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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현존 최강의 스타크래프트 전설들이 리마스터에서도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다. 이 가운데 이영호는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2승을 챙기며 본인이 왜 ‘최종 병기’인지를 입증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8월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를 앞두고 30일 부산 광안리 특설경기장에서 리마스터 런칭 이벤트 ‘GG투게더’를 개최했다.

출시 19주년을 맞아 다시 탄생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게임 구조를 최대한 보존했지만 4K UHD로의 그래픽 품질 향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재해석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서는 추억의 프로게이머들이 총 출동해 수많은 팬들 앞에서 달라진 스타크래프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살아있는 히드라’ 국기봉, ‘푸른 눈의 전사’ 기욤 패트리, ‘테란의 황제’ 임요환, ‘폭풍 저그’ 홍진호, ‘천재 테란’ 이윤열, ‘영웅’ 박정석, ‘폭군’ 이제동, ‘택신’ 김택용, ‘최종병기’ 이영호에 이르기까지 총 9명의 레전드가 자리를 빛낸 가운데 국기봉-기욤 패트리, 임요환-홍진호, 이윤열-박정석 대결은 모두 1승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앞선 3번의 매치업이 현역에서 일찌감치 물러난 올드 프로게이머들의 대결이었다면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의 경우 활동 시기가 가장 최근이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기량을 연마해왔다는 점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3명의 선수가 총 2경기씩을 소화한 가운데 1차전은 김택용-이제동이 아이 오브 더 스톰 맵에서 격돌했다.

초반부터 질럿과 저글링의 세심한 컨트롤 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멀티 역시 빠른 타이밍에 가져가면서 점차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김택용 커세어를 통해 오버로드 3기를 한 번에 잡아내는 한편 질럿의 치고 빠지기를 통해 저글링의 숫자까지 줄여나가며 좋은 흐름을 움켜잡았다. 이제동도 9시 지역의 두 번째 멀티를 방어해냈지만 질럿에 아칸까지 가세한 프로토스의 지상 조합이 점점 강력함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제동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프로토스의 주력 병력과 정면 대결을 펼치는 듯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대규모 오버로드 드랍을 통해 김택용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제동이 병력을 쥐어짜내며 소모전을 펼친 반면 김택용은 침착하게 이제동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방어해냈고, 결국 이제동에게 GG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2차전에서는 김택용이 이날 참가자 중 유일한 2승 도전에 나섰지만 이영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영호는 상대의 모든 공격 루트를 사전에 예상해내는 꼼꼼한 수비로 흐름을 가져왔고 차근차근 멀티를 확장해나갔다. 또한 병력을 가득 채운 뒤 공방 2/2 유닛 업그레이드 타이밍에 맞춰 진출을 시도했다.

김택용 역시 하이 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으로 시즈 탱크를 다수 처리하는 성과를 얻어냈지만 소모전은 점점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할루시네이션 아비터 및 스태이시스 필드로 반전을 도모했으나 한 방 싸움에서 메카닉 유닛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이영호의 화력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지막 대결은 ‘임진록’만큼이나 높은 관심을 집중시킨 이영호-이제동의 ‘리쌍록’이 펼쳐졌다. 이영호는 이 대결에서 또 한 번 승리를 따내며 이번 이벤트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2승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이영호는 마린, 메딕 첫 번째 푸시가 뮤탈리스크, 저글링, 러커 조합에 막혔지만 드랍쉽을 통해 이제동의 멀티와 본진을 동시에 흔들었고, 이후 사이언스 베슬까지 갖춰 예상보다 손쉽게 승부를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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