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0일(이하 한국시각) 많은 NBA 팬들이 놀랄만한 트레이드가 발생했다. 새크라멘토 킹스가 결국 드마커스 커즌스를 포기한 것이다.

새크라멘토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커즌스와 함께 포워드 옴리 카스피를 내주며 신인 버디 힐드, 새크라멘토 출신 신인왕 타이릭 에반스, 뉴올리언스가 고향인 언드래프티 출신 랭스턴 갤로웨이에 2017년 1라운드 지명권과 미래 2라운드 지명권을 얻어내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뉴올리언스의 유니폼을 입은 커즌스. ⓒAFPBBNews = News1
이 트레이드는 새크라멘토의 팀 리빌딩 의지를 알리는 트레이드인 동시에 앤써니 데이비스와 드마커스 커즌스라는 두 뛰어난 빅맨이 한 팀에서 뛰게 된다는 사실로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는 사건이었다. 각각의 팀에서 홀로 고군분투한다는 느낌을 주는 두 선수이면서 20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엘리트 빅맨들의 조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커즌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둘의 조합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했다. 커즌스 합류 이전 23승34패의 성적을 기록하던 펠리컨스가 그의 합류 이후 거둔 11승14패는 이전보다 좀 더 나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커즌스가 결장했던 경기에서도 3승3패를 기록하는 등 그나마 나아진 성적이 과연 커즌스 효과인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성적이었다.

그 주된 원인에는 리그의 대표 ‘반칙왕’ 커즌스의 파울 관리 실패가 눈에 띄었다. 새크라멘토 시절에 비해 훨씬 믿음직한 빅맨 파트너가 생긴 탓인지 커즌스는 이전보다도 더 마음 놓고 반칙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뉴올리언스에서 17경기를 뛰는 동안 평균 4.4개의 반칙을 매 경기 범했고 이로 인해 2011~12시즌 이후 자리를 내줬던 총 반칙 수 1위를 되찾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 그럼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재능

사실 새크라멘토의 공격 조립 과정에서 커즌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컸다. 러셀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란트가 갈라서기 전인 지난 2015~16시즌 레퍼런스 사이트 기준 USG%(한 선수가 코트에 나와있을 때의 공격 점유율) 1위는 35.4%의 드마커스 커즌스였다.

또한 뉴올리언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2016~17시즌 커즌스가 기록한 USG%는 그보다도 더 커진 37.5%로 이 부분에서 커즌스보다 위에 이름을 올려놓던 선수는 러셀 웨스트브룩 단 한 명 뿐이었다.

그렇지만 뉴올리언스에는 앤써니 데이비스라는 선수가 있었기에 커즌스의 공격에서의 역할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뉴올리언스 이적 후 그의 USG%는 33.1%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커즌스는 다른 부분에서 자신의 팀 내 기여도를 늘렸다. 바로 리바운드 가담이었다. 커즌스가 올해 15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경기가 총 15번이었는데 그 중 6번이 뉴올리언스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것이었다. 이번 시즌 개인 최다인 24리바운드를 잡아냈던 샌안토니오전 역시 뉴올리언스 소속으로 만들어냈다.

뉴올리언스의 트윈 타워인 커즌스와 데이비스. ⓒAFPBBNews = News1
결국 이러한 모습을 바탕으로 커즌스는 이번 시즌 27.0점 11.1리바운드 4.6어시스트 1.4스틸 1.3블록의 스탯 라인을 남기며 다재다능한 빅맨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치에 가까운 스탯을 기록했다. 거기에 뉴올리언스 이적 후 손해를 보긴 했지만 선수 효율성 지표를 나타내는 스탯인 PER 역시 25.7을 기록하며 올스타 레벨 선수임을 입증했고, 대체 선수 대비 기여도 가치를 나타내는 VORP도 5.3을 기록했다.

물론 파울 관리를 못하는 모습이나 느린 백코트를 보면 보는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가 보여준 전반적 모습이나 올-NBA팀 센터 부분에서 받은 표를 고려한다면 올-NBA 팀 탈락은 꽤 아쉽게 느껴진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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