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2016~17시즌의 모든 경기 일정이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파이널 5차전 승리로 끝났다. 비록 1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 신기록에는 닿지 못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 4승1패를 통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줬다.

올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는 역대 가장 강력한 선수 구성을 가진 NBA팀 논의에 들어갈 만한 선수 명단을 갖고 있다. 또 한편으로 대단한 것은 이런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어떤 불협화음의 신호가 언론으로든 실제 경기 모습으로든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최근 시즌들의 골든스테이트 구단의 분위기를 통해 보면 이런 우려는 기우였음을 말해줄 법 했다. 워낙 팀플레이 우선의 자세가 말이 아닌 경기 플레이 자체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988년생 동갑 슈퍼스타 듀오의 결합은 결국 우승이란 결실을 맺었다. ⓒAFPBBNews = News1
▶최근 3시즌 MVP들의 상생 성공

2013~14시즌 MVP 듀란트와 2014~15 및 2015~16시즌 MVP 스테픈 커리가 올시즌에 함께한 결과는 팀 차원에서 성공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물론 선수 개인으로서는 평균 기록의 하락이 따르긴 했지만 하락의 폭도 크지 않았고 팀으로서는 두 선수가 동시에 출전할 때 확실한 카드 2장을 가진 수혜를 봤다.

커리와 듀란트의 평균 득점은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동안 서로 거의 비슷했다.

물론 파이널 동안에는 듀란트(35.2득점)가 커리(26.8득점)보다 훌쩍 높은 득점 활약을 했지만 플레이오프 전체에 걸쳐서는 서로 비슷한 득점 기여를 했다. 이 두 선수가 서로 충돌 없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은 2명 모두 득점 시 홀로 나설 때든 동료의 도움을 받을 때든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 같은 면모를 동시에 가진 선수는 적다.

단적인 예로 10피트(3m) 밖 외곽 슈팅을 드리블 치다 던지는 경우와 패스 받아 곧바로 던지는 경우로 나눴을 때 두 선수는 양 상황에서 모두 안정적인 적중률을 보였다.

특히 드리블 치다 던지는 외곽 슈팅의 경우 양 선수 모두 큰 적중률 향상을 보였다. 또한 듀란트는 파이널 3차전과 5차전에서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해내는 장면들을 주로 드리블 치며 던지는 외곽 슈팅으로 만들어냈다.

동시에 커리와 듀란트는 팀이 원하는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포착하는 성향도 강하다. 다른 대량 득점원들에 비해 어시스트 받는 야투 비중이 높다. 때문에 둘 다 리그 정상급 득점원들이지만 충돌 없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만들어내는 팀

파이널 5경기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29.4어시스트, 클리블랜드는 2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적은 어시스트를 한 것이 아니다. 골든스테이트가 유별나게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실 어시스트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공격을 했다 말할 수는 없다. 동부지구 결승 당시 클리블랜드(23.4어시스트)는 보스턴 셀틱스(26.0어시스트)보다 어시스트를 적게 했지만 평균 득점에서 20점이나 앞섰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차이가 날 경우엔 어시스트와 승리는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스스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선수들이 많아도 패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경이로운 위력을 낼 수 있다. 파이널 동안 클리블랜드는 커리의 위력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더블팀 수비를 펼쳤다. 때문에 커리의 득점 위력은 기대만큼 높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골든스테이트의 패스 경로는 더 열릴 수밖에 없었다. 커리는 이 틈을 적극 활용했다.

정규 시즌에도 어시스트 1위 골든스테이트는 2위와 평균 5.1차이의 30.4회를 기록했다. NBA역사에서 팀 평균 어시스트 30회 이상은 6번뿐이며 1984~85시즌 LA 레이커스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은 벤치 선수들의 활약으로도 이어졌다. 파이널 동안 30.8득점에 달했던 벤치 득점은 이런 왕성한 패스 활동으로 이뤄진 측면이 크다.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할 때 사람을 놓쳐 실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AFPBBNews = News1
▶성공적인 수비

파이널 동안 평균 33.6득점을 기록한 르브론 제임스와 29.4득점을 기록한 카이리 어빙을 놓고 본다면 골든스테이트의 수비가 완벽했다고 할 수는 없다. 4차전에서는 137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파이널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클리블랜드에게 100포제션 당 111.6실점을 기록했다. 절대적 측면에서 결코 성공적인 수비의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가 제임스와 어빙을 제외한 나머지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위력이 감소하도록 만드는 데엔 성공했다. 한두 경기 반짝 활약하는 경우는 있어도 시리즈 동안 꾸준히 기여한 클리블랜드의 조력자는 없었다. 동부지구 팀들이 하지 못했던 일이다.

클리블랜드의 단독 득점 기량이 있는 선수들에게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패스 연계 플레이는 나오지 않도록 만든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전략이 성공을 봤다. 이로 인해 3,4차전 폭발했던 어빙도 5차전에서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드레이먼드 그린과 클레이 탐슨, 그리고 안드레 이궈달라를 보유한 골든스테이트는 상대 라인업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항상 유동적인 수비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파이널 동안 그린-탐슨-이궈달라 3인조가 있을 때만큼은 골든스테이트가 100포제션 당 94.8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50분 이상 시간을 공유한 골든스테이트 3인조들 중 가장 좋은 수비지표다.

▶왕조 형성의 가능성

이처럼 골든스테이트는 공수 양면에 걸쳐 다른 팀들이 공략하기 힘든 위력을 갖고 있다. 전 시즌 아깝게 우승을 놓쳤던 팀에 슈퍼스타를 들여온 이득을 확실히 본 셈이다. 만약 현재 우승 인원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다음 시즌 우승 예상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현재 주요 선수들의 계약이 당장 앞의 장애물로 보인다. 우선 커리가 자유 계약 신분이 된다. 현재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금액에 있기에 차기 시즌 연장 시엔 아주 큰 덩치의 금액을 차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궈달라, 션 리빙스턴,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 , 이안 클락 등의 조력자들도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골든스테이트가 주전뿐만 아니라 벤치 선수들의 기여도 크게 활용하는 팀이기에 현재의 전력에서 더 좋아지리라고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도 만약 이 고비를 넘기고 커리와 다시 함께 나타난다면 골든스테이트가 2010년대 후반을 장식한 왕조로 기억될 만큼 또 다른 우승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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