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동부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이어 서부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 2라운드 8경기 모두를 스윕하며 컨퍼런스 결승행 티켓을 먼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케빈 듀란트로 연결되는 막강한 4인 조합에 자자 파출리아, 자베일 맥기, 데이비드 웨스트, 션 리빙스턴, 안드레 이궈달라와 같은 선수들을 상황에 맞게 곁들인 골든스테이트는 스티브 커 감독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거침없이 승리 행진을 이어왔다.

2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와 만난 유타 재즈 역시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었다. 정규시즌 82경기 동안 최소 실점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NBA닷컴 기준 가장 느린 93.6의 페이스 수치를 기록하며 수많은 팀들을 자신들만의 느린 템포 농구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타가 골든스테이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실 유타 입장에서 더 아쉬웠던 점은 정말 어려운 상대인 골든스테이트를 맞아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뛰어난 스크린 제공원이자 수비의 핵인 루디 고베어, 백전노장 조 존슨, 1옵션 고든 헤이워드는 있었지만 바로 주전 포인트 가드인 조지 힐이 1차전 이후 코트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 뼈아팠다.

유타의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조지 힐. ⓒAFPBBNews = News1
▶ 힐이 있었을 때 더욱 강했던 유타 재즈

작년 드래프트 직전 애틀랜타 호크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유타 간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유타 유니폼을 입었던 힐은 커리어 통산 38%의 성공률에서 알 수 있듯 평균 이상의 3점슛 생산력을 자랑했다. 또한 준수한 수비력, 라커룸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까지 갖춰 유타의 완벽한 마지막 조각으로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기대에 부응하듯 첫 7경기에서 평균 20.4점 4.8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며 적응기간이 필요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개막 초반을 결장했던 고든 헤이워드 대신 부상으로 8경기 연속 빠지기 시작하며 내구성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 뒤로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한 힐의 결장은 계속 이어졌고 유타는 힐이 없는 기간에 이번 시즌 최다인 4연패까지 당하는 등 그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코트에 있을 땐 분명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조지 힐. ⓒAFPBBNews = News1
▶ 시즌 내내 시달린 부상 악령

결국 불안한 내구성이 시즌 내내 발목을 잡으면서 힐은 정규시즌 82경기 중 49경기만을 출전하는데 그쳤다. 나왔던 49경기에서는 유타가 원하던 포인트가드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결국 코트에 나오지를 못했던 힐의 시즌은 결론적으로 아쉬웠다. 그리고 힐의 건강은 정규 시즌보다도 더 중요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특히 문제가 됐다.

힐은 LA 클리퍼스와의 1라운드 7경기 동안에는 꾸준히 선발로서 30분 이상 출전했지만 몸이 결국 그 일정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골든스테이트와의 2라운드 첫 번째 경기 후 더 이상 나오지 못했다. 이러한 힐의 이탈은 결국 유타에게 정규시즌에 단 한 번뿐이던 4연패를 또 다시 안겼다.

이번 시즌의 힐은 코트에 나와 있을 때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이러한 모습을 부상 없이 보여줬다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정규시즌 결장 뿐 아니라 가장 중요했던 무대에서의 결장으로 결국 그가 코트에서 보여줬던 발전이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유타의 시즌도 조금은 아쉽게 끝이 났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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