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드래프트 최대어 마르켈 펄츠를 뽑았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두 명의 30대 선수 영입을 알렸다. 슛 하나 만큼은 리그에서 최정상급인 가드 J.J. 레딕과 고졸 출신으로 리그에서 12년을 버텨온 베테랑 포워드 아미르 존슨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지난 시즌 만 나이 30세를 기준으로 하면 베테랑 가드 세르히오 로드리게스만이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60경기 이상을 뛴 유일한 30대 선수다. 이를 생각하면 필라델피아가 구단 운영의 노선을 어느 정도 바꿨음을 두 베테랑의 영입에서 알 수 있다.

이제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선수인 레딕. ⓒAFPBBNews = News1
▶레딕, 3점슛 강화를 위한 최고의 카드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3점슛 활용에 소극적인 팀은 결코 아니었다. 로버트 코빙턴, 닉 스타우스카스, 그리고 시즌 중 애틀랜타 호크스로 이적한 얼산 일야소바 등은 4개 이상의 3점슛을 매 경기 시도하는 선수들이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두 빅맨, 조엘 엠비드와 다리오 사리치도 3점슛 옵션이 있다.

그 결과 경기당 팀 3점슛 시도는 29.8개로 7위였고 그 중 10.1개의 3점슛이 매 경기 림으로 빨려 들어가며 이 부분에서는 리그 10위였다.

하지만 정확도에 있어서는 아쉬웠다.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30경기 이상 소화하고 경기당 3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한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여준 선수가 36.8%의 닉 스타우스카스였다. 그 외의 선수들도 30% 초중반의 성공률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그 결과 필라델피아의 팀 3점슛 성공률은 34%(25위)에 머물렀다. 이 정도 수치는 3점슛 시도 자체를 재고해 봐야할 정도의 효율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 손꼽히는 슛의 달인 중 하나인 레딕의 영입으로 이제 필라델피아는 3점슛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

레딕은 2015~16시즌 무려 47.5%의 3점슛 성공률을 보이며 리그에서 성공률 부분 1위에 올랐다. 지난 3시즌 동안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 중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성공시킨 3점슛도 3개 이상일 정도로 질과 양에서 모두 뛰어난 3점 슈터였다.

특히 레딕은 공을 많이 소유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라 캐치 앤 슛에 특화된 선수이기도 하다. 참고로 NBA.com에서 캐치 앤 슛으로 인정되는 득점은 골대와의 거리가 10피트 보다 더 먼 위치에서 공을 소유한 선수가 2초 이하로 공을 소유하고 있거나 드리블을 하지 않고 쏘는 모든 슛을 포함한다. 이 분야에서 2014~15시즌 8.0점, 2015~16시즌 7.9점, 2016~17시즌에는 6.9점을 캐치 앤 슛으로만 기록했다. 이는 각각 리그 3위, 3위, 8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레딕이 캐치 앤 슛에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물론 레딕의 3점슛 성공률은 LA 클리퍼스에서 4시즌에 더 좋았다. 이 기간 레딕은 리그 최정상급의 스크린 제공자인 디안드레 조던과 함께 뛰었고, 리그 최고의 패스 공급책인 크리스 폴과 함께 했다. 현재 필라델피아의 구성으로는 그 누구도 저 둘의 역할을 할 수 없기에 레딕의 위력이 감소할 여지 또한 있다.

그렇지만 조엘 엠비드, 벤 시몬스 같은 다재다능한 선수들과 아직은 키워볼만한 가드 TJ 맥코넬이 있고, 오히려 클리퍼스 시절에 비해 레딕에게 공격 시도를 몰아줄 여건은 더 좋은 것이 현재 필라델피아임을 감안하면 위력 감소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리그에서 13번째 시즌을 맞이할 베테랑 아미르 존슨. ⓒAFPBBNews = News1
▶보장된 건강과 경험을 보여줄 존슨

펄츠, 시몬스, 엠비드. 이 세 선수는 모두 대학을 1년만 다니고 온 선수들이다. 이는 NBA 사무국이 고졸 신인의 NBA 직행을 막은 상태이기에 많은 특급 재능들이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길이기도 하다.

베테랑 존슨은 고등학교만 졸업한 채 만 18세의 나이로 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위의 3인방처럼 특급 유망주로 리그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부터 리그 생활을 시작하는 선수들에게 존슨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존슨이 경기 외적인 것에서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전성기가 지난 선수는 결코 아니다. 존슨은 어느 정도의 림 보호 능력, 스크린 제공 능력도 가지고 있다. 두 가지 모두를 겸비한 선수가 엠비드를 제외하면 마땅치 않은 필라델피아에 존슨의 보강은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같이 영입된 레딕의 효율 극대화에도 존슨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거기에 시몬스, 엠비드, 그리고 자릴 오카포마저 건강을 100%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근 10년 가까이를 부상으로 인한 장기 결장 없이 소화한 존슨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든든한 보험 옵션이 될 수 있다.

레딕과 존슨은 1년 보장 계약에 2년차 계약은 팀 옵션이 걸려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J레딕은 CSN 필라델피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필라델피아에서 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하기도 했다. 결국 코어 3인방이 장기 부상의 늪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레딕과 존슨은 그들을 이끌어줄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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