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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열심히 투어를 다니고 있는데, 팬들의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웬지 억지 춘향 느낌도 스멀스멀 나고 있다.

격투기 역사상 최고의 이슈메이커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세 번째 프로모션 투어가 끝났다.

두 선수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를 거쳐 1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주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카메라와 팬 앞에 섰다.

오는 8월 27일 미국 라스베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두 선수는 슈퍼웰터급(69.85kg) 12라운드 복싱 경기를 치른다.

두 선수는 현재 3개국 4개 도시(로스앤젤레스·토론토·뉴욕·런던)를 도는 프로모션 투어 중이다. 최대한 흥행 열기를 끌어 모아서 현장티켓과 PPV(유료시청 서비스)를 조금이라도 더 팔겠다는 심산이다.

이미 두 번의 프로모션 투어를 통해 두 선수의 설전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열심히 투어를 다니고 있지만, 점점 식상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자극적인 발언을 꺼내며 흥미를 돋구려 했지만, 보는 팬들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특히나 인종차별적 발언이 두 선수의 입에서 연달아 쏟아졌다.

맥그리거는 "내가 흑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혹시 알고 있나? 나도 절반은 흑인이다. 배 아래의 하반신은 흑인이다. 나의 아름다운 흑인 여성 팬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엉덩이를 흔들기도 했다.

메이웨더 역시 "겁쟁이의 냄새가 여기서 난다. 이 겁쟁이는 한번 포기했고, 두 번 포기했다. 그런데 세 번이나 졌지"라고 말하며 바닥을 두드리며 기권을 선언하는 탭아웃 자세를 보여주며 맥그리거의 신경을 자극했다. 맥그리거가 23번의 격투기 전적에서 3번 서브미션으로 패한 것을 조롱한 발언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무패 복서'라는 것을 강조한 메이웨더는 특유의 돈자랑을 다시 시전, 가방에서 1달러 지폐를 꺼내 뿌렸다. 돈다발이 하늘에서 살랑살랑 내려왔지만, 관객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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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반응도 차가웠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두 사람은 로스앤젤레스와 토론토에서 써먹었던 소재를 또다시 우려먹었다"라며 "오늘 투어를 지켜본 모든 사람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두 사람이 이날 보여준 저급한 모습들로 인해 앞서 로스앤젤레스, 토론토 투어로 얻었던 팬들을 모두 잃어야 했다"라며 냉정하게 이야기 하기도 했다.

두 선수가 이렇게 프로모션을 통해 홍보를 하는 이유는 역시나 수입이 이유다. 일단 두 선수가 대결을 한다는 그 자체 만으로 격투기 최고의 이슈거리다.

미국 AP통신은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이 열리는 T-모바일 아레나 입장권은 최소 500달러(57만원)부터 최대 1만 달러(1146만원)이다"라며 "하지만 500달러 좌석은 그리 많지 않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집에서 TV로 이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유료시청 서비스의 가격 역시 89.95달러(약 10만원)에 이른다. 말 그대로 돈을 위한 돈에 의한 돈의 경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메이웨더는 작년 파퀴아오와의 대결에서도 전 세계의 최고 빅매치라는 떠들썩한 매치업을 홍보하며 시선을 끌었지만, 결과는 지루하고 지루했던 돈 나눠먹기 경기에 지나지 않았다.

복싱룰로 붙는다는 것도 하나의 흥미거리지만, 동시에 맥이 빠지는 요소다. 맥그리거는 지난 2016년에 프로 복서 면허를 취득했다. 이번 경기가 복서 데뷔전인데, 12라운드를 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나이 차이는 10살이 넘는다. 맥그리거는 젊음이 무기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이미 두 선수는 매치업을 성사 시켰다는 것 자체로 승자가 됐다. 심지어 두 선수의 이번 대결 대전료가 각각 1억 달러(약 1135억원)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돈을 벌 수 있을만큼 벌었다. 승패를 궁금해 하는 것은 제3자 뿐이다. 시청자들, 그리고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서 지켜보는 관람객들은 기대만큼 흥미있는 대결이 나오기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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