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시즌 NBA는 파이널 5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129-120 승리로 마무리됐다. 3년 연속 같은 대진이면서 양 팀이 처음으로 주요 선수의 부상 이탈 없이 마친 이번 파이널은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골든스테이트는 여러 선수들의 활약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지난 두 번의 파이널보다도 나은 모습을 보여줬던 스테판 커리, 공격에서는 기복이 있었지만 수비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클레이 탐슨, 수비의 핵인 드레이먼드 그린, 벤치의 핵인 숀 리빙스턴, 데이비드 웨스트, 안드레 이궈달라 등이 저마다 제 몫을 다해줬다.

특히 케빈 듀란트는 5차전까지 모두 30점 이상을 기록하며 우승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결국 파이널 MVP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가 1차전부터 5차전까지 모두 고군분투했지만 또 다른 주포인 카이리 어빙이 1, 2차전에서 40%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이는 등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린 모습을 보였다. 케빈 러브는 효율적인 필드골 성공률을 보여줬던 2차전과 4차전에는 리바운드가 아쉬웠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나머지 3경기에서는 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러브는 1차전에서는 30.8%, 3차전에서는 11.1% 그리고 마지막 경기였던 5차전에서는 25.0% 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였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에서 슛으로 케빈 러브 이상으로 팬들의 답답함을 자아냈던 선수가 있다. 바로 시즌 중반 클리블랜드의 야심찬 영입작이었던 데런 윌리엄스가 그 주인공이다.

파이널에서 아쉬웠던 데런 윌리엄스. ⓒAFPBBNews = News1
▶큰 기대를 받고 클리블랜드에 입성한 윌리엄스

사실 윌리엄스의 영입은 클리블랜드 팬 대다수를 미소 짓게 만든 영입이었다. 카일 코버 영입 후인 1월 중순부터 제임스, 어빙의 부담을 덜어줄 ‘플레이메이커’ 유형의 선수 영입을 선수단이나 팬 모두가 이야기했지만 기존 주력 선수들을 유지하면서 ‘플레이메이커’ 유형의 선수를 찾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가량 동안에 해당 유형의 선수를 찾지 못하던 클리블랜드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바로 윌리엄스의 웨이버 소식이다.

윌리엄스는 댈러스에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결장 경기가 있었고 전성기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였지만 평균 29.3분을 소화하며 13.1점 6.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대가를 치르지 않고 영입할 수 있는 영입카드로는 최상급의 선수였다.

이미 베테랑 가드 자원들인 JJ 바레아와 데빈 해리스가 있는 상황에서 요기 페럴의 등장, 세스 커리의 발전이 동시에 나타나던 댈러스는 당시만 해도 플레이오프 8번 시드를 충분히 노려볼만한 입장이었지만 윌리엄스를 과감히 포기했다.

클리블랜드 합류 직후의 데런 윌리엄스. ⓒAFPBBNews = News1
▶비교적 괜찮았던 컨퍼런스 결승까지의 모습

클리블랜드로 둥지를 옮긴 직후 윌리엄스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물론 주전이 아닌 벤치에서 출격하기 시작하며 출전 시간이 약 9분 가량 줄었고, AST%가 댈러스에서의 40.1%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25.9%, USG% 역시 23.7%에서 18.1%로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임스, 어빙과 함께 출전하면서 이들의 리딩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15.5분, 2라운드에서는 16.5분, 컨퍼런스 결승에서는 14.6분을 나오며 정규시즌에서보다도 더 역할이 줄긴 했지만 주전 위주로 로테이션 운영을 하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주력 로테이션에 합류하며 나름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다. 단 두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50% 이상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여줬고, 어시스트도 쏠쏠히 기록하는 등 백업 가드로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파이널에서의 부진

하지만 파이널에 들어온 이후 윌리엄스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1차전 4개, 2차전 5개, 3차전 2개의 슛을 시도했으나 단 한 번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3쿼터까지 앞서가는 경기를 했던 3차전에서는 단 4분 출전에 그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나마 슛이 들어간 4차전에선 팀이 이겼지만 마지막 경기인 5차전에서도 윌리엄스는 단 하나의 슛도 림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특히 88-93으로 팀이 뒤져 있던 3쿼터 2분 23초에 림을 들어갔다 나온 그의 3점슛은 두고두고 아쉬울 장면이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라도 보여줬으면 그의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은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파이널 5경기 동안 총 어시스트는 6개에 그쳤고 턴오버는 5개를 기록한 모습은 윌리엄스를 플레이메이커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우승에 실패했고 다음 시즌을 또 다시 도전자 입장에서 준비하게 됐다. 그 잘못이 전부 윌리엄스만의 탓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윌리엄스가 파이널에서 보여준 모습이 기대 이하였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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