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가 열리기 전인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위저즈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한 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뉴올리언스가 가드 팀 프레이저를 내주며 워싱턴의 52번픽을 가져온 것이다. 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대형 딜은 아니었지만 백업 포인트가드 문제로 항상 고민하던 워싱턴으로서는 꽤 쏠쏠한 거래를 만들어냈다.

워싱턴은 2016~17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까지 존 월의 뒤를 받쳐주는 백업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트레이 버크, 브랜든 제닝스 등이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잔여계약 기간 1년에 금액도 200만달러 정도로 샐러리캡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이저 영입으로 숨통을 돌리게 됐다.

워싱턴의 새로운 백업 포인트가드 팀 프레이저. ⓒAFPBBNews = News1
사실 제닝스는 프레이저에 비해 이름값에서는 훨씬 위인 선수다. 다만 2014~15시즌 디트로이트의 주전 가드로 활약하던 중 아킬레스 부상을 당했고, 이후 영입된 레지 잭슨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신인 시절 한 경기 55점을 넣을 정도로 폭발력을 가진 선수답게 제닝스는 많은 공을 소유하며 스스로 득점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큰 부상을 당한 후인 최근 두 시즌간은 자신의 공격비중을 줄이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워싱턴 이적 후에는 득점, 리딩, 수비 그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쉬웠던 제닝스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로 워싱턴이 선택한 팀 프레이저는 2015~16시즌 뉴올리언스와 함께했던 16경기에서 식스맨으로 경기당 29.1분을 소화하며 13.1점 4.4리바운드 7.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 기세를 2016~17시즌 초반까지도 이어갔다. 시즌 초반 부인의 암 투병으로 인해 복귀 시기가 미정이던 가드 즈루 홀리데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던 타이릭 에반스 등의 공백이 무색해지는 활약을 보여줬다.

2016년 12월까지의 32경기에서는 평균 28.9분을 소화하며 10.3점 3.4리바운드 6.9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했고 트리플 더블도 1회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12월15일 타이릭 에반스의 복귀 후 주력 로테이션에서 제외돼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2라운드 52번의 픽으로 위의 프레이저만큼의 기록을 내줄만한 선수를 지명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도 낮은 일이다.

물론 그 이후 드마커스 커즌스 트레이드로 타이릭 에반스, 랭스턴 갤로웨이, 버디 힐드 등의 다른 가드 자원들이 나가며 다시 출전하기 시작했지만 1월부터 시즌을 마칠 때까지는 18.2분 출전 4.1점 3.5어시스트에 그쳤다. 이러한 점 때문에 워싱턴이 2라운드 후반 픽으로 프레이저를 영입할 수 있던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출전 시간을 되찾았음에도 프레이저의 활약이 시즌 초보다 못했던 데에는 바로 커즌스의 영향이 매우 컸다. 새크라멘토 시절부터 빅맨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운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여줬던 커즌스는 가진 재능만큼 공 소유도 많이 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홀리데이와만 같이 활약하던 시즌 초와는 달리 커즌스 합류 이후의 프레이저는 아예 공 소유조차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다재다능한 빅맨 드마커스 커즌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존 월과 브래들리 빌을 제외하면 워싱턴의 주전 멤버인 마키프 모리스와 오토 포터 주니어는 모두 공을 운반할 일이 없는 전형적인 3번 혹은 4번의 선수들이다. 보얀 보그다노비치, 켈리 우브레 주니어 역시 각각 3점과 허슬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일 뿐 보조 리딩이 가능한 포워드라고는 볼 수 없다. 센터인 마신 고탓은 보조 리딩에 관해서는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즉, 존 월과 브래들리 빌의 백코트 듀오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워싱턴은 프레이저에게 공격 조립의 전반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가진 패싱 센스는 빛을 발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프레이저가 새 환경에 정착만 하게 된다면 워싱턴의 프레이저 선택은 대성공이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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