교육생을 모집했다. 자격 조건은 프로스포츠 종목단체에 1년 이상 또는 대한체육회에 3년 이상 선수로 등록했던 은퇴선수나 전 국가대표선수, 국제대회 입상 등의 경력을 지닌 이들로, 엄격한 과정을 거쳐 총 30명의 교육생을 선발했다.

교육생들의 경력 면면도 화려하다. 축구, 농구, 배구, 골프 선수 출신을 비롯해 태권도, 수영, 아이스하키, 사격, 트라이애슬론 등 다양한 종목 출신들이 모였다. 국가대표나 메달리스트 출신도 다수로, 선수생활을 마치고 대부분 학업 연구, 지도자, 교수, 해설자로 활동하며 스포츠계에 몸담고 있다. 특히 스포츠심리·철학·경영 등 스포츠 전공 분야에서 대학원 이상 학력을 겸비한 인재들로 현장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까지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교육생들은 지난 10일부터 3주간 매일 9시간씩 4개 과목(기본소양, 스포츠윤리, 교수학습법, 교육실습), 총 110시간 분량의 강도 높은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했고, 마지막 단계로 지필고사와 공개강의로 이뤄진 자격검정 과정을 통과한 교육생들이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교육 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자격검정 과정을 통과한 정재은 전 선수는 “스포츠계에 처음으로 마련된 스포츠윤리교육 강사 양성 교육 과정을 마치고,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금메달리스트로서, 체육인으로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스포츠계의 많은 선후배 선수들이 스포츠윤리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강사로 배출되어 스포츠계가 더욱 공정해지고 깨끗해지는데 널리 기여했으면 한다. 또한 선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지도자들도 스포츠윤리교육을 필수적으로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또한 배구 국가대표 출신이자 SBS Sports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종경 교수(경기대 사회체육학과)도 교육 과정을 마치면서 “그동안 스포츠 현장의 윤리문제에 대해 스포츠인 선배이자 교육자로서 개인적인 차원의 조언밖에 할 수 없었는데 이제 공식적인 스포츠윤리 교육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다른 교육생인 김동현 베이징아시안게임 수영 동메달리스트(현 국민대 체육교육 교수)는 “최근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부정 스캔들이 불거지며 스포츠계가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수시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서 선수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옳은 판단을 내리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전문적인 윤리교육이 절실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 양성 과정 설계와 교육 전 과정을 총괄한 박성주 교수(국민대 스포츠교육전공)는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선수들 내면의 이타성과 선한 의지, 도덕적 민감성을 이끌어 내는 쌍방향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장기적 안목으로 협회와 함께 이번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며 “스포츠계의 공정성은 스포츠인들 스스로가 지켜가야 하기에 다양한 종목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분들을 강사로 선발해 교육을 받게 했다. 직접 선수생활을 하셨던 분들이기에 스포츠계에 더 큰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스포츠 분야 부정방지를 위해 2016년부터 프로스포츠 관계자와 유소년, 아마 스포츠 선수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실시해 온 협회는 현재까지 총 280회, 1만3267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의 자격검정 과정을 통과한 스포츠윤리교육 전문 강사들은 이르면 8월부터 프로스포츠 61개 구단의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구단 직원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스포츠윤리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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