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2년 연속 포틀랜트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넘어섰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모타센터에서 열린 2016~17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포틀랜드에 128-103 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 시리즈를 4승무패로 마친 골든스테이트는 동부지구의 클리블랜드와 더불어 2017년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유이하게 스윕을 기록하며 2라운드에 안착했다.

휴스턴-오클라호마시티 시리즈의 3승1패를 제외하면 5개 시리즈에서 2승2패의 혼전을 보이고 있는 타 구단들의 플레이오프 양상과는 대조적이다.

사실상 골든스테이트-포틀랜드전은 시작에 앞서 모든 시리즈 중 가장 하위 시드 팀의 반란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실적에 있어 심지어 73승 때의 전 시즌보다도 내실이 좋았고 포틀랜드는 파고들 약점이 분명히 보였기 때문이다.

포틀랜드의 공격이 뚫기에는 골든스테이트의 수비가 너무나 튼튼했다. ⓒAFPBBNews = News1
▶최고의 공수 균형 입증

NBA닷컴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득점(113.2)에서 리그 1위, 100포제션 당 실점(101.1)에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시즌 후반기에 한해 본다면 공수 지표 양 부문 리그 1위가 골든스테이트였다.

공수 양 부문에서 리그 수위권을 차지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73승을 거뒀던 전 시즌 골든스테이트도 공격지표에서 리그 1위였지만 수비지표는 리그 4위였다.

이런 이유로 전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경기 당 득점 마진이 10.8점이었다면 올시즌에는 11.6점으로 상승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5일 현재 가장 큰 경기 당 득점 마진(18.0점)이 골든스테이트의 차지다. 클리블랜드도 스윕으로 시리즈를 마쳤지만 단 4.0점차의 경기 당 득점 마진이 나왔다.

25일 현재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골든스테이트는 100포제션 당 득점(114.6)에서 2위, 100포제션 당 실점(96.3)에서 1위에 올랐다.

▶부상 그리고 수비

포틀랜드의 시즌 막판 성적 도약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들어온 유수프 너키치의 기여도가 상당히 컸다. 확실한 골밑 득점원이라는 사실에 더해 너키치가 들어온 뒤로 수비가 확연히 개선됐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포틀랜드는 수비지표에서 리그 26위에 그쳤다. 12월에는 수비지표 리그 최하위에 있기도 했다. 이처럼 수비 약점을 보였던 포틀랜드가 올스타 휴식기 이후로는 리그 10위의 수비지표를 남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상승세의 주역인 너키치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인해 결장해야 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잠깐만 뛰게 됐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너키치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4경기 총 192분 동안 72점차로 밀린 포틀랜드는 너키치가 코트 위에 있던 17분 동안에 8점차로 앞섰다. 무엇보다 수비가 확실히 정돈된 모습이었다. 너키치가 페인트 구역에서 버티고 있을 때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침투할 경로를 쉽게 찾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양 팀이 온전한 전력으로 맞붙는 모습을 보길 원한 차원으로나 시즌 후반기 포틀랜드 상승세의 가능성을 확인해 보길 원한 차원으로나 아쉬운 부상 공백이었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가 종아리 근육 통증으로 2경기 결장하기도 했지만 전에 있던 한 달여의 공백 기간이 예방주사가 된 효과를 보였다.

시즌 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스테픈 커리가 확실히 좋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시리즈 MVP

사실 골든스테이트의 선수들 대부분이 흠잡을 것 없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야투율 50% 이상 선수가 6명이나 나왔고 저마다 동료를 위한 쉬운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즌 동안 3점슛 정확도가 30.8%에 그쳤던 드레이먼드 그린이 플레이오프 1라운드 동안 20번 3점슛 시도 중 11개(55.0%) 성공시켰다는 사실은 다른 팀들에게 경계 발령이 될 것이다. 돌파를 통한 공격 전개가 주특기인 그린에게 일부러 거리를 벌리는 수비가 손해로 돌아온다면 크게 골치 아픈 일이다.

그래도 경기 당 29.8득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끈 스테픈 커리를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다른 팀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사실은 어려운 슈팅을 쉬워 보이게끔 넣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선수들에게는 시도해서는 안 되는 슈팅이 커리에겐 평범한 슈팅이 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나오지 못했다. 당시 부상으로 6경기 결장했던 커리는 그 여파 때문인지 정확도도 떨어졌고 평소의 묘기에 가까운 3점슛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반면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3점 라인과 꽤 떨어진 거리에서도 드리블을 치다 거침없이 슛을 던지는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 경이로운 정규 시즌에 비해 플레이오프에서 큰 빛을 보지 못하곤 했던 커리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 사항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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