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8번 시드인 홈팀 시카고 불스와 1번 시드인 원정팀 보스턴 셀틱스의 경기에서는 보스턴이 시카고를 104-95로 격파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시카고의 지미 버틀러는 48분의 경기 중 무려 46분에 가까운 시간을 출전하며 상대로부터 23개의 자유투를 얻어내는 등 33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이 경기로 인해 시카고의 ‘TNT 방송사 주관 경기 시 연승 행진’ 또한 마감이 됐다.

두 경기 연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제리언 그랜트. ⓒAFPBBNews = News1
▶ 3차전의 데자뷔 같았던 1쿼터

이번 4차전은 3차전과 비슷하게 1쿼터에서 승부의 추가 어느 정도 기울었던 경기였다. 라존 론도가 불의의 오른손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된 3차전에서 시카고는 호레이스 그랜트의 조카로도 잘 알려진 제리언 그랜트가 선발 포인트가드로 출격했다.

그랜트는 3차전에서 단 15분을 뛰는 동안 6득점에 어시스트 없이 턴오버만 4개를 기록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1쿼터에서만 3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그랜트와 함께 포인트가드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신인왕 출신의 장신 가드 마이클 카터-윌리엄스도 1쿼터에 1어시스트 1턴오버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종합 성적도 야투 성공률 20%에 2점 3어시스트 3턴오버로 실망만을 남겼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나머지 포인트가드 자원으로 가비지 타임 외에는 활약을 기대하기 힘든 카메론 페인뿐이었기에 그랜트와 카터-윌리엄스로 경기를 끌고 가다 패배를 당했다.

4차전에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제리언 그랜트를 다시 선발로 출격시켰다. 기회를 한 번 더 준 모습. 하지만 4차전 역시 4분이 조금 넘는 시간 상대 에이스 아이재이아 토마스와 매치업이 됐던 그랜트는 토마스가 공격 조립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안 그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랜트가 코트 위에 있던 4분 동안 시카고는 보스턴보다 10점을 덜 넣었고 결국 시카고는 두 번째 포인트가드인 카터-윌리엄스를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카터-윌리엄스는 5분 동안 반칙 2개를 하며 바로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등 아쉬움만을 남겼다. 카터-윌리엄스가 헌납한 자유투를 토마스가 2개 다 성공시키며 결국 카터-윌리엄스도 점수 차를 좁히는데 기여하지 못했다.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준 아이재이아 캐넌. ⓒAFPBBNews = News1
▶ 그나마 제 몫을 한 아이재이아 캐넌

이미 그랜트에게 실망을 한 호이버그 감독은 파울 트러블에 걸린 카터-윌리엄스를 대신할 선수로 시카고의 ‘아이재이아’인 아이재이아 캐넌을 투입하게 된다. 캐넌은 토마스에 비해 큰 편이지만 180cm 초반대의 단신이고 공격 조립보다는 슛을 던지려 하는 성향이 더 강한 선수다. 3차전까지는 카메론 페인에도 밀리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페인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캐넌의 기용은 시카고에게 아주 작은 한 줄기 빛을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나름 토마스를 막기 위해 열심히 한 캐넌이었지만 토마스를 봉쇄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어떤 뛰어난 선수라도 3쿼터에 물오른 토마스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캐넌이 시카고에게 작은 빛을 보여준 면은 공격적인 측면이었다. 리딩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선수지만 오픈 3점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이 있든 없든 부지런하게 움직였고,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턴오버를 저지르지 않는 깔끔한 경기를 해냈다. 이밖에 단 4분여를 뛴 그랜트의 +/- 스탯이 -10, 8분 가량을 뛴 카터-윌리엄스의 동 스탯이 -11이었던데 반해 캐넌은 +11을 기록했다. 3점슛을 자신 있게 넣는 것 뿐 아니라 팀에 플러스가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론도의 복귀가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시카고는 토마스의 매치업 상대로 누구를 배치시키든 상대에 견줄만한 활약을 보여주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하지만 결국 4차전의 캐넌처럼 그 차이를 최소화해야 남은 시리즈에서 다시 승리할 기회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