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제 정말 권아솔만 남았다. 16강전에서 한국 선수 3명이 모두 패하면서 남은건 ‘최종 보스’인 권아솔밖에 없다. 8강 대진표는 모두 외국 선수로 꾸려진 상황에서 과연 권아솔이 챔피언으로서의 위용을 지킬 수 있을지와 함께 높은 수준의 16강전을 보며 권아솔이 이길 수 있을지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1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로드FC 040대회가 열렸다. 로드FC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라이트급 100만 토너먼트도 함께 열린 이번 대회에서 16강전 8경기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 3명을 포함해 총 9개국(한국, 중국, 필리핀, 러시아, 미국, 튀니지, 브라질, 몽골, 일본)의 선수들이 펼친 16강전에서 한국 격투기계는 3명의 파이터(강창현, 박대성, 남의철)가 모두 패하며 충격을 받았다.

특히 로드FC 라이트급 전 챔피언 출신이자 UFC까지 뛰었던 남의철이 브라질의 톰 산토스와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7초만에 패한 것은 가장 큰 충격을 안기면서 화제가 된 경기이기도 했다.

단순히 톰 산토스 뿐만 아니라 8강에 진출한 선수들은 놀라운 수준의 실력을 선보였다. 괜히 각 나라와 대륙의 지역예선을 거친 우승자가 아님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브라질과 몽골은 2명, 중국과 일본, 러시아, 튀니지가 각각 1명씩 100만불 토너먼트 8강에 진출시켰고 8강과 4강, 결승을 거쳐 최종 우승자는 현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인 권아솔과 100만불을 놓고 단판승부를 펼친다.

초점은 과연 권아솔이 로드FC와 한국 격투기계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느냐다. 이미 한국은 8강에 아무도 올리지 못하면서 자존심이 구겨졌고 로드FC 역시 그래도 한국 대회사로서 한국선수가 없어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종 결승인 권아솔과 토너먼트 우승자의 대결에서 권아솔이 한국 격투기계와 로드FC의 체면을 살려줘야 하는 것이다.

과연 권아솔이 실력적인 면에서 이 쟁쟁한 8강 진출자들을 꺾을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열린 사사키 신지와의 챔피언 방어전에서 보여준 권아솔의 실력은 모두가 인정할 만 했다. 하지만 권아솔은 이후 경기 없이 결혼 등으로 다소 격투기와 떨어져 있었다. 훈련을 지속적으로 했다 할지라도 빨라도 올해말이나 열릴 최종 결승전은 거의 1년만의 경기이기에 권아솔이 제 실력을 보일지 의문이다.

물론 권아솔은 15일 대회 후 “한국 선수들이 다 지면서 외국 선수들이 연승하다가 내가 마지막에 이기는 그림이었다. 어차피 내가 챔피언이기도 하고, 한국의 대표 파이터는 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챔피언전까지 치렀던 일본의 사사키 신지가 몽골 선수에게 너무나도 쉽게 패하는 모습 등을 볼 때 8강 진출자들의 면면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권아솔이 과연 로드FC는 물론 한국 격투기계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을까. 또한 정말 챔피언 다운 경기력과 실력으로 왜 100만불 토너먼트 대회의 공식 명칭이 ‘로드 투 아솔’인지를 증명할 수 있을까. 16강전만 봤는데도 놀라운 선수들의 실력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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