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7차전 끝에 2라운드를 통과하면서 18일부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플레이오프 동부지구 결승에서 격돌한다.

보스턴은 단 하루의 휴식을 취한 뒤 경기를 치른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2라운드 일정을 4승무패로 지난 8일 마친 상태여서 상당한 휴식을 취했다. 따라서 비록 홈코트 우위는 보스턴이 쥐고 있지만 일정 배치 면에 있어 상당한 상쇄가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게다가 시즌 맞대결 전적으로나 플레이오프에서 거쳐 온 과정으로나 사전에 나온 숫자들은 모두 지구 1위 보스턴보다는 2위 클리블랜드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다.

보스턴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우위인 홈코트 경기 승부가 중요하다. ⓒAFPBBNews = News1
▶휴식 vs 녹슨 경기력

전 라운드를 일찍 마친 팀과 7차전을 마치고 올라온 팀이 맞붙을 때마다 항상 나오는 주제다. 1주일 넘게 쉰 팀 입장에서는 오래 쉬어서 좋은 컨디션을 얻는 이점도 있지만 경기 감각이 무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는 9일간 경기 없이 보냈다. 충분히 녹이 슨 경기력을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선수단의 나이를 감안하면 휴식으로 얻는 이득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에서 플레이오프 동안 평균 10분 이상 뛴 9명의 선수들 중 5명이 30세 이상이다. 게다가 33세 르브론 제임스는 플레이오프 현재까지 경기 당 무려 42.4분을 뛰었다.

또한 서부에 비해 늦게 시작한 동부지구 결승은 6월2일부터 시작하는 NBA 파이널 일정으로 인해 꼬박꼬박 격일에 걸쳐 일정이 배치됐다. 따라서 격전을 치르고 온 보스턴이 첫 대결의 경기감각은 보다 좋겠지만 갈수록 피로도의 불리함을 겪을 수 있다. 다만 보스턴 선수들의 나이는 젊은 편이다.

▶상대전적-클리블랜드 3승1패 우위

3월에 있던 보스턴의 103-99 유일한 승리도 경기종료 39초 전까지 동점 상황의 박빙 경기였다. 4경기에서 양 팀 간 점수 차가 총 31점, 즉 평균 7.8점차의 마진이 나왔다.

4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경향은 보스턴이 클리블랜드의 에이스이자 지휘자 제임스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스턴을 4번 상대하며 제임스가 기록했던 평균 29.3득점 9.8어시스트 9.5리바운드는 시즌 전체 평균(26.4득점 8.7어시스트 8.6리바운드)보다 높다.

이같은 경향은 가뜩이나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위력이 오른 제임스의 기세를 감안하면 보스턴 쪽에 꽤 어두운 전조다.

▶3점슛 대결

최근 시즌들에서 워낙 휴스턴이 많은 3점슛을 던져 다소 가려 있었을 뿐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도 분명 최근 NBA의 3점슛 선호를 설명해주는 팀들이다.

경기 당 3점슛 시도에서 시즌 동안 보스턴은 3번째(33.4회), 클리블랜드는 2번째(33.9회)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보스턴이 경기 당 35.1회 시도했으며 클리블랜드는 33.1회 시도했다.

시즌 맞대결에서도 양 팀은 매 경기마다 30회를 넘기는 3점슛을 시도했다. 또한 3점슛 정확도가 승패 결과와 맥락을 같이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3점슛 정확도가 주도권 싸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가 플레이오프 동안 고득점 행진을 하고 있는 이유들 중 하나는 뜨거운 3점슛 온도다. 클리블랜드의 43.4% 3점슛 성공률은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가장 높다. 1라운드 4차전의 29.0%를 제외하면 모두 39.0% 이상의 좋은 3점슛 경기를 가졌다.

한편 보스턴도 플레이오프 평균 37.3%의 괜찮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될 때와 안 될 때의 간극이 큰 편이다. 33% 미만의 3점슛 정확도를 5경기에 걸쳐 남겼다. 이때 2승3패의 전적이다.

지구 1위가 아닌 2위는 클리블랜드에게 있어 결과적으로 옳은 경로였다. ⓒAFPBBNews = News1
▶시즌과 다른 차원의 클리블랜드 경기력

NBA닷컴에 따르면 클리블랜드는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10.9득점을 기록하다 플레이오프에선 100포제션 당 117.0득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력 폭발도 대단하지만 실점 감소도 눈에 띈다.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8.0실점을 기록해 수비지표 리그 22위에 그쳤던 클리블랜드는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었다.

1라운드에서는 인디애나에게 100포제션 당 111.0실점을 기록하며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시사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2라운드 토론토를 상대로 100포제션 당 100.9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9.8득점을 기록한 토론토였기 때문이다.

볼 핸들러가 스크린을 받은 뒤 펼치는 득점 및 패스 활동을 주로 이용하는 토론토를 상대로 클리블랜드는 강력한 압박을 주며 저지했다. 마찬가지로 보스턴도 아이제이아 토마스의 드리블 움직임을 공격의 활로로 삼는 팀이기에 클리블랜드가 제대로 반응한다면 곤란해질 수 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의 제임스를 막을 선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제임스가 전 시즌까지 6연속 파이널 진출을 이뤘던 이유는 동부지구에 자신의 돌파를 마땅히 저지할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3점슛이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다. 8경기에 걸쳐 47회의 3점슛을 던져 22개(46.8%) 성공시킨 제임스는 동료가 만든 기회로 3점슛을 던지는 유형이 아니다. 47회 중 32회를 드리블 치다 던졌으며 8회는 공을 잡은 상태에서 수비수와 오래 대치하다 그대로 3점슛을 던진 경우다. 패스 받은 직후 던진 경우는 7회뿐이다. 그럼에도 오픈 상태에서 받아 던지는 슈터들보다 좋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기복을 보였던 보스턴

1라운드에서 원정 3승무패를 기록했던 보스턴이 2라운드에선 원정 0승3패를 남겼다. 물론 상대방이 다르기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지만 보스턴의 경기력은 그날의 선수들 컨디션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다.

2라운드 7차전에서 본인의 플레이오프 경력 최다득점(26점)을 올리며 깜짝 주인공이 된 켈리 올리닉도 종전 최다 득점이 14득점이었던 선수다. 물론 7차전 전까지 플레이오프 동안 좋은 야투율(53.4%)을 보였던 선수이기에 가능성은 있었지만 이렇게 확 불타오를 줄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이외에도 보스턴 선수들의 기복은 2라운드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했다. 따라서 약간 종잡을 수 없는 면이 있다. 대신 한 가지는 플레이오프 동안 꾸준히 유지됐다. 보스턴이 거의 모든 경기에 걸쳐 리바운드 열세를 겪었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오프 동안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보스턴이 앞선 경기는 1라운드 5차전 한 번뿐이다. 때문에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낮은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 중인 팀이 보스턴이다. 슈팅 정확도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클리블랜드 상대로는 장담하기 힘들다.

앞서 말한 사실들은 결국 클리블랜드의 우세를 말해준다. 보스턴이 이 같은 예측 지표들을 뒤엎지 못한다면 제임스의 7연속 파이널 행에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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