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듀란트(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최강팀에 어울리는 조각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스타들로 가득한 골든스테이트 안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파이널 3차전에서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승부가 넘어간 듯 했던 막판 상황에서 짜릿한 역전 득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현재 파이널에서 3연승을 거두고 있는 골든스테이트는 우승에 거의 다다랐다. 이제껏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3승무패의 팀이 시리즈를 놓친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듀란트의 파이널 MVP 수상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파이널 경기마다 최고 활약의 포커스가 듀란트에게 맞춰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파이널 첫 3경기 연속 골든스테이트 득점 선두

듀란트는 농구의 공격 진영 어디에서건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미드레인지와 3점 구역의 외곽에서도 수비가 듀란트에게 눈을 뗄 수가 없다. 특히 이번 파이널은 듀란트의 이런 능력이 유난히 빛나고 있다.

듀란트는 파이널 3경기 연속 야투율 50%를 넘기고 있으며, 3점슛도 경기마다 50% 이상이다. 이런 정확도를 통해 듀란트는 1차전부터 각각 38,33,31득점을 올렸다. 매 경기 골든스테이트의 득점 선두다. 3차전은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이 각각 39득점 및 38득점을 쏟아냈지만 1,2차전에서는 경기 내 최다 득점자가 듀란트였다.

이전 두 시즌에도 파이널에 올랐던 골든스테이트지만 이렇게 한 선수가 3경기 연속 30득점을 기록한 사례는 없었다. 그만큼 이번 파이널의 듀란트가 안정되고도 높은 대역의 득점 활약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접전 승부처의 영웅

듀란트는 전 시즌까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뛰었던 시절에도 막판 접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을 많이 올리곤 했다. 특히 홀로 기회를 만들어 던져 꽂아 넣는 3점슛은 듀란트의 경기 막판 하이라이트의 단골 메뉴였다.

이번 파이널 3차전에도 그 장면이 나왔다. 경기 종료 1분여 남았을 무렵 4점차로 밀리고 있던 골든스테이트는 우선 듀란트의 돌파 득점으로 2점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수비 성공 후 볼을 몰고 온 듀란트가 곧바로 던진 3점슛 성공으로 종료 45초 남았을 때 1점차 리드를 갖게 됐다. 3쿼터부터 클리블랜드에게 넘어간 경기 분위기가 일순간 뒤집히는 시점이었다.

장신의 높은 타점에서 쏘는 듀란트의 슛이 파이널 동안 아주 잘 들어가고 있다. ⓒAFPBBNews = News1
사실 이번 시즌 동안에는 듀란트의 이런 막판 구원 활약이 잘 보이지 않았다. 종료 2분 안에 3점차 이내로 골든스테이트가 뒤지거나 동점일 때 듀란트의 야투는 7회 시도 중 2개(28.6%)만 성공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처한 경기를 듀란트가 6번 거쳤는데 단 1승만 거뒀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할 때 듀란트의 예전 영웅 기질이 되살아났다.

▶다른 동료들의 활약 속에서도 더 빛난 듀란트

풍성한 인원 구성의 팀답게 골든스테이트의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해주고 있다. 커리는 3경기 평균 5개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28.7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며, 2차전에서는 32득점 11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기도 했다.

클레이 탐슨은 1차전의 슈팅 부진이 있었지만 2차전부터 5할을 넘기는 3점슛 정확도를 보여줬고, 경기마다 상당한 강도의 수비 움직임을 보여줬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수비의 중심축과 공격의 중개자 역할을 평소처럼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파이널 평균 34득점 6어시스트 10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 중인 듀란트가 가장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의 부진에 대비해 잘하는 것이 아닌 잘하는 선수들 가운데 더욱 잘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 듀란트에 대한 설명으로 어울린다.

파이널 우승에 필요한 4승 중 3승에서 듀란트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앞으로 1승을 더하면 듀란트의 파이널 MVP 수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럴 경우 올시즌 골든스테이트 이적 당시 최강팀에 편승한다고 쏟아졌던 비판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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