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어느덧 각 팀별로 50경기 정거장을 지나고 있다. 총 162경기가 열리는 메이저리그 시즌을 초반, 중반, 후반으로 나눈다면 초반은 거의 다 지났다고 봐야한다. 과연 코리안리거 4인의 초반은 어땠을까. 냉정하게 4명의 선수 모두 제 역할을 해낸 선수는 없었고 이는 ‘승리기여도(WAR)’가 0이 많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남은 중후반기는 분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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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의미는?

29일(이하 한국시각)까지 한국 선수의 WAR(대체선수이상의 승리기여도)은 다음과 같다.

추신수 : 0.2
오승환 류현진 김현수 : 0

WAR은 무엇일까. 통계학적으로 야구에 접근해 숫자에서 선수의 가치와 현상을 이해하는 야구 이론인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에는 수많은 기록과 지표가 있다.

그중에서도 포수부터 투수까지 모든 포지션의 선수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은 '세이버매트릭스의 정수'로 평가받을 정도로 중요한 기록이다.

이 지표의 의미는 WAR이 1이면 WAR이 0인 선수보다 팀에 1승을 더해준다는 것이다. WAR 1은 대개 FA시장에서 800만달러 수준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매년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 WAR이 0인 선수로만 팀을 꾸려도 0승 162패를 하는 건 아니다. 야구의 특성상 기본 기량의 선수로만 팀을 꾸려도 승률 3할(약 47~48승)이 나오기에 여기서부터 WAR 승수가 더해진다. 즉 WAR이 7인 MVP급 시즌을 보낸 선수는 47승의 팀을 54승으로 만들 수 있다.

▶WAR 0의 의미는? 대체선수?

그렇다면 류현진, 오승환, 김현수가 기록하고 있는 WAR 0은 어떤 의미일까.

'대체선수 이상의 선수'로 풀이되는 WAR을 언급할 때 항상 나오는 '대체선수'의 기준은 메이저리그 내 평균적인 선수가 아닌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선수의 중간지대 선수를 말한다. 즉, 쿼트러플(AAAA)급 선수가 바로 WAR 0이 기준으로 삼는 대체선수다.

그렇다고 류현진, 오승환, 김현수가 대체선수급 선수라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전체시즌을 다 보냈을 때 의미를 갖는 기록이기 때문. 현재는 시즌의 1/3 수준밖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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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재 WAR 0은 1/3밖에 지나지 않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의미일까. 29일까지 50타석 이상을 들어선 메이저리그 타자는 총 370명이다. 이중 WAR에서 0을 초과하는 즉 0.1이상의 선수는 267명이다. 즉 상위 72%는 0.1 이상의 WAR을 기록하고 있는데 현재 0이라는 것은 메이저리그 중하위권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오승환, 류현진의 투수영역은 어떨까. 메이저리그 10이닝이상을 던진 선수는 417명. 그중 278명이 0.1이상의 WAR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67%는 0.1 이상의 WAR을 기록하고 있고 WAR 0이라면 역시 중하위권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의 WAR이 약 50경기에 한정된 표본이 적은 기록이기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해야한다. 또한 WAR 소수점 차이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이런 고려를 한다면 WAR -대인 선수들 역시 자신의 활약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변명할 수도 있다.

▶추신수의 딜레마, 오승환-류현진-김현수의 WAR 0 이유

그나마 WAR 0.2인 추신수는 왜 그런걸까. 2할4푼8리의 타율은 낮아 보이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의 평균 타율은 2할5푼이다. OPS(출루율+장타율)도 메이저리그 평균이 7할3푼7리인데 추신수는 7할4푼5리로 약 8리차이로 큰 차이가 없다. 조정득점생산력인 wRC+ 역시 평균 100에 102로 사실상 추신수는 현재까지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을 하고 있다고 보면 무방하다.

물론 문제는 추신수가 올 시즌 연봉을 2000만달러나 받는 초고액 몸값의 선수라는 점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입장에서는 추신수가 더 분전을 해줘야만 하고 추신수 역시 베테랑이며 고액 몸값을 선수로서 중후반기 분전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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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류현진, 김현수는 표면적으로는 나쁜 성적이 아닐 수 있지만 곰곰이 지난 경기들을 되돌아보면 부진한 경기가 많았던 것이 독이 된다. 오승환은 마무리투수임에도 실점한 경기가 전체 21경기 중 6경기나 되며 자연스럽게 수비배제평균자책점인 FIP는 4.31로 평균자책점 3.00보다 훨씬 높다.

류현진 역시 7경기 중 4실점 이상한 경기가 3경기나 되며 괜찮은 선발 투수들은 1.2~1.3대에 머무르는 WHIP(이닝당 출루허용)도 무려 1.50이 된다. 자연스레 FIP도 5.22로 평균자책점 4.28보다 1가까이 높다.

오승환과 류현진 모두 보이는 평균자책점보다 내용면에서 좋지 않았음이 FIP나 WHIP 등의 수치를 통해 드러난다.

김현수는 워낙 출전기회가 제한되다보니 스스로 압박감을 많이 느꼈고 그러다보니 땅볼이 많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한 타구(하드볼 퍼센티지)를 30.2%만들어냈던 김현수는 올 시즌 20.8%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4명의 코리안리거 모두 이같은 세부기록은 물론 실제 눈에 보이는 활약도 모두 시즌 1/3을 지나고 있는 현재 뚜렷한 성과가 없다. 오승환은 지속적으로 마무리 자리를 위협받고 있고 류현진은 불펜으로 내려갔으며 김현수는 명백하게 백업으로 밀려났다. 추신수는 그나마 평균수준의 타자로서 해주고 있고 많은 연봉을 받고 있기에 자리를 보장받지만 그 역시 하위타순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시즌을 길다. 아직도 시즌은 100경기 이상이 남았고 그 사이 수많은 반전이 일어나고 지금 잘하는 선수가 못할 수도, 지금 답이 없는 선수는 시즌 말미에 팀의 정답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 코리안리거 4인에게 시즌은 이제 시작이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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