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보스턴 셀틱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상대로 111-10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를 통해 플레이오프 동부지구 결승에서 0승2패로 몰려있던 보스턴은 벼랑 끝 처지를 면하게 됐다.

사실 이 보스턴의 3차전 승리는 경기 전에나 경기 중에나 예상하기 힘들었다. 우선 보스턴은 1차전의 13점차 패배에 이어 2차전에서 86-130이라는 역대 1번 시드 입장에서 최악의 플레이오프 패배를 남겼다. 게다가 팀의 에이스 아이제이아 토마스는 2차전 부상으로 인해 플레이오프에 돌아오지 못한다.

조나스 제레브코와 마커스 스마트 등이 보스턴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입해줬다. ⓒAFPBBNews = News1
또한 3쿼터 6분 남았을 무렵엔 클리블랜드가 21점차로 앞서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리블랜드의 홈에서 경기가 뒤집어질 것이라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극적인 역전승은 앞으로 보스턴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까. 몇 가지 국면을 통해 진단을 내보고자 한다.

▶토마스의 부재

보스턴의 브래드 스티븐슨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토마스를 빠지게 만든 고관절 통증은 이미 정규 시즌 말부터 나타났다고 전했다. 즉 토마스는 부진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2차전의 야투 시도 6회를 모두 실패했던 사실이 이를 반영해준다.

일단 토마스의 부재는 보스턴 입장에서 시리즈가 더욱 악화되는 신호로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에이스더라도 악조건에서 뛰는 것보다는 다른 선수들의 선전이 더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3차전 보스턴의 111득점은 올시즌 보스턴의 플레이오프 경기들 중 5번째로 높은 득점이다. 그리고 보스턴이 이토록 많은 득점을 올린 이유 중 하나가 토마스의 빈자리를 채운 선수였다 .

▶3년차 가드의 인생에 남을 경기

토마스 대신 주전 포인트 가드로 나선 마커스 스마트가 올린 27득점은 본인의 경력 전체 중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스마트는 주로 벤치에서 출전하던 선수였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주전으로서 처음 나왔음에도 이런 크나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스마트가 10번 시도해 7개 성공시킨 3점슛은 상당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던졌음에도 그물을 갈랐다. 또한 41분 동안 가드로서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시키기보다 팀의 공격 흐름에 맡기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역전된 턴오버 양상

턴오버 수에서 1,2차전 모두 클리블랜드가 우위를 차지하다가 3차전에서 크게 뒤집어졌다. 턴오버 마진에서 1차전에서 6, 2차전에서 8의 마진을 차지했던 클리블랜드는 3차전에서 거꾸로 보스턴보다 6번의 턴오버를 더 범했다.

3차전 보스턴의 9턴오버는 이번 플레이오프의 보스턴 경기들 중 3번째로 낮은 숫자다. 이를 통해 공격 기회를 더 많이 가진 보스턴이 간발의 우위를 갖게 됐다.

턴오버 유발 능력에 있어 클리블랜드는 정규 시즌이든 플레이오프든 높은 성과를 거둔 팀이 아니다. 이번에 잡은 볼 관리 우위를 보스턴은 앞으로 계속 유지해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엇갈린 3점슛

전반전을 16점차로 앞선 클리블랜드가 후반전에 19점차로 밀린 이유 중 하나가 3점슛 성과다. 클리블랜드는 전반전에 3점슛 시도 22회 중 14개(63.6%)를 성공시키다 후반전에서는 17회 중 단 2개(11.8%)만 성공시켰다.

반면 보스턴은 1,2차전의 극심한 3점슛 부진에서 탈출했다. 1차전 31.6%와 2차전 29.6%에 그친 3점슛 정확도를 남겼던 보스턴은 3차전에서 45.0%를 성공시켰다. 팀 득점의 거의 절반인 54점이 3점슛 성공으로 나왔다.

보스턴의 마지막 결승 득점은 정교한 스크린 작전으로 만든 3점슛이었다. ⓒAFPBBNews = News1
보스턴의 45.0% 3점슛 성공률은 정규 시즌 82경기 중 9번째에 해당하며 플레이오프 현재까지 16경기 중 6번째로 높다. 보스턴은 앞선 두 라운드 동안에도 3점슛 기복이 컸던 만큼 1,2차전의 부진이 한때의 현상이길 바라야 한다. 2차전까지 보스턴은 수비수와 4피트(1.2m) 이상 떨어진 오픈 상황에서 던진 3점슛 53회 중 17개(32.1%)만 성공시킨 큰 부진을 겪었다.

▶동부지구 최고 선수의 부진

플레이오프 동안 평균 32.2득점을 기록 중인 르브론 제임스가 3차전에서는 11득점에 그쳤다. 4번의 3점슛 시도를 모두 놓치는 등 30.8%의 저조한 야투율을 남겼다. 페인트 구역 밖의 외곽 슈팅 7회 중 단 1회만 성공시켰으며 골밑에서의 6회 시도도 3번만 성공시켰다.

플레이오프 동안 제한구역 적중률 72.6%와 3점슛 적중률 42.9%를 기록하는 선수에게 있어 큰 구멍이 난 경기였다. 이에 대해 보스턴의 수비 작전이 성공했는지 그저 제임스의 하루 컨디션 난조였는지가 다음 경기의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전한 보스턴의 열세

보스턴의 마지막 결승 득점이 백보드와 림을 3번 튕기다 들어가며 잔여 시간을 거의 소진시켜줬듯이 보스턴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상황들이 따라줬다. 앞서 언급한 숫자들의 역전은 일시적인 변화라 이야기해주는 편이다. 따라서 여전히 가능성 측면에서 클리블랜드가 우위를 잡고 있다.

그래도 일방적으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시리즈가 3차전을 통해 변수를 맞이했다. 24일 4차전에서도 보스턴에게 좋은 흐름이 허락된다면 예상치 못한 색다른 시리즈 전개를 볼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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