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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스타 한 판 할래?"

1998년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된 직후 젊은 세대의 문화에 대혁명이 일어났다. 스타크래프트는 청년들과 직장인들을 당구장, 노래방, 오락실이 아닌 PC방으로 발길을 돌렸고, 각종 대회가 개최되면서 e스포츠라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했다.

특히 2004년 7월 스타리그 결승전이 열린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e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10만 관중이 운집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영원할 것 같았던 스타리그의 열기도 승부조작사건 등 여러 악재 속에 시들기 시작했고, 타 게임들이 서서히 그 자리를 채워갔다. e스포츠 탄생의 시초라는 큰 의미를 남긴 채 그렇게 스타크래프트의 역사가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출시 19주년을 맞아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탄생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본질적인 게임 구조를 최대한 보존한 가운데 4K UHD로의 그래픽 품질 향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해낸 것.

오는 8월15일 리마스터의 출시를 약 보름 앞두고 ‘e스포츠의 성지’ 광안리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됐다. 리마스터 런칭 이벤트 ‘GG투게더’가 열리면서 학생에서 이제는 직장인, ‘아재’가 된 수많은 팬들 뿐 아니라 19년 전에는 태어나지 않았던 어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시 한 번 수많은 인파가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살아있는 히드라’ 국기봉, ‘푸른 눈의 전사’ 기욤 패트리, ‘테란의 황제’ 임요환, ‘폭풍 저그’ 홍진호, ‘천재 테란’ 이윤열, ‘영웅’ 박정석, ‘헉명가’ 김택용, ‘폭군’ 이제동, ‘최종병기’ 이영호에 이르기까지 스타크래프트의 역사를 써내려온 수많은 전설적 프로게이머들이 자리를 빛내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최근까지도 타 게임의 현역 활동을 이어가거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끈을 놓지 않은 얼굴도 있었고, 이제는 방송인 등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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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탈바꿈한 전장으로 뛰어든 순간 9명의 레전드 모두 눈빛이 돌변하며 승부사의 기질을 보였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1세대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녹슨 실력’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국기봉-기욤 패트리의 첫 대결에서는 인구수가 막히거나 올드한 빌드 구사, APM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 일명 ‘컴퓨터식 성큰 콜로니 배치’ 및 ‘갈매기 뮤탈 컨트롤’ 등이 나와 웃음을 안겼다. 모처럼 스타크래프트를 다시 시작하게 될 유저들에게 공감을 안긴 가운데 두 선수가 나란히 1승1패를 주고받았다.

두 번째 매치는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라이벌로 군림해온 임요환-홍진호의 ‘임진록’이 펼쳐졌다. 국기봉-기욤 패트리와 비교해 충분한 연습량이 느껴진 경기로서 비록 기대를 모았던 임요환의 벙커링 전략은 나오지 않았지만 2004년의 향수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두 선수 역시 1승씩을 양분하며 영원한 라이벌 관계임을 재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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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열린 이윤열-박정석의 대결에서는 현역 시절 두 선수의 최고 강점이었던 물량전이 시종일관 이어져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1차전에서는 이윤열, 2차전에서는 박정석이 각각 승리를 가져갔다.

이 밖에 최근에도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기량을 꾸준히 유지해온 김택용, 이영호, 이제동은 정교한 컨트롤과 빠른 판단 등 가장 수준 높은 경기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3명의 선수가 각각 2경기씩을 소화한 가운데 이영호는 '리쌍록'을 승리로 이끈 것을 포함해 이번 행사 참가자 중 유일하게 2승을 따내며 최종 병기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처럼 오랜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9인의 레전드가 펼친 명승부를 통해 길게는 약 20년 전부터 시작된 소중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선수들 뿐 아니라 전용준 캐스터와 엄재경-김정민 해설위원의 친근한 중계 역시 향수를 자극하는데 한 몫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단지 과거의 추억을 끌어내기 위해서만 계획된 것은 아니다. 이제 한층 발전된 그래픽과 음향 효과 등 다양한 기능으로 재탄생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e스포츠계에 또 한 번의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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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7/31 01:03:17   수정시간 : 2017/07/31 01: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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