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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풍전등화의 한국 축구를 이끌 새로운 수장이 필요해졌다. 축구협회 안팎에서는 후임으로 허정무(62) 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강력히 떠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동반 사퇴 후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새로운 기술위원장이 선임되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감독이 뽑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계 분위기나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사퇴하며 남긴 ‘내국인 감독, 월드컵 최종 예선을 경험해본 감독’이라는 조건에 부합하는 현실적 인물은 허정무 부총재로 여겨지고 있다.

한 축구인은 “사실상 허정무 감독이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분위기”라고 전했고 허 부총재 역시 언론을 통해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제의가 온다면 한국축구를 위해 거절해서는 안된다”며 기꺼이 맡을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처럼 한 인물로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왜 선뜻 발표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빨리 결정짓지 못한다면 괜한 뒷말이나 더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감독에게 가뜩이나 바쁜 시간을 뺏는 것이 되는데도 속사정은 복잡하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허정무로 모아지는 이유

현재 국가대표팀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 2위(4승1무3패)로 남은 이란과의 홈경기(8월 3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9월 5일)를 통해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 난다.

2위까지 월드컵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데 3위 우즈베키스탄과 고작 승점 1점차로 남은 2경기에서 부진하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뜻 대표팀 감독을 하겠다는 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잘하면 영웅이지만 못하면 역적이 된다. 준비기간은 지금부터 해도 두 달이 채 되지 않는다. 결코 쉽지 않다.

이럴 때 허 부총재가 맨 먼저 대두됐다. 한 축구인은 “이런 상황에서 나서기란 쉽지 않은데 수락 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사명감이 크다는 것으로 봐야한다. 절실하고 사명감 있는 이가 대표팀 감독을 해야한다”며 허정무 부총재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베테랑이 나서야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되어 있다. 최용수, 신태용 등 젊은 감독도 있지만 지나친 부담감을 주지 말자는 여론이다. 이미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홍명보라는 인재에게 고작 1년의 시간만 주고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던 경험이 있는 축구협회로서는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다.

허정무 부총재가 무려 1993년부터 약 20년 넘게 감독을 해왔고 한국축구사의 위대한 업적인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2010)’을 해낸 것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뚜렷하게 존재한다.

▶2014 브라질 책임론과 ‘무정무’에 대한 부정적 여론

그러나 그만큼 부정적인 여론도 비등하다. 주로 축구계나 대한축구협회를 제외한 팬들의 분위기다. 협회가 허정무 감독 선임을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여론은 허정무 부총재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단장으로 재임해 처절한 실패를 맛본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다시 감독으로 돌아오는 것에 큰 거부감을 드러낸다.

실제로 당시 허정무 단장은 홍명보 감독과 함께 감독-단장의 역할 이상으로 대표팀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대표팀은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을 남기며 귀국과 동시에 엿세례를 받기도 했다.

과정과 결과 모든 면에서 큰 문제가 드러냈던 2014년의 책임이 있는 이가 곧바로 다음 월드컵 감독으로 돌아온다면 지난 과거의 책임을 누가 지느냐에 대한 비판을 대한축구협회가 피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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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축구'에 대한 반감도 발목을 잡는다. 허정무 부총재는 클럽팀 감독 시절 전무후무한 ‘FA컵 우승 3회’라는 업적을 달성했지만 지나치게 수비적이고 지루한 축구, 그리고 무승부가 많은 축구로 축구팬들의 반발을 샀다.

‘무정무’라고 불릴 정도로 무승부가 많은 축구스타일과 함께 마지막 클럽이었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는 재임 내내 부진한 경기력과 성적(2010년 11위→2011년 13위→2012년 14위 때 사퇴)만 보이다 사임한 바 있다.

이처럼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책임론과 허정무 부총재 개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겹쳐지면서 여론은 허정무 부총재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는 상상외로 크다.

▶결국 허정무 대세론 따를까?

축구계에서는 허정무 부총재에게 쏠리고 있는데 여론이 좋지 못하다보니 발표는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 그래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최대한 빨리 기술위원장을 임명하고 감독 선임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7월 안에는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여론을 주시하는 것은 물론 향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축구협회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변화가 없다면 허정무 대세론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에서 100% 만족할 수 있는 감독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어떤 감독이 오든 반대여론을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비판의 정도가 좀 더 크냐, 적으냐의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록 여론은 좋지 못하다할지라도 가장 안전한 카드가 될 수 있는 허정무 감독 선임이 유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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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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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6/25 07: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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