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로즈(29)가 모든 걸 내려놓고 승리를 택했다. 2016~17시즌 2130만 달러(약 238억원)의 시즌 샐러리를 받던 로즈는 다가오는 시즌 210만 달러(약 24억원)만 받기로 하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1년 계약을 합의했다.

이는 베테랑 미니멈, 즉 베테랑 년차로서 받을 수 있는 최소 금액이다. 2010~11시즌에 NBA 역사상 최연소 MVP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던 선수가 한창 때의 나이에 받는 처우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르브론 제임스의 동료로 로즈가 합류하게 됐다. ⓒAFPBBNews = News1
일단 다른 팀들과도 협상을 거쳤던 로즈였기에 충분히 더 많은 액수를 받을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대신 로즈는 최소 액수로 클리블랜드와 계약을 합의했다. 결국 로즈는 지금 시점에서 승리를 얻어내고, 승리에 도움이 되는 선수임을 입증하길 바라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로즈의 바람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지난 내력을 통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회복세를 보였던 로즈

2010~11시즌 MVP 수상 후 로즈는 내구성에 있어 큰 의구심을 받게 됐다. NBA에 입성했던 2008~09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만 해도 로즈는 총 6경기에 결장했다. 하지만 2011~12시즌에 43경기를 결장했고, 2012~13시즌은 전 경기 결장에 2013~14시즌엔 72경기를 빠졌다. 당시 로즈가 속해 있던 시카고 불스는 이 장기 공백들로 인해 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2011~12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당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숱한 경기를 결장했던 것보다 문제는 로즈가 예전의 그 로즈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기량 하락이 숫자 기록에 그대로 나타났다. 득점도 2013~14시즌 이후 평균 20득점을 넘긴 적이 없다.

하지만 뉴욕 닉스에 합류한 2016~17시즌에는 제법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4시즌 중 가장 많은 평균 출전시간(32.5분)을 기록하며 18득점 4.4어시스트 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율은 커리어 중 3번째로 높을 만큼 좋은 효율성을 보였다.

▶재발한 무릎 문제

기록상 꽤 회복세를 보였던 2016~17시즌이지만 마지막에 안 좋은 신호를 남겼다. 3월에 오른쪽 무릎 반월상판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이 부위는 2014~15시즌 2월에도 다쳐서 장기 결장을 초래했던 부위다.

장기 공백을 거치고 복귀한 뒤로 로즈는 시즌 전체에 영향을 미친 부상을 당하진 않았으나 이따금씩 잔부상을 당하곤 했다. 그리고 농구 선수에게 민감한 무릎 부위에 치명적 부상을 당했었기 때문에 출전 시간에 대해 계속된 관리를 해줘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합류한 클리블랜드에게 로즈가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클리블랜드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서 계속 활약했던 카이리 어빙이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 로즈의 주전 가능성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로즈가 꾸준하게 기여하지 못한다면 위험성이 높은 선택이다.

성공적 부활을 위해선 골밑 마무리에 있어 정확도를 더 높여야 한다. ⓒAFPBBNews = News1
▶망가져만 가는 3점슛

꾸준한 출전 가능성 외에도 최근 시즌들의 클리블랜드에 비춰보면 로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부문이 3점슛이다. 클리블랜드는 3점슛 활용에 있어 리그 상위권이었다.

2016~17시즌 클리블랜드는 경기 당 3점슛 시도에서 리그 2번째(33.9회)였을 뿐만 아니라 3점슛 정확도에서도 리그 2위(38.4%)였다. 즉 많이 던지면서도 잘 넣었던 팀이 클리블랜드다.

이랬던 클리블랜드에게 어빙은 큰 지분을 차지했다. 팀에서 3번째로 가장 많은 3점슛 시도(6.1회)를 하면서 40.1%라는 좋은 3점슛 정확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로즈에게서는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3시즌 로즈의 3점슛 정확도는 30%를 넘긴 적이 없다. 더욱이 바로 전 시즌에는 21.7%까지 떨어지며 완전한 바닥을 찍었다. 이정도면 안 던지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 숫자다.

대신 로즈는 미드레인지와 페인트 구역을 주로 공략했다. 다만 바스켓 바로 아래의 제한 구역 안에서 로즈는 리그 평균(61.1%)보다 떨어지는 결정력(54.7%)을 기록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클리블랜드의 공격 설계에 있어 고민이 생기는 지점이다.

▶부활에 대한 마지막 기회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뉴욕에서 나와 로즈는 다시 강팀에 합류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가장 높이 올라가본 플레이오프 무대인 동부지구 결승에서 자신을 가로막았던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팀이 됐다.

향후 어빙의 트레이드 상황이 어떻게 풀릴지에 따라 로즈의 지위는 결정될 것이다. 만약 로즈가 주전 가드가 된다면 이번 1년 소액 계약을 통해 다시 주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에 있던 환경과 달라진 만큼 충분히 부활의 가능성은 있다. 뉴욕에서 클리블랜드로 건너와 기여했던 JR 스미스와 이만 셤퍼트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내력으로 본다면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주전 가드 로즈는 불안한 상태다. 예전 보여줬던 기량에 조금 더 근접하길 바라야겠지만 30세에 가까워진 나이에서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클리블랜드가 로즈와 계약한 금액으로 본다면 남는 장사를 했다 볼 수도 있지만 최근 계속 이어진 우승 도전을 놓고 본다면 여기에서 멈춰선 안 된다는 뜻이다.

또한 로즈가 정규 주전이 되지 못하더라도 클리블랜드는 로즈의 활약이 필요하다. 워낙 가드 선수층이 얕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이 로즈가 백의종군, 와신상담을 거치며 부활할 기회가 될지, 아니면 이런 액수에 계약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판단될지에 따라 로즈 개인과 클리블랜드 팀 양측에게 큰 명운이 걸려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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