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첫 2경기 동안 3점슛 성공률 100%로 화력지원을 가하고 있는 센터가 있다. 파우 가솔(37·샌안토니오 스퍼스)이 그 주인공이다. 총 4개의 3점슛, 즉 경기마다 2번씩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놀라운 것은 이 4개의 3점 적중이 NBA 16년차의 가솔이 올해 전까지 10시즌에 걸쳐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넣었던 3점슛 총 개수와 똑같다는 점이다. 올해 플레이오프 전까지 2005년에 1번, 2011년에 1번, 2012년에 2번, 이것이 전부였다.

30대 후반 나이의 변화치고는 매우 놀라운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3점슛 활약에 개연성이 없던 것은 아니다. 정규 시즌이 이런 모습을 어느 정도는 예고하고 있었다.

정확한 3점슛으로 가솔이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정규 시즌 5할을 넘었던 3점슛 정확도

시즌 동안 가솔의 3점슛 적중률은 53.8%였다. 총 104번 시도해 56번 성공시켰다. 올시즌 50회 이상 3점슛을 시도한 선수들 중 유일한 5할 이상의 3점 정확도다. 가솔의 시도수가 많지 않긴 했지만 샌안토니오가 시즌 3점슛 적중률에서 39.1%로 리그 1위에 올랐던 데에 한몫 했다.

가솔의 3점슛 총 104회 시도 및 경기 당 1.6회는 팀에서 6번째로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적은 만큼 높은 정확도로 기여했다.

가솔의 3점슛이 이토록 정확했던 이유는 좋은 상황만 골라 던졌기 때문이다. 총 104회의 3점슛 중 가솔은 99회에 걸쳐 수비수와 4피트(1.2M) 이상의 거리를 벌려 놓은 상태에서 던졌다. 하지만 또 분명한 것은 가솔이 이 오픈 기회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시도한 4번의 3점슛도 모두 수비수와 충분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던진 경우들이다. 바스켓을 바라본 방향 기준으로 정면에서 2번, 좌측 윙에서 1번, 우측 코너에서 1번 오픈된 상태에서 패스를 받아 던졌다.

▶빠르게 장착한 3점 무기

물론 가솔이 기존에 전혀 없던 3점슛 선택지를 추가한 것은 아니다. 2011~12시즌 65경기에 걸쳐 총 27번으로 시작해 전 시즌에는 72경기에 69번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올시즌 50%가 넘는 적중률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2011~12시즌부터 2015~16시즌까지 평균 33.5%의 3점 정확도를 보였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NBA 선수로서 황혼기에 속하는 나이임에도 이룬 성과다.

올시즌 가솔은 3점슛 라인 안에서 50.2%의 2점 야투율을 기록했다. 현재 플레이오프 동안에는 22.2%에 그치는 2점 야투율을 기록 중이다. 페인트 구역에서 7번 시도해 2번만 성공시킬 정도로 떨어진 마무리 감각에 3점슛이라는 아주 좋은 보험을 들어 놓은 셈이다.

동료가 수비를 흔들어 놓은 틈의 혜택을 가솔이 한껏 누리고 있다. ⓒAFPBBNews = News1
▶시대의 흐름에 성공적인 부응

최근 시즌들에서 3점슛 활용도를 높인 빅맨이 가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침 현재 플레이오프 상대 중인 멤피스에 가솔의 5살 터울 동생 마크 가솔(32)이 있다. 마크 가솔도 기존에 20번 넘게 3점슛을 던져본 시즌이 없었지만 올시즌은 무려 268번에 걸쳐 3점슛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결과도 38.8%의 정확도로 좋다고 볼 수 있다.

파우와 마크, 두 가솔 형제 모두 공식 기재 신장이 7피트(213Cm)를 넘기는 장신 센터들이다. 올시즌 경기 당 1회 이상 3점슛을 시도한 7피트 이상 신장 선수들은 17명이다. 10년 전인 2006~07시즌에는 단 2명이었다. 그리고 20년 전 1996~97시즌에는 오직 1명뿐이었다.

2006~07시즌의 안드레아 바르냐니와 덕 노비츠키, 그리고 1996~97시즌의 아비다스 사보니스 모두 이 3점슛이 특기할 만한 독특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이제 3점슛은 빅맨들에게 독특하기는커녕 장착이 권장되는 무기가 됐다.

2경기를 치른 샌안토니오는 19일 현재 플레이오프 참여 16팀들 중 1위의 3점슛 정확도(45.2%)를 기록하고 있다. 가솔과 더불어 노장 포인트 가드 토니 파커도 7번 시도해 5번(71.4%) 성공시키며 원거리 화력을 지원하고 있다.

반대로 샌안토니오의 경기 당 3점슛 시도(21회)는 플레이오프 참가 팀들 중 가장 적다. 샌안토니오는 적은 기회에서 정확성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에 딱 알맞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가 가솔이다. 앞으로 치러지는 경기들에서도 가솔의 3점 지원이 계속 이어진다면 샌안토니오의 공격에 좋은 윤활유가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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