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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타고투저 경향을 보였던 KBO리그.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KBO리그는 올 시즌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6월에 접어들면서 타고투저의 경향이 조금씩 머리를 들고 있다. 혹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이 시즌 초에 비해 좁아진 것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과연 옳은 지적일까.

2017시즌 KBO리그 전반기는 오는 13일 일정을 끝으로 마감했다. 숨 가쁘게 전반기를 달려온 프로야구 10개 구단들은 잠시나마 짧은 휴식을 즐겼다.

  • 지난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 SK간의 경기에서 KIA 타선이 5회에만 12득점에 성공한 모습.스포츠코리아 제공
후반기를 앞두고 있지만 전반기만 놓고 본다면 KBO리그는 올시즌에도 역시 `타자 친화적 리그'였다.

KBO리그는 `타자친화적 리그'라는 굴레를 벗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올시즌을 앞두고는 스트라이크존을 개편하기에 이르렀다. 리그 개막 직전인 지난 3월에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개편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한국 대표팀이 1승2패로 1차 라운드에서 탈락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스트라이크존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말미암아 극심한 타고투저의 리그가 만들어져 이른바 ‘우물 안 개구리’가 대거 양산됐다는 것이다.

국제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스트라이크존의 개선 요구가 빗발치자 결국 KBO가 나섰다. 김풍기 KBO 심판위원장은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과거보다 존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해도 무방했다.

실제로 심판위원들은 올시즌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각 팀의 투수들은 물론 야수들까지도 스트라이크 존이 과거보다는 확실히 넓어졌음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는 프로 감독들도 인정하는 부분.

과거보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적어도 5월까지는 타고투저의 흐름을 저지하는데 한 몫을 담당하는 듯했다.

지난해 4~5월 리그 평균 타율은 2할8푼5리, 팀 홈런은 477개였다. 하지만 올시즌 같은 기간 리그 평균 타율은 2할7푼7리, 팀 홈런은 442개였다. 분명 지난해와는 달랐다.

하지만 6월 들어 KBO리그는 또다시 타고투저의 경향으로 돌아서는 중이다. 올시즌 6월 이후 10일 현재 리그 평균 타율은 정확히 3할, 홈런은 383개가 나왔다. 장타율은 4할7푼3리, 출루율은 3할6푼9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리그 평균 타율은 2할9푼2리였고, 홈런은 338개가 터져 나왔다. 1년 새 오히려 리그 평균 타율은 물론 홈런마저 늘었다. 장타율(0.444), 출루율(0.363)마저 지난해 보다 상승했다. 이 정도면 회귀를 넘어 타고투저의 경향이 더욱 심화된 양상이다.

다시 고개를 든 타고투저의 원인으로 시즌 초와는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을 지목하고 나섰다. 시즌 초 넓어졌던 스트라이크존이 도로 좁아졌고 다시 타자들에게 유리한 리그 분위기가 잡혔다는 주장인데, 정말 스트라이크 존은 시즌 초에 비해 좁아진 것일까.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시즌 초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신 타고투저로의 회귀현상은 야수들이 변화된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에는 당연히 야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야수들도 2개월 가까이 경기를 뛰며 새로운 존이 눈에 익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풍기 위원장은 예시까지 들어가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높은 공을 노리는 타자들의 선택이 잘 맞아 떨어져가고 있다는 것. 그는 “올시즌 들어 높은 공에 상대적으로 후한 판정을 내리고 있는데, 타자들이 최근 들어 이를 눈치 채고 높은 공에 방망이를 힘껏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지난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 SK간의 경기에서 KIA선수단이 5회에만 12득점을 올린 뒤 즐거워 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코리아 제공
투수들의 체력 저하도 타고투저의 경향을 심화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김풍기 위원장의 설명. 그는 “심판들에게 물어보면 투수들이 시즌 초에 비해 힘이 떨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높은 공을 힘없이 던지면 버텨내기 힘들다. 전체 홈런이 전년 대비 50개 가까이 늘어난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시즌 초에는 야수들은 물론 심판들도 처음 적용하는 존이라,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존이 자리가 잡히면서, 일종의 가지치기가 된 셈이다. 가지를 쳤다고 해서 나뭇가지 전체가 잘려나가는 것이 아니지 않나. 현장에서도 새 스트라이크존이 매끈하게 다듬어지는 기간이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해 심판진 전원은 타고투저의 경향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지닌 사람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각 구단 투수들은 물론 타자들도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10개 구단의 감독들은 전반적으로 시즌 초는 물론 현재까지도 스트라이크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을 낸 일부 감독들도 존재했다.

현장에서 구단별로 수많은 관계자들을 만나고 경기를 봐왔던 이병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시즌 초 스트라이크 존을 넓힌다고 했을 때, 나는 시행착오에서 발생하는 잡음들을 심판들이 견뎌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올시즌 수많은 선수과 지도자들도 스트라이크 판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선수들의 하소연을 많이 들어봤다. 심판도 사람이 아닌가. 각종 항의에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레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콜을 주저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존이 좁아진 것으로 봐야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스트라이크 존이 타고투저의 근본 원인으로 여겨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트라이크존은 최근 타고투저로 회귀하게 된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 오히려 그는 타자들이 기량은 물론 수싸움에서도 투수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 주요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요즘 타자들은 유인구에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선구안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것이다. 여기에 장타력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문제는 투수들이 이를 알고, 빠른 공과 변화구를 섞어가야 하는데 장타가 두려워 변화구 승부를 고집하고 있다. 변화구도 빠른공을 보여줘야 효율이 높아진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투수가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체력에서도 투수가 타자에 밀린다.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투수들에 비해 휴식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힘들면 한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투수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매년 여름은 투수보다 타자들이 유리한 계절이다. 수싸움은 물론 체력에서도 타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6,7월 타고투저의 경향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타고투저가 심화되는 경향은 심히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 지난 6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2이닝 14실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단일 선발 투수 1경기 최다 실점 단독 1위가 된 삼성의 외국인 투수 페트릭. 스포츠코리아 제공
과거 프로 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던 K 전 감독은 타고투저의 원인으로 스트라이크존의 넓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대형 투수의 부재를 안타까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즌 초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이 줄어들었다 할지라도 이미 과거 보다 넓어진 상태로 투수들이 기량이 부족해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준수한 기량을 가진 투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타고투저를 완화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유소년 시절부터 변화구가 아닌 직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야구 교육 문화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구 구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제구력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화구만 고집하는 투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 투수들은 ‘변화구만 던지면 볼넷은 주더라도 장타는 맞지 않는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아주 잘 못된 생각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유소년 시절부터 `손장난'의 재미에 푹 빠져 빠른 공을 던지는 방법을 아예 모르고, 또 과도한 변화구 사용으로 인한 팔꿈치 부상으로 더 이상 빠른 공을 던질 수 없는 투수에게 뒤늦게 빠른 공을 던지라고 지시할 수도 없다.

그는 "타자들이 변화구에 속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구만 고집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더 늦기 전에 직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유소년 시절에는 변화구 사용을 규정으로라도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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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7/16 05: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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