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예상 외의 트레이드 한 건이 발생했다.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두 팀은 보스턴 셀틱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다.

보스턴은 가드 에이버리 브래들리와 2019년 2라운드 지명권을 디트로이트로 넘기며 포워드 마커스 모리스를 받아왔다. 보스턴이 고든 헤이워드를 영입한 상태에서 다음 시즌 FA로 나올 브래들리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보스턴 팬들 입장에서는 분명 아쉬운 트레이드였다.

물론 보스턴은 마커스 모리스 영입으로 팀의 포워드 구성을 더욱 탄탄히 했고 헤이워드 이적으로 입지가 애매해진 재 크라우더 정리 작업에 있어서도 급할 이유가 없어지긴 했다. 하지만 마커스 스마트와 함께 팀의 에이스 아이재이아 토마스의 백코트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브래들리를 이적시킨 것의 대가로 모리스는 100% 만족할 카드는 분명 아니다.

반면 디트로이트 입장에서는 브래들리를 영입하며 슈팅 가드 포지션 강화에 성공했다. 브래들리는 2016-17시즌 55경기 출전에 그치긴 했지만 1990년생으로 아직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다. 이전 두 시즌에는 모두 76경기 이상 출전했으며 두 차례 올 NBA 수비팀에 선정된 바 있다.

디트로이트는 브래들리 영입을 통해 FA 자격을 얻었던 한 선수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다. 바로 켄타비어스 칼드웰-포프가 그 주인공이다.

칼드웰-포프는 이번에 영입된 브래들리와 마찬가지로 수비에서 분명한 강점을 보이는 가드다. 4년의 NBA 경력 동안 총 314경기를 출전할 정도로 큰 부상이 없었고, 30분 이상의 출전시간도 꾸준히 보장 받을 만큼 팀의 핵심 중에 한 명이었다.

에이버리 브래들리 트레이드 후 자리가 없어진 칼드웰-포프. ⓒAFPBBNews = News1
결국 12일 칼드웰-포프는 LA 레이커스 행이 확정됐다. 1년 1800만 달러(약 204억300만 원)의 계약으로 이적했는데 FA 시장이 열리기 전의 예상들에 비하면 분명 아쉬운 계약이었다. 내년 샐러리캡이 또 다시 오를 것을 예상하고 맺은 단년 계약의 성격이 강했다.

이로 인해 닉 영을 떠나보냈던 레이커스는 영과는 다른 유형의 가드를 보강하며 주전 슈팅 가드 자리를 채우는데 성공했다. 프론트코트와 백코트 가릴 것 없이 수비에 고질적인 약점을 보이던 레이커스에 수비 강점을 보이는 칼드웰-포프를 영입하며 적어도 백코트 수비에서의 약점을 줄일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2016~17시즌 레이커스는 상대 팀의 야투 성공률이 48.3%로 리그에서 제일 안 좋은 팀이었고, 3점슛 허용률도 37%로 뒤에서 5번째, 평균 실점도 111.5점으로 뒤에서 3번째였다.

평균 110점 이상을 허용한 팀은 총 4개 팀이었는데 그 중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팀은 없었다. 사실 그 중 3개 팀은 최하위 레이스를 끝까지 하던 피닉스 선즈, 브루클린 네츠, 그리고 레이커스였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였다. 나머지 한 팀은 러셀 웨스트브룩에게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를 헌납했던 덴버 너게츠였다.

시즌 중반 이적한 루 윌리엄스, 닉 영, 조던 클락슨, 디안젤로 러셀로 이뤄진 2016~17시즌의 가드 로테이션에서 수비에 강점이 있던 선수는 없었다. 그리고 러셀을 포기하고 대신 팀의 미래 핵심으로 낙점된 론조 볼 역시 서머 리그에서도 다재다능함을 뽐내는 중이지만 수비에서는 한계가 있는 선수다.

이번 서머리그에서 활약중인 론조 볼. ⓒAFPBBNews = News1
하지만 칼드웰-포프는 다르다. 3년 연속으로 1개 이상의 스틸을 기록하는 선수이면서도 스틸을 위한 무리한 수비를 하지 않는다. 거기에 이미 레지 잭슨, 이시 스미스, 디트로이트 시절의 브랜든 제닝스처럼 좋은 수비와는 거리가 있는 1번들과 함께 뛰며 그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경험도 충분한 선수다.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는 서머리그의 론조 볼, 20득점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센터 로빈 로페즈에 칼드웰-포프까지 30분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진 가운데 루크 월튼 감독이 지난 시즌처럼 30분 이상 출전시간을 단 한 명도 만들지 않는 극단적인 로테이션 농구를 할 확률이 조금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레이커스는 내년 시즌 유력한 꼴찌 후보이긴 하다. 과연 팀에 부족한 면을 채워줄 칼드웰-포프를 영입한 레이커스가 이러한 예상을 뒤엎을 지 지켜봐도 좋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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