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시즌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NBA 구단들 중 가장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팀은 휴스턴 로켓츠다.

우선 휴스턴은 6월말 LA 클리퍼스로부터 대형 스타 크리스 폴을 들여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또한 뉴욕 닉스로부터 카멜로 앤써니를 들여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진 못했지만 한창 협상 중에 있었고 아직 단념한 상황은 아니다. 17일에는 클리퍼스에서 뛰었던 룩 음바아무테와 계약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어시스트 왕끼리의 같은 팀 합류는 기대만큼의 우려도 낳고 있다.ⓒAFPBBNews = News1
이와 같은 움직임이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우승을 향한 움직임이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폴의 입단식에서 휴스턴의 농구 단장 대럴 모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1993~94시즌과 1994~95시즌 이후 구단의 3번째 우승을 이룰 기회로 바라봤다.

그렇다면 휴스턴의 우승 기대는 현실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까.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 휴스턴 자체에 붙는 몇몇 의문부호와 함께 리그에 이미 큰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볼 소유 시간이 많은 가드들끼리의 만남

폴의 트레이드 소식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의문은 제임스 하든과 폴의 궁합 문제였다. 현재까지 나온 경향으로 봤을 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의문 제기다.

전 시즌 평균 어시스트에서 리그 1위 하든(11.2개)과 4위 폴(9.2개)은 각자 비범한 공격 전개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코트 위에 존재하는 볼은 하나뿐이기 때문에 각자가 흡족해 하는 농구를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나올 수 있다.

전 시즌 경기 당 볼을 만진 횟수로 하든은 리그 2번째(99.2회), 폴은 8번째(86.2회)였다. 또한 경기 당 볼 소유 시간은 하든이 리그 2번째(8.9분), 폴이 7번째(7.2분)였다. 이처럼 볼 소유 횟수와 시간이 많은 두 선수가 같은 팀에서 뛸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답을 할 수 없다.

폴과 하든은 기자 회견에서 이런 의문에 대해 부정하며 서로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서로가 가진 재능과 영민함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고 승리에 대한 기대를 한껏 표출했다.

사실 이렇게 주도적 플레이 전개 활동을 하는 가드 두 명이 합쳐진 것 자체가 유별나다. 슈팅 가드 포지션의 하든이 어시스트 리그 1위에 올랐던 것 자체가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기도 했다.

만약 서로가 공격 전개의 합을 제대로 맞추면서 흡족할 만한 승리의 성과가 나온다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앞선 의문제기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앤써니 트레이드에 대해 붙는 의문

일단 트레이드 성사 가능성 자체가 현재는 미지의 상태다. 한 번 협상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의문은 설령 트레이드를 통해 앤써니가 들어온다 해도 전력에 도움이 될지 여부다.

우선 앤써니는 1984년생, 즉 33세로 제법 나이가 많다. 최근 2시즌의 득점 기록은 앤써니의 14년차 경력 중 첫 2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야투 정확도가 낮아짐과 동시에 출전시간도 전과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앤써니의 합류가 가능해진다면 휴스턴에게 플러스일까 마이너스일까. ⓒAFPBBNews = News1
공격 진영과 더불어 수비 때의 문제도 클 수 있다. 평소 수비에 대해 좋은 평판을 갖지 못한 앤써니에게 많아진 나이는 더욱 큰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주 포지션이었던 스몰 포워드 대신 파워 포워드로 꾸준히 나온다면 제법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 그리고 한 번 달아올랐을 때의 앤써니는 막기 힘든 공격수다.

그럼에도 결국 의문은 앞서 나왔던 문제로 회귀한다. 폴과 하든에 앤써니까지 같이 뛴다면 볼 소유에 대해 갈등이 나올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선수단 조합 역사

대부분의 NBA 강팀은 드래프트를 통해 비범한 스타 유망주를 얻어 성장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지난 우승팀들을 봐도 한 명의 대스타는 해당 팀이 선택한 신인으로 시작했다.

반면 휴스턴은 외인부대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 인원 중 전 시즌 평균 출전 시간에서 5위 안에 든 선수들은 모두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을 통해 다른 팀에서 넘어온 선수들이다. 출전시간 4위에 있던 베벌리도 떠난 현재 7위에 있던 클린트 카펠라만이 휴스턴이 뽑은 신인으로서 성장해온 선수다.

하지만 이런 조합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 2003~04시즌 우승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출전시간 4위에 있던 테이션 프린스를 제외하면 우승주역 모두가 외부에서 건너온 선수들이었다. 단 당시 디트로이트가 보여줬던 선수간의 결속력을 현재 휴스턴이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휴스턴이 뛰어넘어야 하는 큰 장벽

앞선 의문들이 모두 휴스턴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난다 해도 마냥 낙관적이지 못한 현실적 문제가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는 거대 괴물의 존재다.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3시즌 연속 리그 1위의 시즌 성적과 2번의 우승을 거둔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해냈다.

골든스테이트가 공수 양 진영 최고의 조화를 갖춘 반면 휴스턴은 여전히 수비 쪽 균형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 100포제션 당 득점에서 리그 1위 골든스테이트(113.2)에 이어 휴스턴(111.8)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100포제션 당 실점에서는 골든스테이트가 2위(101.1)라는 좋은 균형을 보여준 반면 휴스턴은 18위(106.4)로 기우뚱했다.

물론 이번에 들어온 폴이 훌륭한 수비 능력의 포인트 가드지만 전에 있던 패트릭 베벌리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던 만큼 팀 차원에서는 가시적 수비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여느 시즌이라면 휴스턴이 이름값으로 리그 최고의 팀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아니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는 실적으로 보여준 바가 있지만 휴스턴은 아직 이름값 외엔 보여준 것이 없다. 골든스테이트가 만들어 놓은 드높은 우승 기준치에 대해 휴스턴이 얼마만큼 부응할 수 있을지 이번 여름과 다가오는 시즌의 가장 큰 화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