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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억대 연봉 진입으로 자신의 진가를 확인받은 kt 김현민(30)이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현민은 16일 자유계약선수(FA) 원 소속구단 협상에서 kt와 계약기간 5년, 보수 2억3000만원(인센티브 포함)의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연봉 7000만원에 그쳤던 김현민은 자신의 몸값을 228.6%나 끌어올리면서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입증 받았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프로무대에 진출한 김현민은 상무 시절을 제외하고는 줄곧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동기였던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는 많이 받지 못했지만 김현민이 가지고 있는 블루워커로서의 자질은 1라운드에 뽑히기 충분했다.

김현민의 빅맨으로서의 잠재력은 군 전역과 동시에 터지기 시작했다. 2014~15시즌 도중 상무 전역으로 팀에 합류한 김현민은 11경기에 출전해 8.3득점 4.8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다. 비록 팀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김현민으로 하여금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2015~16시즌에는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에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49경기를 소화했다. 2016~17시즌 평균 16분51초 출장해 6.8득점 3.7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했던 kt의 포스트진을 어느 정도 메워줬다.

기록상으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눈에 띄진 않을 수 있지만 김현민의 진짜 가치는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김현민은 특유의 몸을 사리지 않는 터프한 플레이와 외국인 선수와도 맞붙을 수 있는 패기는 kt팬들이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자신의 빅맨으로서 가치를 끌어올렸다.

또한 대학시절부터 자랑한 화려한 덩크 퍼포먼스도 농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신인 시절 2011~12시즌 올스타전 덩크콘테스트에서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 분장을 한 채 덩크에 나서면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도 눈을 가리는 덩크를 선보이면서 2번째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제 김현민의 가치는 연봉으로 확인받았다. 지금부터는 '돈이 아깝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기존에 보여줬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물론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먹튀'의 꼬리표를 달 수밖에 없다. 앞으로 김현민이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지, 아니면 또 하나의 FA 잔혹사로 남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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