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NBA 최초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 기록이 저지됐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파이널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137-116 대승을 거두며 3연패에 몰렸던 상황에서 살아남게 됐다.

137득점은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전체 일정 중 11월말 포틀랜드전과 타이를 이루는 연장전 제외 최다 득점이다. 그만큼 클리블랜드의 공격이 유난히 잘 풀렸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파이널 4차전은 한 번의 이례적인 경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토록 극도로 높았던 숫자들이 앞으로 클리블랜드의 선전 가능성을 점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에 4차전 클리블랜드의 승리에 주요 동력이 됐던 몇 가지 숫자들이 어떤 징후를 가지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카이리 어빙의 대량 득점이 클리블랜드에게 큰 힘을 제공했다. ⓒAFPBBNews = News1
▶파이널 신기록 3점슛 성공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24개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NBA 파이널 3점슛 성공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마침 올시즌 파이널 2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가 세웠던 18개로 불과 2경기 만에 경신됐다.

이미 클리블랜드는 전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2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NBA 신기록을 세웠던 팀이다. NBA 역사상 한 팀이 24개 이상 3점슛을 성공시킨 적은 단 5번뿐일 정도로 희귀한 사례다.

4차전 클리블랜드의 3점슛 적중률은 53.3%였다. 올시즌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정규 시즌 중 6번째로 높은 동시에 플레이오프에서는 3번째로 높은 3점슛 적중률에 해당한다. 플레이오프 동안 동부 팀들을 상대로는 43.5%의 높은 3점슛 정확도를 보이다가 파이널 첫 3경기에서는 29.8%로 뚝 떨어졌기 때문에 가장 반가운 반등이다.

다만 이런 좋은 3점슛 정확도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점슛이란 것이 기회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던지는 선수의 컨디션도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파이널 첫 3경기 동안 부진을 보이곤 했던 클리블랜드의 슈터들이 4차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1쿼터 약진의 주인공

파이널 4경기의 공통점은 1쿼터마다 한 팀이 매우 높은 득점을 올렸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이 3차전까지는 골든스테이트였고 4차전은 클리블랜드였다. 4차전 1쿼터에 클리블랜드는 무려 49득점을 올렸다.

NBA 1쿼터 최다득점 기록은 5번에 걸친 50득점이었다. 그리고 49득점도 이번 4차전 포함, 지금껏 단 3번 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다른 쿼터에서는 이보다 높은 기록들이 나왔지만 경기 첫 쿼터에 49득점은 이렇게 희귀한 기록이다.

이에 대해 심판 판정으로 클리블랜드가 이익을 봤다는 시선도 있다. 4차전 총 31회의 자유투를 시도한 클리블랜드는 1쿼터에만 22회의 자유투를 시도했다. 더군다나 골든스테이트는 무려 4명의 선수가 1쿼터에 각각 파울 2회 누적을 당하는 난관을 겪었다.

3차전까지 줄곧 1쿼터 동안 골든스테이트에게 분위기를 내줬던 클리블랜드였기에 이번의 초반 분위기 장악은 의미가 컸다.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 가능할지는 2번의 원정 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낙관적이지 않다.

통산 9회로 파이널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 보유자가 된 르브론 제임스의 밑받침은 여전하다.ⓒAFPBBNews = News1
▶속공 저지

4차전 속공 득점에서 골든스테이트가 9점, 클리블랜드가 8점으로 각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되는 것이 클리블랜드에게는 이득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속공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골든스테이트는 3차전까지 속공으로 매번 20득점을 넘기며 평균 27.3득점을 올렸다. 서부 플레이오프 팀들을 상대로 올렸던 평균 20.7득점보다 훌쩍 높은 속공 득점이었다. 여기에 클리블랜드가 대응을 했다는 점이 큰 수확으로 보인다.

우선 클리블랜드의 상당수 공격권이 성공으로 끝났다는 점이 주효했다. 속공은 주로 상대의 공격이 실패로 끝났을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4차전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리바운드 24회는 플레이오프 기간 중 가장 적은 숫자다. 또한 골든스테이트가 기회를 잡으려 할 때 클리블랜드 선수들이 재빠르게 따라붙는 모습들도 나와서 속공 저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클리블랜드가 어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좋은 승부를 기대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3점슛 정확도와 이 속공 저지에 대해 계속 신경 써야 한다.

▶어빙의 폭발

속공 저지는 됐지만 그렇다고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골든스테이트가 속공 위력 없이도 116득점이나 올렸다는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높은 화력의 골든스테이트에 클리블랜드가 앞서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더욱 날카로운 공격력이 필요하다.

4차전 40득점 활약을 한 어빙이 길을 보여줬다. 물론 3차전에서도 38점에 달하는 고득점을 쏟아냈지만 외곽에서의 정확도가 높지 못했다. 반면 4차전에서는 외곽 슈팅도 불을 뿜으며 돌파 득점의 위력을 더욱 빛냈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도 클리블랜드는 시리즈 후반에 어빙의 위력이 폭발하면서 역전 우승을 이뤄낸 바 있다. 따라서 어빙이 시리즈를 거쳐 가며 위력이 더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을 걸 수 있는 신호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는 한 경기라도 놓치면 우승을 내줘야 한다. 또한 4차전에 나온 숫자들은 꽤 극에 달하는 드높은 숫자들이 많다. 그만큼 클리블랜드는 앞으로 매번 낮은 가능성과 싸워야 한다.

다만 위안이라면 클리블랜드는 4차전과 같은 드높은 숫자는 아니더라도 이기기에 충분히 좋은 숫자를 보여줄 수 있음을 이전에 보여준 바 있다. 순서는 바뀌었지만 우승했던 전 시즌 파이널과 똑같이 1승3패가 된 시리즈를 뒤집을 수 있는 작은 희망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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