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쿠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847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1105억원.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4)를 영입하기 위해 에버턴(이상 잉글랜드)에 지불한 이적료다. 단 한 명의 선수가 팀을 옮기는데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갔다.

비단 루카쿠 뿐만이 아니다. 27일 기준 올 여름 500억원 이상의 이적료가 발생한 선수는 알바로 모라타(25·첼시) 벤자민 멘디(23·맨체스터 시티) 등 13명이나 된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이하 맨시티)는 멘디 등 6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만 이미 3000억원을 넘게 썼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2000억원이 넘는 이적료가 거론되기 시작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안에 이적료 2억 유로(약 2608억원)가 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는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의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포그바 ⓒAFPBBNews = News1
막대한 자본 유입에 이적료 폭등… 1위는 포그바

선수 이적료의 폭등은 막대한 자본이 유럽축구계에 유입되면서 본격화됐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리 파리생제르망(PSG·프랑스) 구단주 등 세계적인 부호들이나 미국, 중국 기업 등이 구단 인수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경우 구단별 중계권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 자금적인 여유가 생겼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제한적인데, 자금력이 풍족해진 구단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이적료 폭등 현상이 일어났다. 어느덧 500억원 이상의 이적료가 오가는 일은 흔해졌고, 1000억원 안팎의 이적료 역시 익숙해졌다.

역대 이적료 상위 20위 가운데 15명이 2013년 이후에 이뤄진 것도, 지난 시즌 EPL 이적료 총액이 4년 연속 증가해 10억 파운드(약 1조4618억원)를 돌파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나이’라는 수식어의 주인공 역시 줄곧 바뀌었다.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가 9400만 유로(약 1226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맨유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지네딘 지단(45)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기록(7350만 유로·약 958억원)을 경신했다. 이후 2013년 가레스 베일(28·레알마드리드)이 1억 유로의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 폴 포그바(24·맨유)가 이적료 1억500만 유로(약 1369억원)라는 또 다른 새 역사를 썼다.

네이마르 ⓒAFPBBNews = News1
"2억 유로 이상의 선수, 곧 나온다"

최근에는 축구계를 크게 뒤흔드는 이적설까지 나왔다. PSG가 네이마르(25·바르셀로나) 영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인 네아마르의 이적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더 화제가 된 것은 PSG가 준비한 2억2000만 유로(약 287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였다.

역대 최고 이적료보다 2배 이상 많은 이 액수는 네이마르와 바르셀로나의 계약조건에 명시된 바이아웃(이적허용금액) 조항에서 비롯됐다. 만약 PSG가 이 금액을 지불하면, 바르셀로나와의 구단 간 이적료 협상 없이 바로 네이마르와 개인협상에 나설 수 있다. PSG의 구단주는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리 카타르 국왕으로, 개인자산만 수백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외신들에 따르면 AS모나코(프랑스)는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19)의 이적료로 1억9000만 유로(약 247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비슷한 선에서 이적료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이 역시 지난해 축구계를 들썩이게 했던 포그바의 이적료의 약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앞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3년 안에 이적료 2억 유로 이상의 선수가 나올 것"이라던 라파엘레 폴리 CIES 축구연구소장의 예측이 곧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CIES 축구연구소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스위스 뇌샤텔 대학교가 공동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네이마르를 비롯해 델레 알리(21) 해리 케인(23·이상 토트넘 홋스퍼)을 유력한 후보들로 꼽은 상태다.

손흥민 ⓒAFPBBNews = News1
한국선수 최고는 손흥민… 아시아에서도 1위

한국 선수의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은 손흥민(25·토트넘)이다. 지난 2015년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3000만 유로(약 391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했다.

이는 나카타 히데토시(40)의 아성을 15년 만에 넘어선 아시아 최고 기록이기도 했다. 나카타는 지난 2000년 2170만 유로(약 283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파르마에서 AS로마(이상 이탈리아)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15년간 아시아선수 이적료 1위 자리를 지켜오다, 손흥민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지난 2013년 레버쿠젠 이적 당시에도 함부르크SV(독일)에 1000만 유로(약 130억원)를 안겨준 바 있다. 이는 한국선수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한국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1위와 3위에 올라 있다.

2위는 권경원(25·톈진콴잔)이다. 전북현대에서 뛰다 알 아흘리(아랍에미리트)로 이적했던 그는 지난 1월 1050만 유로(약 137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톈진(중국)에 새 둥지를 틀면서 한국선수 이적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맨유로 이적할 당시 730만 유로(약 95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했던 박지성(36), 2012년 700만유로(약 91억원)를 통해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스완지시티(웨일즈)로 이적한 기성용(2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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